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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사자성어 ‘당동벌이(黨同伐異)’
1년 내내 정쟁 반영, 2003년엔 ‘우왕좌왕’,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등 뽑혀
 
편집부   기사입력  2004/12/24 [11:30]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뜻의 `당동벌이(黨同伐異)'가 올 한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뽑혔다.
 
 교수신문은 24일 필진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교수 16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04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19.8%가 이 고사성어를 꼽았다고 밝혔다.
 
 당동벌이는 후한(後漢)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後漢書)』 `당고열전(黨錮列傳)'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연초부터 세밑까지 정치권이 정파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것이 선정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는 것이 교수신문의 분석이다.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폐지안·언론관계법·사립학교법 개정안·과거사규명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에서 당리당략만 보일 뿐, 상대를 설득하는 논리나 합리적인 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1년 내내 지속된 정쟁과 끝을 알 수 없는 경제불황으로 갈피를 잡지못한 상황을 빗댄 `지리멸렬'(支離滅裂)(16%)과 `이전투구'(泥田鬪狗)(16%), `진퇴양난'(進退兩難)(8%), `이판사판'(理判事判)(8%) 등도 순위에 올라 대체로 대립하고 정체된 해로 기억됐다.
 
교수들은 또 올해 한국 최악의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44.4%)을 꼽았다.
대통령 탄핵이 합리적인 이유와 명분보다는 당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시도됐고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교수들은 지적했다.
 
 탄핵사건에 이어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17.9%) ▲수능부정(14.8%) ▲경제불황(3.7%) ▲유영철 살인사건(3.1%) ▲이라크 파병(3.1%)등도 뽑혔다.
 
 2004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없다"(22.2%)가 가장 많았고 아테네올림픽선전(12.3%),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 성공(10.5%), 4.15총선과 진보정당의 국회 입성(8.6%),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시민사회 대응(8.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올해 대학가의 가장 큰 이슈로 사립학교법 개정(30.2%)과 대학 구조조정(25.9%), 대학.교수 정체성 위기(14.2%), 입시(5.6%), 교육부 주도 대학 정책(4.3%)등이 꼽혔다.
 
 한편 2003년 사장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 2002년에는 ‘이합집산(離合集散)’, 2001년에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이었다.
 

◆`黨同伐異'의 유래 = 안대회 영남대 한문학과 교수는 "같은 파끼리는 한 패가되고 다른 파는 배척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漢)이 쇠퇴할 무렵 학자.정치가들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는 붕당을 만들어단합하고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공격하고 배척했으며 이로 인해 분파가 성행하더니 결국 망했다는 것.

『후한서』는 이런 풍조가 후한(後漢) 때도 생겨 멸망을 촉진했다고 전한다.
안 교수는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자는 깨끗하고 정당하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부도덕하고 부정하다는 태도를 지적하는 고사성어로 송(宋), 명(明) 등 당파가성행할 때 분파주의, 당파주의를 비판하는 용어로 널리 쓰였으며 조선 중기 이후 당쟁이 극심할 때도 사용됐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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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24 [11:3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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