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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폐막, 대상에 <롤라> 수상
세네피아 대상에 선정 영예, 온라인 영화제는 12월 31일까지 지속돼
 
임순혜   기사입력  2007/09/17 [15:06]
유비쿼터스적인 상영환경과 함께 디지털로 전송하고 상영되는 D-시네마를 구현하려 9월6일부터 열렸던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16일 건대역 롯테시네마 6관에서 폐막했다.

김정화와 오상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에서는 해외 경쟁작과 국내 경쟁작 심사평과 함께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부문 시상을 하는 장면     ©임순혜
 
“스토리와 캐릭터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출력에 감탄을 표한다”는 심사위원 샤를 테송의 심사평을 받은 스페인 감독 하비에르 레볼로의 <롤라>가 국제경쟁부문의 세네피아 대상에 선정되었고, “어린 아이를 바라보는 진심 어린 시선과 감독의 독창적인 시도가 돋보인다”는 심사평을 받은 김희정 감독의 <열 세 살 수아>가 국내경쟁 부문인 ‘퍼스트 컷’의 신인감독상을 수상하였다.
 
추상적인 주제를 사실적인 흐름의 묘사로 잘 그려낸 페드로 아귈레라 감독의 <라 인플루엔시아>가 국제경쟁부문 ‘특별언급’을 받았고, 국제경쟁부문 ‘KT심사위원 대상’에는 삶과 비즈니스 세계의 본질과 갈등을 잘 전달하면서도 환상적인 요소를 재능 있게 버무려낸 독일,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옐라>가 선정되었다.
 
67개국 1,068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역대 최대규모의 출품작 수를 기록한 넷 섹션의 ‘국내경쟁 베스트단편상’에는 장승욱 감독의 <튜브 엔젤>이, ‘국제경쟁 베스트단편상’에는 김진만 감독의 <소이연>이, 또한 베스트 웹작품상에는 조리 크레흐트 감독의 <나라는 것> 이 선정되었다.
 
영화 <롤라>는 2006, 런던영화제 FIPRESCI 상을 수상한 영화로, 친구도, 특별한 사회활동도 없는 레옹이 대부분의 시간을 이웃들의 생활을 염탐하거나TV 속의 콜걸들의 이미지들을 쳐다보는 것으로 보내던 중, 스페인 출신의 여인, '롤라'에 매료되어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다룬다. 운명적으로 다가온 매력의 존재이자 고통스러운 타자를 바라보는 레옹의 시선은 독특하다.

▲서울국제영화제 대상인 세네피아 상을 수상한 스페인 감독 하비에르 레볼로의 [롤라]의 한 장면.     © 서울국제영화제 제공
 
박안 서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극장 상영은 오늘로 끝나고, 넷 부분 상영은 연말까지 상영된다. 올해는 새로운 자막시스템을 도입하여 상영했으나 적지 않은 시행착오로 관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관람해 준 모든 분들과 자원봉사 스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내년을 기약하며 폐막선언을 하였다.
 
폐막작은 아르헨티나의 이네스 드 올리베이라 세자르 감독이 연출한 <포리너(Foreigner)>(80분)가 상영되었다.
 
<포리너>는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아울리스의 이피게니아’에서 스토리를 빌려온 영화다. 참혹한 가뭄의 끝을 내기 위해 아버지는 딸을 제물로 삼는다. 가뭄으로 먼지만 흩날리는 황량한 계곡, 죽음을 담담하게 맞는 딸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배경음악이나 대사 없이 생생하게 그려 낸 영화다.
 
언어에 의존하지 않고 진행된 영화는 자연과 자연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생생히 드러낸다. 황량한 언덕 위 가지만 남은 나무에 목을 매는 마지막 장면이 눈에 선하다.
 
이네스 데 올리베이라 세자르 감독은 196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영국 번마우스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했으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무대연출 워크샵을 열기도 했다. 영화감독뿐만 아니라 무대연출 큐레이터로 현대미술박물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999년에 첫번째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작년에 서울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시간은 흐른다>는 2005 보포타 영화제에서 최고작품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서울국제영화제에서는 아벨 페라라 감독의 <고고테일즈>, 파벨 룽긴 감독의 <섬>, 자크 리베트 <도끼에 손대지 마라> 등이 비경쟁 부문인 ‘오버 더 시네마’ 섹션에서 소개 되었고, ‘이미지 독’ 섹션에서는 말론 브란도, 키에슬로프스키, 오손 웰즈, 빔 벤더스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함께 미국 독립영화의 역사를 추적한 다큐멘터리 ‘경계의 끝’ 등이 상영되었으며, ‘일본 호러 걸작선’, ‘거장들의 첫 번째 장편영화’, ‘인도영화 특별전’등의 프로그램으로 영화감상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밖에, ‘까이에 뒤 시네마’ 섹션과 관련해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을 역임했던 샤를 테송과 까이에 뒤 시네마 뱅상 말로자 기자, 패닉의 장 바티스트 토레 편집장,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가 함께 한 특별 세미나는 ‘까이에 뒤 시네마’ 섹션에 대한 이해와 프랑스 영화의 경향을 살피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개막작 <모가리의 숲>을 감독한 일본 여류 감독 가와세 나오미와 여성학자이자 다큐멘터리스트인 김소영 교수의 특별 대담은 가와세 감독의 영화세계의 이해를 도왔다.
 
대중성과 함께 첨단성을 기치로 내건 제8회 서울국제영화제는 시네마 부문(오프라인 영화제)은 막을 내리나, 넷 부문(온라인 영화제)은 서울국제영화제 인터넷 홈페이지(www.senef.net)에서 12월31일까지 상영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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