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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한여름 밤의 시원한 바람, ‘원 썸머나잇’
 
임순혜   기사입력  2007/08/13 [22:41]
한여름 밤 청풍호반의 시원한 바람, 매혹적인 풍광을 무대로 펼쳐지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공식 음악프로그램 섹션인 '원 썸머나잇'은 영화와 음악 모두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야외상영과 음악공연으로 구성된 특별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8월11일 원썸머 나잇 2 - 스타나잇에서 열창하는 이승환     ©임순혜

'원 썸머나잇'은 10일부터 13일까지 총 4회에 걸쳐 매일밤 8시부터 12시까지 청풍호반 무대에서 엄선된 음악영화와 최고의 뮤지션들을 초청해 라이브 콘서트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 F.W. 무르나우의 <유령의 성>의 한장면     © 임순혜

8월10일 '원 썸머나잇 1- 밴드나잇'에서는 독일 표현주의의 거장 F.W. 무르나우의 1921년작 무성영화 <유령의 성>을 국내 처음으로 '마누엘 궤칭'의 연주로 상영하였다.
 
▲<유령의성>의 음악을 연주한 마누엘 궤칭     © 임순혜

<유령의 성>은 외딴 곳에 있는 포겔뢰드 성에 몇 명의 귀족들이 사냥대회를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데, 3년 전 기묘한 상황에서 죽은 자퍼슈테트 남작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밝혀진다는 내용의 영화다.
 
섬뜩해지면서도 어딘가 매혹적인 고성을 둘러싸고 질투, 위선, 불길한 꿈과 살인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등장인물들의 불안과 억압된 심리를 무르나우는 섬세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탁월하게 표현해낸 영화다.
 
마누엘 궤칭은 <유령의 성>의 불가사의한 분위기를 몽롱하고 기이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연주해 영화의 감정을 충실하게 살려내어 무르나우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주었다.
  
▲런던 출신 4인조 남성 인디 록 밴드인 비거스의 공연     ©임순혜

<유령의 성> 상영에 이어 영국을 대표 할 차세대 록 그룹으로 기대되고 있는 런던 출신 4인조 남성 인디 록 밴드인 '비거스'의 공연과 탁월한 연주 실력과 모던한 감각의 '정원영 밴드'와 '한상원 밴드'가 공연했다.
 
▲2006년 복원된 김청기 감독의 75년작 <로버트 태권V>의 한 장면     © 임순혜

8월11일 '원썸머 나잇 2 - 스타나잇'에서는 올해의 '제천영화음악상'을 박은 최창권 씨가 영화음악을 작곡한, 김청기 감독의 75년작 <로버트 태권V>가 최창권씨의 아들인 가수 최호섭이 2006년 주제가를 부른 버전으로 상영되었다.
 
<로버트 태권V>는 자신의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를 지배할 음모를 꾸민 뛰어난 두뇌의 카프 박사의 야욕에 맞서 동료인 김박사가 죽어가며 만든 <로버트 태권V>가 아들 훈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해 하나가 되어 악의 무리인 '붉은 제국'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전설인 <로보트 태권 V>는 1976년 개봉 당시 세웠던 놀라운 흥행 기록과 무성한 뒷이야기로 화제가 되는 작품이다. 1981년 미국 수출 진행 중 원본 필름이 유실되어 그 존재가 기억 속으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2006년 다시 찾은 프린트를 디지털로 복원해 낸,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케 하는 영화다.
  
▲열창하는 '이승환'     © 임순혜

<로버트 태권V> 상영 후에는 탄탄한 연주실력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선보이는 '할라맨'의 공연과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의 라이브 공연이 이어졌다.
 
'할라맨'은 FUNK와 SOUL, 그리고 JAZZ를 기반으로 한 군더더기 없는 urban music을 지향하는 밴드다. 2004년 12월 결성 이후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연 30회가 넘는 라이브공연을 하였고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과 '전주국제영화제' 야외공연에 참여하였다.
 
'이승환'은 1989년 데뷔 이후 총 1,0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과 1,0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언제나 한 앨범에서 애청곡을 무더기로 쏟아내 가요계 '앨범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라이브공연에 맞춰 춤을 추는 관객들 (왼쪽, 강혜숙 의원)     ©임순혜

<썸머나잇 2- 스타나잇>은 전날부터 매진되어 이승환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으며, 라이브의 황제다운 가창력을 뽐낸 이승환의 열창은 관객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항상 '어린 왕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부드러운 이미지이지만 뿜어져 나오는 열정적인 무대는 관객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들었는데, 공연이 끝난 후 거듭된 앵콜에 이승환은 2개의 곡을 연거퍼 불러 관객의 환성을 자아냈다. 일부 열성팬들은 무대 앞까지 뛰쳐나와 춤을 추었다.
 
▲정원영밴드의 열창     © 임순혜

8월12일 <썸머나잇 3- 드림나잇>에서는 미국, 자스민 델랄 감독의 <집시 캐러반>이 상영되고, '파니핑크' '유앤미 불루' '조규찬'의 라이브 무대가 이어졌다.
 
8월13일 <썸머나잇 4- 힙합나잇>에서는 일본, 미야모토 리에코의 <체케랏쵸>가 상영되고, 'MS 스나이퍼', '바비킹즈&부카킹즈', '다이나믹 듀오'의 라이브가 공연되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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