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2만 여 촛불, 고시강행 비판, 재협상촉구
25일 저녁 경찰과 분말분사, 물대포 살수... 연행자, 부상자 늘어
 
김철관   기사입력  2008/06/26 [19:01]


▲     © 김철관
지난 25일 저녁 49차 촛불집회는 정부의 미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강행 발표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했다. 오후 4시 정운천 농림부장관의 고시강행 기자회견이 이들을 자극한 것이다.

당초 저녁 7시 시청광장에서 열기로 했던 촛불집회가 보수단체들이 6.25 행사를 이유로 광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마찰을 피한다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결정에 따라 시청광장 건너편인 저녁 7시 덕수궁 앞에서 열렸다.

2만 여명의 모인 촛불행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시강행, 관보게재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다. 또 이날 오후 시위 중 경복궁 근처에서 연행된 어린이, 학생, 노인, 의원 등 시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고시강행 절대 안돼' , '거짓말을 그만 둬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등을 외쳤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광화문을 향해 촛불거리행진이 시작됐다.
▲     © 김철관
▲     © 김철관

예상대로 광화문 청와대 진입로인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경찰과 경찰벽이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광화문 사거리가 막히자 청와대 진입을 놓고 난상 공개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여러 발언이 계속됐고 결국 서대문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일부 시위대가 서대문을 향했고 일부는 광화문에서 앉아 이곳을 사수했다. 저녁 10경 광화문에서는 경찰차를 치워달라는 시위대의 목소리에 경찰의 경고방송이 계속됐다. 전경차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계속됐고, 경찰은 이를 제지하고자 분말을 분사했다. 앞쪽 시위대는 분말에 쌓여 온몸이 하얗게 됐다.

일부 시위대는 손수건과 마스크를 쓰고, 박스를 머리에 쓰고 시위를 계속했고, 경찰의 불법 경고방송에 맞불방송을 했다. 시위자들은 '지금 당장 차를 빼라' , '폭력 경찰은 입을 다물라', ' 국민이 열받았다. 분위기를 파악해라', '임산부도 와 있다. 분말 분사 중지하라' 등의 맞불 구호를 외쳤다.
▲     © 김철관
▲     © 김철관

이날 가족 단위, 친구단위, 넥타이부대, 오토바이 타고 온 사람,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 임산부, 여자 스님(승녀), 노인, 아이,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 등 여러 부류였다.

송파동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첫 촛불시위에 나온 윤석근(28, 자영업) 씨는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뭐가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처리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재협상을 통해 내장 등의 수입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개월 안 된 이명박 대통령 퇴진은 바라지는 않지만, 국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면서 "어린 학생들의 참여를 놓고 배후조정 운운한 것은 정부의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     © 김철관
▲     © 김철관

이어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고 정보를 얻었는데 막상 나와 보니 더 심각한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빨리 나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 사거리에서 방송차를 탄 사회자는 "80% 국민이 불신하고 있는 고시를 강행한다면 대통령 의 자격을 상실한 사람"이라면서 "촛불을 청와대로 감싸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녁 10시 30분경 서대문 쪽 새문안 교회 앞에서 경찰이 던진 돌에 한 고등학생이 크게 다쳤다는 소식이 사회자 입을 통해 전해졌다. 이곳 참석자들은 분노의 함성을 보냈다. 11시경 분말 분사가 이어졌고 묶인 경찰차를 빼내기 위한 시위자들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     © 김철관
▲     © 김철관

이 시각 서대문 새문안 교회에서는 경찰의 물대포가 살수 됐고, 경찰과 마찰로 상당수 연행자와 부상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새벽 경찰의 강제 해산에 들어갔지만 시위는 새벽까지 계속됐다. 26일 오전 9시, 미 쇠고기 고시는 관보를 통해 게재됐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8/06/26 [19:0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