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전국 대학생 조선일보 반대 모임>도 고소하라!!

지난 8월 1일 조선일보는 통일연대,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민변 등의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올해 1월 30일 열린 '조선일보 반민족·반민주·반통일 행위에 대한 민간법정'(이하 민간법정)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문제삼아 그 기사를 취재, 작성한 기자 두 명을 상대로 8월 1일 각각 3억원과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이유인즉 한겨레신문의 1월 31일자 1면 '반민족적 언론, 조선일보 유죄', 그리고 3면 '시효없는 시민의 친일심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국내 최고 언론사로서의 신용과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조선일보가 언제 그 알량한 "국내 최고 언론사로서의 신용과 명예"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거니와 정 한겨레신문의 민간법정 기사 보도에 불만이 있었으면 기사 보도 직후 반론을 요구하거나, 언론중재위에 중재를 요청하거나, 아니면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기사 보도 이후 6개월이나 지나서 기사를 작성한 평기자 개개인을 상대로 거액의 명예 훼손 소송을 제기할 발상을 할 수가 있었는지 도무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생각해 보라! 기사 보도의 책임이 기사를 작성한 평기자 개개인에게만 귀납될 수 없음은 신문의 편집 구성에 대해 약간의 상식만 있어도 자명하게 알 수 있는 일이다. 평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편집국 내에 기자가 소속되어 있는 해당 부서의 라인을 통해 그날 그날의 편집회의의 심의를 거쳐 보도 여부가 결정되고 다듬어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기사 보도의 책임은 대개 신문사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하물며 스스로 대한민국의 일등 신문이라고 자처하는 조선일보에서 이런 상식을 모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힘없는 평 기자 두 명을 상대로 박한 봉급으로 도저히 낼 수 없는 거액의 명예 훼손 소송을 제기하였다. 왜?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조선일보의 처사는 결국, 자사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해온 기자들 중 일부를 혼 내줌으로써 기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을 실천으로 옮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조선일보의 비겁한 소송 제기 이후 안티조선에 대한 잇따른 패소 판결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안티조선을 '친북세력' 운운한 이문열씨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이 8월 16일 기각되었고, 작년 언론사 세무조사 당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홍위병' 운운하며 안티조선 운동을 매도한 것에 대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세무조사가 언론 탄압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검찰과 시민단체들이 공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가질 여지가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8월 30일 패소 판결을 받게 되었다. 심지어 8월 12일에는 민주노동당 학생당원 전지윤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전지윤 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조선일보 비판문이 국가보안법 상 유죄라고 판결되기도 하였다. 이 사건들 모두 앞으로 항소심에서 사법부의 공정성이 어떻게 발휘될 것인지를 좀더 지켜볼 일이나 조선일보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조선일보의 언론 권력이 얼마나 강대한지 실감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얼마 전 '진보와 정론의 인터넷 신문'을 표방하는 <대자보>에서 "조선일보는 <대자보>도 고소하라!" 면서 조선일보의 비겁한 행동에 적극적인 저항의 의사를 표명하였다. 그러면서 "나를 고소하라!" 서명운동을 인터넷을 통해 대중적으로 전개하며 조선일보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의 폭넓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대자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전국 대학생 조선일보 반대 모임도 조선일보의 몰상식한 횡포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싸움에 같이 연대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더불어 조선일보가 자신의 비겁하고 용렬한 행위를 중단할 때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조선일보는 <전국 대학생 조선일보 반대 모임>도 고소하라!
                                                                                                         2002년 9월 24일
전국 대학생 조선일보 반대 모임 http://www.chobanm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