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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님 만나주세요"…청와대 앞 대치중
 
배덕훈·신동진   기사입력  2014/05/09 [22:56]
9일 새벽 5시 30분 현재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과 관련해 유가족들은 KBS 측에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서울로 왔는데, KBS 측이 사과 요구를 거부하자 결국 청와대로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전날 밤 11시 30분쯤 유가족 대표 8명과 변호사 6명 등 14명은 유가족들을 대표해 KBS 본관 로비로 들어가 길환영 KBS 사장과 김시곤 국장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2시간여가 지난 9일 새벽 2시쯤까지도 나타나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결국 이들의 사과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청와대행을 결정했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벽 KBS 사장의 공개사과와 보도국장 파면 요구에도 KBS가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세월호 유가족 대표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유경근 씨는 9일 새벽 2시쯤 KBS 앞에서 "(김 국장 발언에 대해) 사과 하라고 요구를 했지만 KBS 측은 발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해 보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2시간 여를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새벽 2시 30분쯤 청와대 항의방문을 최종 결정하고 버스에 올랐다.

유가족들은 "여기 있으면 KBS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며 "청와대로 가자"며 청와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망자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는 KBS 보도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벽 KBS 사장의 공개사과와 보도국장 파면 요구에도 KBS가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자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날 새벽 3시 10분쯤 경복궁 역 인근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우리는 여기에 시위를 하러 온 게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뵈러 왔습니다"고 외치며 청와대 앞으로 이동했다.

유가족들은 양손에 영정사진을 들고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걸었다. 경찰은 유가족들의 청와대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길목마다 4~5겹의 경찰 저지선을 구축한 상태였다.

또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에는 경찰버스가 촘촘하게 주차돼 청와대로의 진입을 막고 있다. 버스 틈 사이에는 경찰이 벽을 만들어 가로막았다.

이에 유가족들은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 앉아 "박근혜 대통령님 정말 만나뵙고 싶습니다. 제발 만나주십시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인양된 시신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동영상을 공개했고, 청운동 동사무소 일대는 울음바다가 됐다.

한 유가족은 청와대를 향해 무릎을 꿇고 "아이들을 잃어버린 우리가 죄인"이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주검이 돼 돌아온 아이들과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공유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KBS 측은 이날 새벽 자사 홈페이지에 '조문 갔던 보도본부 간부들이 폭행·억류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유족들과 대비되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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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5/09 [22: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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