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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이들이 과연 이 나라에선 인간인가?
교수. 이들은 새로운 조선의 양반일뿐.
 
박상준   기사입력  2005/07/10 [14:40]

조선시대의 극악한 부패상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문헌 중에 춘향전의 일부에 이런 내용이 있다. 
 
금준미주천인혈(金樽美酒千人血) ::순금 잔에 담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반가효만성고(玉盤佳爻萬姓膏) ::옥쟁반에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촉루낙시민루낙(燭淚落時民淚落) ::촛농에 떨어질 때마다 백성의 눈물떨어지고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성도 높아가네. 
 
 
이 시가는 조선시대의 관리의 부패와 민중의 한을 표현한 일부일 뿐이다.  여인들의 한(恨)은 독특한 귀신문화를 만들었고, 조선인의 가락소리엔 심금을 울려대는 한(恨)이 구절구절 맺혀있다.
 
간혹 들어본 조선의 가락은 정말로 아름답다! 아름답다! 서럽도록 아름답다! 가락에 서린 한의 농도가 블랙홀의 밀도보다 더하면 더했는지 거문고소리, 가야금소리 한번씩 울릴 때마다 저절로 심금에선 눈물이 흐른다.
 
과연? 이런 곳에 내 나라가 무엇이며 우리 나라가 무엇인가? 내 나라란 내가 존경 받고 우리가 존경 받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조선이란 시대엔  나라란 있어도 내 나라와 우리 나라란 없었던 것이다.
 
내와 우리 나라에서 그들을 핍박하며 내나라, 우리나라라 외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모든 힘은 그들로부터 비롯된다. 바로 양반 계층.
 
이제 현재를 사는 우리를 보자! 과연 얼마만큼 나아졌는가! 과연 지금, 조선의 양반과 같은 존재는 없는 건가? 그나마 나라라는 개념이 주식회사처럼 주주의 눈치를 보듯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할 시대로 변했기에 꽤 많이 나아졌으리라!
 
최근에 불거진 서울대 공대 조모 교수가 억대의 연구비를 착복했다는 사실에 과연 놀라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공대에 재학하고 있거나 공대 교수 중에 이 사실을 듣고 콧방귀를 뀐다.
 
드디어 또 한 명 운 나쁘게 걸렸군.
어떤 싸가지 없는 자식이 꼰질렀어.
 
이런 식으로 가볍게 여기며 그들은 부당한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해 철저히 단합한다. 이빨이 있는 학생은 대학원생으로 받지 맙시다. 라고 서로 상기시켜주며 철저히 단합할 것이다.
 
이런 일이 한번씩 터질 때마다 정말로 우스운 말이 있으니, 교수 사회나 학교 당국 관계자가 나와 '일부에서 저질러진 일이다.' 라며 언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말에 동의 하는 사람이 없다.
 
석박사 인력과 관계된 연구비를 받는 서울대의 교수들 90% 이상이 대부분 연구비를 착복할 진데 누가 누구를 비난하며 힐난할 수 있겠나! 그러하기에 그들은 항상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조용히 잠잠해질 때까지 또 그들은 기다릴 뿐이다.
 
그들이 수십 년 동안 착복한 헐벗은 젊은이들의 피와 땀과 노고가 그들의 재산목록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진대 어찌 대놓고 항변할 수 있겠는가! 단지 잠잠해지길 기다리며 소극적인 방어를 준비할 뿐.....
 
서울대 조모 교수 연구비 착복. 이 기사가 보도 되었을 때 이곳 저곳에 널린 수많은 대학원생들과 졸업생들의 리플란을 보면, 대충 이렇다.
 
그래도 몇 푼이라도 대학원생에게 쥐어 줬으니 저 교수는 천사다.
일부가 아니라 100% 다 연구비를 착복하는데 누가 누굴 비난하겠는가!
허 참! 새삼스럽게 이정도 일로 뭘 그러나! 오래된 관행 아닌가! 관행.

 
수많은 리플에서 진실성을 의심해볼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산 증인들의 증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이 칼럼리스트이자 과학과 공학을 했던 전문인으로서 충분히 이들의 리플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연구비를 타지 못해 연구를 하지 못하는 교수. 그리고 자기 이름으로만 연구비를 타는 교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어쩌면 정말로 100%가 다 연구비를 착복하는 곳도 적지 않으리라 본다. 일부가 아니라 본인은 지금 적지 않으리라는 말을 언급했다. 그만큼 부정부패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지 오래된 사실인 것이다. 단지 그 죄질의 높낮이만 틀릴 뿐이다.
 
사립대 전부를 철저히 조사해 보면 수십 년간 교수 생활하면서 착복한 연구비만큼 석박사 과정을 밟던 대학원생들의 노동력이 얼마나 무가치하게 짓밟혔는지 알게 될 것이다.
 
군복무를 마친 젊은 청년이 학구열을 불태우며 대학원에 진학하여 서서히 20대 중반을 넘어 후반 그리고 30대 초 중반으로 넘어갈 때 그들은 대부분 군복무도 전혀 이행하지 않은 유학파 교수들의 노비역할을 충실해오면서 삶을 저당 잡힐 줄이야 꿈이나 꿔봤겠는가!  한마디로 삶이 엮어버린 것이다.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그들은 젊음의 열정을 꺼트리고 있는 것이다. 귀중한 것을 버리고 대학을 나오는 이들에게 어찌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오직 악순환만 거듭될 뿐이다. 빈곤, 분노, 멸시, 보복......
 
선진국, 특히 민주주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들은 그곳에서 민주주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배우고 온 게 아니었다. 그들은 한국에 돌아와 양반처럼 살기를 원했을 뿐이다.
 
이런 걸 버젓이 허용하고 있는 바로 이 나라가 천인공노할 나라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알고도 알고도 어느 누구 하나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기에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해줄 권리를 찾아주지 않은 나라!
 
이 나라의 교육의 현주소 일 뿐이다.
 
“한국에선 부패를 고발하면 죽는다?” 이 말은 몇 달 전에 연세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쫓겨난 한 강사가 남긴 말이며, 또한 이 나라에선 너무나 진부한 말인 것이다.
 
서울대 조모 교수나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르고도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죄다 학교와 학생을 위해 썼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빼돌린 돈은 그들의 자식의 유학비로 차곡차곡 저장되고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어찌 모르는 자가 있단 말인가!
 
연구비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기자재 허위 구입이라는 방법으로 사문서나 공문서 등 세금영수증을 위조하고 석, 박사급 연구인력들을 마치 자신의 종노처럼 여기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들의 인건비를 빼돌려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자신의 배만 부풀리면서도 일말의 죄의식도 지니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서울대 측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발뺌을 한다. 왜 발뺌이라 본인이 확신하며 단언하겠는가! 이 점에 대해 의혹이 있다면 오히려 그 해명은 서울대 교수들의 양심에 호소하거나 아니면 철저한 법적인 조사뿐이다.
 
서울대 측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게 아니라, 동일범 일 뿐이다. 대학원생과 연관되어 연구를 하는 교수치고 이 사실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라는 말이 있다. 어찌 중이 절이 싫겠는가! 절은 말도 못하는 무생물일 뿐이다. 단지 중과 함께 사는 중 무리들의 행태가 싫어 떠날 것이다. 떠나는 중이 진정한 불심과 구도에 정진하는 중들이라면 그 절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학문과 연구에 정열을 가지고 있던 수많은 대한민국의 연구인들이 학문의 자유라는 기본권과 인간의 존임이라는 기본권마저도 철저히 무시되고 보장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서서히 침몰해가거나 떠났거나 떠나고 있고 또한 떠날 결심을 한다.
 
그리고 남은 이들이 세금으로 충당되는 대한민국의 모든 연구비를 독식하며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쌓고 석박사급 대학원생들을 강하게 통제하여 경력을 쌓아간다. 의로운 자는 배제되고 불의한 자들에게 기회와 힘을 제공하는 이 환경.
 
진정으로 두려운 구조인 것이다. 대학원생들의 노동력도 그의 것이요. 그렇게 그들에게 연구환경을 조성해주었으니 석박사급 대학원생들이 이룬 업적도 모두 그의 것인 것이다.
 
그리고 명성을 얻는 것이다. 과연 누가 이루어낸 업적인지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깨끗이 사라져간다.
 
진정으로 누군가 얻고 있는 명성에 의문을 제기할 때, 이 나라에선 개연성을 가지고 한번쯤 조사해 봐야 하거늘 오히려 묻어버린다. 불의가 판치는 곳엔 수많은 희생의 탑이 쌓아 올라가고 그 탑의 높이만큼 불의로 쌓여진 기득권의 탑은 무너트리기 힘이 들 것이다.
 
이 어찌 공포스러운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박상준:: 전 경문전문학교 교수 임용.. 전 정보통신기업 비와삼시스템 대표. 한양대학교 전자공학 박사 수료.(국내외논문 20여편.특허1 등), 전 한양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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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7/10 [14: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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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남으려는 자 2005/07/12 [03:30] 수정 | 삭제
  • 힘있는 자들이 교수요,
    그래서 힘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석박사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하여 자본을 축적하는 자본가들과 마찬가지 일뿐이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에선, 학생들이 한국처럼 철저하게 약한 존재가 아니고, 미국교수 또한
    한국교수들 처럼 강력한 힘있는 자들이 아니니, 어느 한쪽이 어느한쪽을 철저히 뜯어 먹을 수 없는 환경일뿐...

    미국 백인교수 한국대학에 데려다 놓으면, 똑같이 한국교수들 처럼 학생들 등쳐먹을것을.....

    결국 힘없는 자들인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저항을 해야하는데....
    교수들과 연계된 또다른 힘있는 자들, 신문기자, 판검사, 의사, 고위 공무원들 모두 교수들과 한패이니, 그리고 학생들이란게 한시적 계급이라서, 저항의 지속성도 유지하기가 어렵고....

    더구나, 아버지와 스승은 일체라는 충성이데올로기 유교문화가 아직도 지배적인 문화구조.... 아버지도 아버지 답지 못하면 내쳐야 하고, 스승도 스승답지 못하면 패대기 쳐버릴 수 있는 문화를 가져보지 못한 우리가....

    단 한번도 약자들이 혁명을 통하여 승리를 해보지 못한 역사(남한만의 역사인가?)에서 도대체 무슨 정의를 세우겠다는 것인지...


    부패를 고발하면 처벌받는 대한민국 문화는 당연하다 못해
    명백한 논리적 귀결인바.....(악이 승리하니 악은 선이되었고, 선은 악이 되어버린 역사)

    결국 바라는 것은 악이 승승장구하여 제풀에 꺽여지는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