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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한국의 바람을 느껴 보셨나요"
[전시] (사)한국미협 종로미술협회 “부채그림전”, 19일 까지 전시
 
김영조   기사입력  2009/06/11 [11:46]
▲ 한국의 바람 부채전시회에서 선보인 부채들,    강장원의  "월중소영(月中疎影, 위)" ,  허은화의 "기다림"© 종로미술협회
 
“그는 바람시에 태어난 붓이다

버석거리는 침묵을 봇짐 가득 지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바람이다

가늘게 뜬 눈 속 펼쳐진 세상에서

구름이라도 읽어내는 향기 만나면

스스럼없이 몇 날이고 봇짐 풀고 앉아

콧잔등 시린 매화를 토해 놓는다.“
 

이렇게 고미숙 시인은 “바람의 붓”을 노래한다. 그 바람을, 없던 바람을 시원하게 토해놓는 것은 부채이다. 부채는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여 여름 곧 단오엔 부채를, 겨울 곧 동지엔 이웃에게 달력을 선물하던 우리네 오랜 풍습이다. 다가오는 여름 이웃에게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속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렷다

그 안타까운 상황을 조금이라도 걷어내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사) 한국미협 종로미술협회 (회장 강장원) 회원들이 그들인데 그들은 지난 6월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운현궁에 모여 “2009 한국의 바람, 부채그림전” 개막식을 열고 전시회를 했다.

▲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강장원 회장과 축사를 하는 박진 국회의원 부인 조윤희 씨     © 김영조

▲ 개막식에서는 판소리를 비롯하여 경기민요 타악 등의 공연이 있었다.     © 김영조
 
 
▲ 강장원 회장에게 부채를 받고 즐거워하는 라울 임바흐 주한 스위스대사관 참사관, 오른쪽 끝은 일본대사관의 꾸도메 가즈키 씨     © 미술신문사

이번이 그 전시회의 첫 번째 발걸음인데 전해지는 얘기로는 이 생소한 잔치에 강장원 회장의 많은 내공이 투입된 것이었다고 한다. 개막식의 시작은 타악, 경기민요, 판소리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먼저 강장원 회장의 축사가 있었고 이어서 김충용 종로구청장의 축사가 있었다. 그는 이 아름다운 행사에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 박진 국회의원 대신부인 조윤희 씨가 축사를 해줬다. 

그런 다음 화가들이 정성 들여 부채에 그린 그림을 증정하는 의식을 치렀다. 강장원 회장이 라울 임바흐 주한 스위스대사관 참사관에게 부채를 주자 그는 부채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이후 일본대사관의 후꾸도메 가즈키 씨 등 초대인사들에게도 부채를 선물했다. 

개막식을 끝내자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화랑 “전시장 가는 길”로 자리를 옮겨서 전시된 부채 그림을 감상했다. 전시회에는 주로 합죽선이 대부분인 다양한 그림을 선보였다.  

▲ 부채에 그림를 그리고 있는 종로미술협회 회원들     © 김영조
 
 
조선시대에는 단오에 공조(工曹)에서 단오부채[端午扇]를 만들어 임금에게 바치면, 임금이 가까운 신하와 서울의 관아에 금강산, 나비, 연꽃, 복사꽃 등을 그려 넣은 부채를 나누어 주었다. 아무리 절대군주라 해도 신하들이 여름철 시원하게 살라는 마음으로 부채를 선물하는 일이야말로 최소한의 도리였는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여름을 맞으며 부채를 나누는 일은 지구 온난화가 큰 문제로 나타난 지금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고, 주위와 더불어 살려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종로미술협회 회원들의 “한국의 바람 부채그림전”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이 전시회는 종로구 경운동 낙원상가 뒤편 수운회관 근처의 “미술관 가는 길” 화랑에서 오는 19일(금요일)까지 열린다. 

여름의 초입 우리 모두 아름다운 한국의 바람 부채를 보러 갈까? 

▲ 개막식에서 테이프를 자르는 손님들     © 김영조


▲ 전시중인 부채 중 김흥수의 "회고"(위)와 이상명의 "경구 및 고시조"     © 종로미술협회
 
▲ 전시중인 부채 김연한의 "그리운 이에게"     © 종로미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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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11 [11: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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