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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약' 마신 민노당의 반MB연합 실망한다
비판적 지지 '변형 박테리아'…최대 피해자는 참진보 세력과 국민
 
홍정표   기사입력  2010/05/12 [22:15]
민주대연합은 '악재(惡材)'다

솔직히 국민들에게 별 관심이 없는 선거가 지방선거다. 동네에서 조금 거들먹거리는 자들이 지역 개발을 입에 달고 다니며 우리 동네 집값 땅값 올려줄 테니 힘있는 나를 밀어달라고 위세하는 선거풍토가 여태까지의 지방 선거판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거의 비슷하나 명색이 나라의 대표 뽑기인지라 그럴듯한 정책이 양념으로 추가된다. 물론 선거용이지만 말이다. 국민들의 실질적 관심과 강력한 이슈 없이는 진보정당이 이런 지역별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다.

이번 지방선거도 초반부터 '민주대연합'이라는 '악재'가 작용하면서 국민들은 지방선거에 나온 정당들이 어떤 정책을 들고 나와 어떤 공약을 하는지 헤아리기보다는 일찌감치 흘러가야 할 정치세력들과 일부 언론의 야합으로 빚어놓은 '안정이냐 반MB냐' 하는 틀에 갇혀 그 기준으로 생각하고 그 기준으로 투표를 하거나 기권하려고 작심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처럼 한번 틀이 설정되면 돌이키기가 어렵다. 부동산 거품이 형성되면 거품이 꺼져도 문제가 생긴다. 최선은 부동산 거품이 생기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잘못된 틀의 설정도 그 틀이 설정돼버리면 그 틀을 깨는 데 엉뚱한 공력을 허비해버리고 정작 중요한 목표를 잃어버린다.

최근까지 줄기차게 외쳐대는 '반MB 연합'의 최대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인가. 진보신당과 참다운 개혁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이다. 진보정당이 국민들에게 그 존재의 정당성을 알리고 널리 홍보해야 할 중요한 선거전에서 구시대적 비판적 지지의 새로운 변형 박테리아에 불과한 반MB 연합의 제물이 되고 있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민노당 눈엔 '친노세력 패악질' 안 보이나

반MB 연합의 허구성을 너무도 외쳐온 나였기에 새삼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한다. 그런데 그러한 외침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민주노동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진보신당과 연합하기보다는 민주당과 연합하기로 결정하였다. 민노당의 국회의원은 노란 셔츠를 입고 노무현 추모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맘껏 즐긴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데, 기가 막히고 또 기가 막힐 따름이다.

나는 그들이 일개인으로서 그런 결심과 행동을 했다면 아무 말 안 한다. 그런데 그들은 척박한 이 땅의 '참진보'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의 일원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에겐 이 모든 사태의 실질적 원인 제공자인 노무현 세력의 패악질이 눈에 안 보였단 말인가.

부동산 투기를 일으켜 서민들을 도탄에 빠뜨리고, 한 번 체결하면 역진할 수 없는 그래서 이 땅의 대다수 노동자들과 중소기업들을 더욱 궁핍으로 몰아넣을 한미FTA에 광분하였던 그 세력들 아니던가.
 
'가짜 연합'으로 민노당이 얻는 이득이 뭔가

검찰을 독립시키는 척하면서 실상은 비선으로 정치적 이용을 했던 그 세력들 아니던가. 결국 그런 검찰에 의해서 비리가 폭로될 지경에 이르자 창피해서 자살한 사람을 작년 한 해 우리 국민들이 그 정도 애도하고 추모했으면 과분할 지경인데, 그 세력의 과오를 쇄신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진보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사람들이 그 세력들에 부화뇌동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도대체 민주노동당은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정당인가. 자기당 소속 유력 인사들의 이런 행동을 방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고도 무슨 노동자 서민을 위하고 민중을 위한답시고 말할 자격이 있겠는가.

진보신당 역시 처음부터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 하고 반MB 연합의 망상에 기웃거린 것이 잘못이나 그 허구성을 깨닫고 뒤늦게나마 정도를 취하였다. 당연히 민노당도 그런 행동에 합세하여 반MB 연합 같은 가짜 연합이 아닌 진짜 연합인 진보대연합에 화답할 줄 알았는데, 이 무슨 요지경 같은 결과가 나온단 말인가.

반MB 연합을 이루어서 민노당이 얻는 이득이 대체 무엇인가. 호남에서 알량한 몇 석 건지기로 밀약이라도 맺었는가. 그 따위는 민노당에게 약이 되는 게 아니라 민노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쥐약임을 진정 모르는가.

승패 연연 말고 큰 길 가라

지금 2%면 어떻고 5%면 어떤가. 그런 수치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2%고 5%고 국민들이 진실을 파악하면 그 2%, 5%가 순식간에 50%가 된다. 정치는 바람이다. 바람의 실체를 파악하라. 국민들이 누가 진정성 있게 우리를 위하는가를 판단하는 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은 선명함을 좋아한다. 과거 큰 선거바람이 그걸 증명한다. 문제는 이 선명성을 흐리면서 국민들의 판단을 어둡게 하는 그런 무리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는 현실이다.

그 연막을 걷어내는 것이 진보정당의 일차 목표이다. 지방선거의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큰 길로 당당하게 걸어가라. 그러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야 말 것이다.
삼성문제의 다른 관점. 재벌의 지배구조나 삼성의 불법성부각은
이미 많은 전문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기에
최근 노골적인 권력의 시녀로 맹약중인 검찰의 부패사안을 공박하는데
적은 힘이나마 보탤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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