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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상득' '정세균·정동영' 재보선 '동상이몽'
경주는 '친이친박 대리전' 전주 덕진은 '정정대결'
 
이재웅   기사입력  2009/04/12 [20:03]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무소속 출마의사를 굳혀 전주 덕진은 이른바 '정정대결'로 경북 경주는 친이 대 친박대결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돼 재보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간 지리한 공천힘겨루기는 정동영 전 장관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선언으로 일단락됐다.
 
▶鄭丁대결 재보선 후폭풍 만만찮다
 
정 전 장관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전 장관은 탈당에 이어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11일부터 송천동 농산물시장과 재래시장 등을 돌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
 
이로써 전주 덕진은 정동영 전 장관과 정세균 대표가 정동영 대항마로 전략공천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 한나라당 전희재 후보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김근식 후보는 이날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늦게 출발하고 정 전 장관에 비해 인지도나 경륜이 떨어질 수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희망을 위해서라면 변화의 지향성과 맞다"면서 "옳은 정신과 대의, 원칙과 명분이 우리에게 있는 만큼 충분히 이길 수 있으리라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세균 대표가 막판 호남 불출마 카드까지 꺼내들며 정 전 장관의 불출마를 압박했지만 끝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함에 따라 전주 덕진선거는 민주당 집안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공천 과정에서 친 정동영계와 386을 중심으로 한 당주류간 갈등구도가 새롭게 형성돼 이번 선거결과는 향후 민주당의 세력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관록의 정동영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당내 친 정동영계 의원의 공격에 노출돼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신예 김근식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며 당선되면 정동영 전 장관은 정치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한나라당 경주 재선거는 친이와 친박 대리전 구도가 굳어져 과연 어느 쪽 후보가 이길 지 여부에 경주시민은 물론 중앙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내 역학관계와 지역민심, 박근혜 전 대표의 영남지역 영향력 등 선거외적 변수들이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경주지역이다.
 
그래서 경주 재선거를 두고 한나라당 정치의 축소판과 같다는 말도 나온다.
 
▶경주 최대변수는 '박근혜 바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 지역은 친이로 분류되는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 성향의 정수성 후보(예비역 대장)가 군소 후보들을 압도적 차이로 앞서며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한 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도, 정종복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며 지지율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어느 일방의 우위를 예단하기 어려운 판세다.
 
최대 변수는 단연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표가 정수성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정 후보는 한때 30%를 훨씬 웃도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정종복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고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나서면서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가 마음먹고 지원하면 당선은 문제없지만 박 전 대표도 한나라당 소속인 만큼 대놓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그래서 정수성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당이 달라 직접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일 뿐 박심이 여전히 자기 쪽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종복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정수성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상대후보의 박심을 이용한 선거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말(31일)정수성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통해 자신의 후보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함으로써 선거판도가 한바탕 요동쳤다.
 
인천선거가 불확실하고 울산북구의 경우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높아 한나라당이 경주를 무소속에 내줄 경우 1, 2석을 얻기도 어려워 사실상 재보선 패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수성 후보가 승리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는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면서 당내 지지기반을 한층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내에서는 선거패배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도부는 노심초사다.
 
이럴 경우 이명규 의원으로 하여금 정수성 후보를 만나게 해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을 샀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도 오히려 친박 지지세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공천책임론'까지 불거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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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12 [20: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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