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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국민은행( KB)을 떠나자
잇다른 전산장애로 업무중단 사태, 고객들 불안ba.info/css.html'>
 
이대로   기사입력  2002/11/28 [21:58]
국민은행 전산장애가 잇따라 일어나 고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27일 11시부터 2시간 동안 전산시스템에 장애가 일어나 입출금과 송금 등 정상업무처리가 전면 중단됐으며 오후 1시에야 제대로 돌아갔다고 한다.  급한 일로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내 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고객에게 큰 불편과 피해를 준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에도 전산장애가 있었고, 이 달 4일에도 인터넷뱅킹이  3시간 동안 전산 장애를 일으켰는데 금융결제원의 잘못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은행에선 장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국민은행에 문제가 있다고 금융결제원 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은행이라고 자랑하면서 고객을 위한 기본부터 엉망인 것은 중대한 사건이다. 그런데 광고비를 받기 때문인지 신문과 방송은 크게 보도하지 않고 있다.

{IMAGE1_LEFT}국민은행은 얼마 전 수백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간판을  영어로 바꿔달면서 이제 한국의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날마다 신문과 방송에 "세계 금융의 별이 되겠다. 이제 한국의 은행이란 말은 잊어달라. "고 선전했다.  한국의 서민을 상대로 돈을 벌고, 한국 국민과 국가의 특혜를 누리고 발전한 기업이, 이제 잊어달라니 배은망덕한 일이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은행 된 데는 국민과 국가의 특혜와 도움이 컸는데 어떻게 저렇게 아무 거리낌없이 제 나라 국어을 헌신짝 버르듯하고 국내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을까 화가 난다.

나는 김영삼 정권 때 세계화 바람을 타고 서울은행이 영문 간판을 크게 써달 때, 우리 말글 간판으로 돈 잘 버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보라면서 그들의 잘못을 나무란 일이 있다.  영문 간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잘하고 경영을 잘하라고 충고까지 했었다. 그리고 내가 20여년 간 거래한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영문 간판으로 바꾸지 않는 것을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했었다. 그 뒤 서울은행은 망해서 국민 세금을 더 빼 썼으나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은행이 서울은행처럼 얼빠진 짓을 하는 것을 보면서 배신감을 느꼈다.  서민 금융기관, 한국의 은행이란 생각을 버리라고 선전하는 걸 보면서 분노감도 들었다. 그리고 오랜 고객으로서 서울은행 꼴이 되지 않을까 불안하고  걱정이 되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한글 동지들과 오늘 서울지법에 고소장을 내기로 했다.

[관련기사]이대로, 국민은행도 서울은행 꼴이 되고 싶은가, 대자보 92호

나는 이번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이 우연스런 일이 아니라고 본다.  영문 간판으로 바꿔달고 선전하는 돈으로 고급 인력과 장비에 쓰고, 그 노력과 정성을 고객과 국민과 직원들을 위해 바쳤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 전 국민은행 김정태 은행장이 힘들이지 않고 주식으로 70여 억 원인가 떼돈을 벌었다는 신문 보도를 보았다. 은행장과 은행 간부들이 자신들 배부른 것만 생각하고 고객은 안중에 없이 세계의 별이 되겠다고 들떠있다보니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본다. 근본을 저버리면 천벌을 받는다.

국민은행은 고객이 많이 몰리는 월말에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지 말라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불안한 일이다. 이제 한국의 서민들이 스스로 국민은행을 떠나자. 이자도 우체국과 수협들보다 낮다. 잊어달라니 잊어주자. 구질구질하게 매달릴 필요 없다.  / 본지 고문

* 필자는 우리말글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이자 한글인터넷주소추진 총연합회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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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1/28 [21: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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