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져서인가? 벌써부터 강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부동산 포털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주 하락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이번주에는 상승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송파구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호가는 무려 1억원이 급등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이 후보는 일관되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종부세와 양도세를 완화하고 공급을 늘리겠다고 호언장담해왔다. 사실상 투기방임론에 가까운 이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마당이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가장 예민한 성감대라고 할 강남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투기 공화국의 전조(前兆)인가?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보유세 및 양도세 현실화, 개발이익환수 장치의 정비, DTI 및 LTV 관리, 원가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 등-에 힘입어 겨우 안정을 찾은 상태이다. 지금도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 만약 차기 정부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계승, 발전시키지 않고 이를 후퇴시키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명박 후보는 일관되게 시장근본주의-사실상의 투기방임론-입장에서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의 근본원인이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이라는 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지 불로소득을 차단하거나 환수해야 하고, 그 가장 좋은 방법이 보유세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성 싶다. 또 양도소득세가 실현된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이며 비록 동결효과라는 부작용을 수반하기는 하지만 보유세가 충분히 현실화되기까지는 보유세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듯 하다. 더욱이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마저 미분양사태가 나고 있는 마당에 공급확대가 해법이라며 기염을 토하는 이 후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진실로 걱정되는 것은 이 후보가 당선된 이후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다. 당선이 유력한 지금도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대폭 후퇴시키면 부동산 시장이 어찌 될는지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현 부동산 정책을 손대지나 말길 다른 부문도 그렇지만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에게 기대하는 것이 별로 없다. 현재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부동산 문제의 원인과 해법도 모르면서 어설픈 시장 절대주의에 기대는 것은 이 후보나 대한민국을 위해서 극구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디 이 후보가 명심했으면 좋겠다. 강남, 아니 부동산 시장 전체가 이 후보의 행보를 숨죽여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