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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심상정·노회찬, 생존해서 국회 돌아오길"
 
김중호   기사입력  2008/02/28 [10:38]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장관 후보자가 3명이나 사퇴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태는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정부 장관을 어떤 사람이 맡아야 하느냐에 대한 기준을 말해주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가치관이 붕괴된다는 말이 나돌았다"며 "가치관이 붕괴하면 나라의 앞날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민노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추진중인 심상정,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는 "진보세력의 분열이라는 상황을 맞아 총선에서 진보세력의 생존은 중요한 것"이라며 지역구에 출마한 두 의원의 선거 승리를 기원했다.
 
또 민노당내 다수파인 자주파에게 패권주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자주파 스스로가 반성하고 있고 천영세 대표를 중심으로 강도높은 혁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영길 의원은 자신이 경남 창원에서 출마하게 된 것은 2010년 창원시장을 배출하기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고 밝혔다. / CBS정치부 김중호 기자

(인터뷰 전문)
 
◇ 김규완 / 진행
어려운 결심을 하셨는데, 이번 총선에서도 다시 출마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고 하네요?


◆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그렇습니다. 어제 공식적으로 창원에서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사실 출마선언을 하기까지 민주노동당 분열 상황 등으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노동자 서민의 피땀으로 일군 진보정치의 옥토를 한나라당에 헌납할 수는 없었습니다. 창원을 그대로 한나라당에게 넘길 수 없었다는 이야기이죠. 제가 불출마하게 되면 영남권 68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이외의 당선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그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규완
창원 을이 지금 민주노동당에서는 가장 지역구 경쟁률이 높은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곳인가요?


◆ 권영길
그렇습니다.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영남권 68개 지역구에서 창원 을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이 그냥 싹쓸이 할 것으로 그런 예상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 김규완
창원 을의 현역의원은 어느 분이신가요?


◆ 권영길
제가...
 
◇ 김규완
아 지역구 의원이시군요.

◆ 권영길
네. 제가 지역구 의원이죠. 그렇기 때문에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대로 창원을 마저 한나라당에 내주면 진보 정치의 거점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창원은 경남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전국에서 세 번째가 됩니다. 그리고 공단을 끼고 있고 노동자 밀집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 진보정치의 지역 토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한국 진보정치의 미래는 중요한 가능성을 잃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창원의 진보 정치 승리를 위해서 나선 겁니다.
 
◇ 김규완
그래도 권영길 의원께서 또 출마하신다고 하니까, 대선에 세 번이나 실패하셨고 당내에서도 원로그룹에 들어가시는데, 이제는 좀 후배들한테 길을 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 라는 얘기도 들을법한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영길
중앙정치 무대의 진보 정치 세대교체는 이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저 권영길이 해야 할 역할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최근 아마 분열 상황이 아니었다면 좀 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가능했을 것인데요.

그런데 창원 지역의 경우는 단순히 얼굴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집권 세력의 교체를 이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0년 지방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시장이 아닌 민주노동당 출신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총선을 지역 집권을 위한 초석으로 보고 그 포문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규완
혹시 5년 뒤에 다음 대선에도 또 한 번 도전할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 권영길
조금 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중앙 정치에서의 저의 역할이 얼마 남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출마 선언에서도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제 창원에서 밝힌 총선 출마 선언을 말하는 겁니다, 권영길이 해야 할 역할은 이제 한 장 넘겨졌다, 그렇지만 권영길은 여전히 진보 정당의 집권을 바라고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저의 남은 평생을 창원 지역의 진보 집권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규완
단병호 의원, 가장 오랜 동지이기도 하시죠?


◆ 권영길
그렇습니다.
 
◇ 김규완
단병호 의원께서는 불출마를 선언하셨더라고요?

◆ 권영길
네, 네.
 
◇ 김규완
불출마하시기 전에 좀 만나 뵌 적이 있으신가요?

◆ 권영길
물론 지금까지 죽 활동을 같이 했었고 또 본회의 장에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공식적으로 탈당 선언하기 전에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고요. 그리고 불출마 선언한 이후에 어제 전화로서도 서로의 심정을 나누었습니다.
 
◇ 김규완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 탈당을 해서 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세요?

◆ 권영길
무엇보다도 진보정치의 분열은 없었어야 했습니다. 진보정치의 분열은 공멸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함께 할 수 있기를 갈망했었는데 이제 분당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진보세력의 생존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진보 진영의 재정비를 위해서 노력해야 되고 몸 바쳐야 합니다.

두 분이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존해서 국회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진보정치의 생존은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 서로 이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될 겁니다.
 
◇ 김규완
이번 총선의 목표를 진보 정당의 한 단계 도약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아주 절박한 문제로 보고 계시는군요?

◆ 권영길
그렇습니다.
 
◇ 김규완
탈당파 의원들이 제기했던 여러 가지 당내 문제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자주파의 패권주의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요, 특히 권영길 의원께서는 이른바 자주파 쪽으로 분류가 되시는 편인데요, 공감하십니까?

◆ 권영길
저는 평등파 자주파가 아니라 민주노동당파고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바치는 그런 사랍니다. 그것을 전제로 하면서 저의 공감 여부를 떠나서 다수파 스스로가 패권적 모습을 보인 것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영세 비대위 대표께서 강력한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당의 위기 진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의 실질적인 개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규완
좀 다른 얘기를 해 보죠. 이명박 정부의 첫 조각이 많이 흠결이 나게 됐는데, 특히 부자 내각 논란을 지켜보면서 민주노동당 의원으로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 권영길
이명박 장관 내정자가 벌써 3명이나 낙마했습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께서 갖고 있는 가치관 그리고 정부 장관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기준을 한마디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께서 대통령 되시기 전 후보 시절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돌았습니다. 그 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가치관의 붕괴가 문제가 된다고 이야기 했었거든요. BBK 사건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된 이후에 정부를 구성하면서 이것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가치관이 붕괴된다고 하면 국가의 앞날이 없는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치관을 한마디로 보여준 것이 이번 장관 내정자들의 문제였다는 겁니다.
 
◇ 김규완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 내정자들의 재산액을 전부 합치면 한 천 억 정도 된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죄가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권영길
저는 늘 이야기 해왔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노동당이나 저 권영길은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부자를 절대로 욕하지 않습니다. 단 존경받는 부자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하거나 부도덕한 것이라면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 김규완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 같은 경우는 재산 문제도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대북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라는 얘기가 있어서 후임자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영길
절대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 입니다. 남주홍 내정자 이미 사퇴를 했습니다만, 이것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을 말해주고 있는 겁니다. 남주홍 내정자가 6.15 선언을, 그러니까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그리고 그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 선언, 이 모두를 부정했었거든요. 그리고 이것은 대남공작이라고까지 얘기했는데, 이런 분이 통일부 장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대통령의 사고가 더 큰 문제 인 겁니다.
 
◇ 김규완
알겠습니다. 권영길 의원님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만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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