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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대선, 중도 아리아스 당선 확실
보수당 후보 부패스캔들로 5%에 그쳐, 중도좌파 오톤 솔리스는 2위
 
최별   기사입력  2006/02/06 [15:55]
중앙아메리카 국가 사이의 분쟁을 중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중도 국민해방당(PLN) 출신의 오스카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5일 치러진 코스타리카의 대선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 당선이 확실시 되는 중도계 아리아스 후보.  
B&A라는 여론 전문기관의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리아스가 44.5%를 얻어 같은 국민해방당 출신이었으나 당의 보수화에 반발해 독립후보로 나선 중도좌파 후보인 오톤 솔리스(37.3%의 지지율)를 제쳤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노벨평화상 경력의 아리아스 44.5%

하지만 보수 노선으로 국민해방당과 함께 코스타리카의 양당정치를 주도해온 연합사회기독당(PUSC) 출신의 리카르도 톨레도 후보는 5%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나라는 이 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 스캔들로 시끄러웠었다.

만약 출구조사 결과가 확실하다면 86년부터 4년 동안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국민해방당 대표를 맡고 있는 아리아스가 결선투표 없이 대통령에 당선돼 2002년 취임한 연합사회기독당의 아벨 파체코 데라 에스쁘리에야 대통령의 뒤를 잇는다. 법률상 선거에서 40%이상을 득표하면 결선 없이 당선자가 확정된다. 임기는 4년이며 단임이다.

이번 대선은 혼탁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전체 유권자 2백50만 명 가운데 35%가 선거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최근 보수당 출신으로 대통령을 역임했던 이들의 부정부패 스캔들이 정국을 강타했기 때문에 정치에 환멸을 느껴온 것이다.

하지만 경찰청장인 월트 나바로는 투표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견해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사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최고 선거재판소의 오스카 폰세카 소장도 “일부 말썽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했다”고 말했다.

유권자의 정치혐오는 양대 정당 중 하나이자 보수 노선인 연합사회기독당(PUSC) 출신의 전직 대통령인 라파엘 앙헬 칼데론과 미구엘 앙헬 로드리게스가 2004년 뇌물스캔들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칼데론은 핀란드계 의약회사로부터, 로드리게스는 프랑스계 공업회사인 알카텔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유무역협정 반대 좌파 솔리스 석패

두 전직 대통령은 재판을 앞두고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지만 이들의 부정부패 스캔들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환멸을 불러왔다. 그 여파로 이 당 출신 보수노선의 리카르도 톨레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의 지지율을 얻는 선에서 그쳤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국민해방당 출신 호세 마리아 피구에레스 전 대통령도 알카텔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들통났다. 평론가에 따르면, 그는 처벌이 두려워 의회에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중도 좌로 알려진 국민해방당도 아리아스가 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보수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당의 상당수 지도부 소속 간부들이 아리아스를 비난하며 솔리스 처럼 국민해방당을 떠났다.

아리아스(65)는 1980년대 중앙아메리카 나라들간에 분열양상을 보일 때 갈등을 중재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커피와 설탕 농업지역의 대지주 출신이며 중앙아메리카 지역이 미국과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정책을 지지해왔다.

솔리스는 아리아스 대통령 시절 장관을 역임했으며 아리아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해방당에 있다가 당이 보수화의 길을 걷자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2002년 대선에서도 자유무역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노선으로 출마했으나 좌절했었다.

보수당 후보 부패스캔들로 5% 고작

한편, 코스타리카는 카리브해 연안에 있으며 니카라과와 마나마 사이에 위치한 인구 4백여 만 명의 작은 나라다. 3백여 년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 19세기 초 독립했다. 1949년 선거부정으로 내란이 발생하자 국민해방당의 호세 피게레스가 반정부군을 지휘, 승리하며 군대를 해산하고 사회복지를 강화하는 등 진보정책을 실시해 현대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했다.

그 뒤 보수계인 연합사회기독당과 진보계인 국민해방당이 정권을 주고받으며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PUSC 출신 전직 대통령의 부정부패가 탄로 나며 보수정치권에 대한 대대적 반발이 일고 있는 상태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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