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속보] 10여분 만에 끝난 한총련 반미시위
'여중생 살인마 주한 미군철거, 부시 사과 기습시위ba.info/css.
 
김철관   기사입력  2002/07/24 [17:23]
{IMAGE1_LEFT}24일 오후 1시, DTV방송방식 변경 1인시위가 정통부 앞에서 78일째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이날 DTV방식 변경 1인시위에 동참한 원주MBC노조 윤권섭 지부위원장을 만나 취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통부 앞을 지난 사복경찰의 무전기 소리가 요란했다.

순간 나는 "무슨 일이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1인시위를 도와주려 이곳에 온 MBC 한 동료가 세종문화회관 쪽을 가리키며 "김 기자 저기 좀 보세요"라고 외쳤다.

1인시위 취재를 그만 두고 시선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돌렸다. 세종문화회관 바로 옆 건물 7층 베란다에서 한총련 2~3명의 학생들이 플랙카드를 펼쳐 보이며 '미군 반대 시위'를 펼치고 있었다.

◀ 한총련 반미시위

또 뭔가를 외쳤다. 자동차소리 및 내가 있던 정통부와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 탓인지 그들의 외침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들리지 않았다. 순간 이 장면을 잡아야 되겠다고 생각해 1인시위 취재를 위해 가지고 간 디지털카메라 줌을 최대한 잡아당겨 셔터를 둘렀다.

{IMAGE2_RIGHT}그 후 바로 경찰이 투입됐다. 깃발을 뺏고, 한 경찰이 시위 학생에게 주먹질을 했다. 경찰이 뺏은 플랙카드에는 '여중생 살인마 주한 미군철거,부시 사과 등의 낱말이 어렴풋이 보였다. 때리는 장면은 놓쳤지만, 7층 건물 밖에서 플랙카드를 펼친 학생과, 경찰 투입장면, 그리고 연행장면을 멀리서나마 기록으로 남겼다. 10여 분만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 경찰 투입, 학생연행



[미국의 재판관할권 즉각 이양과 부시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한총련 성명서]


여중생들 죽여놓고 '진상은폐', '사건무마'로 우리 국민 우롱하는 주한미군 규탄한다! 미국은 재판관할권 즉각 포기하고 부시 미 대통령은 머리 숙여 사죄하라!

40일이나 지났다. 한국인이 일급 살인범죄를 저질렀으면 벌써 수사, 체포, 재판의 단계까지 거치고도 남을 시간이다.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극악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고 다음날 버젓이 술집에 나타나도 체포당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리, 치외법권적 권한을 가진 유일한 존재가 바로 주한미군이다. 꽃다운 나이의 여중생 신효선, 심미선 학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무참히 살해당한 지 40일, 그간 우리 국민은 진상규명과 미군의 재판관할권 포기를 통한 살인자 처벌을 촉구하며 억울한 죽음의 한을 풀기 위해 범국민적인 노력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한미당국은 29일 열릴 '합동기자회견'을 앞두고 가진 국방부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재판관할권 포기 거부' 의사로 대답했다.

처음부터 미군은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으며, 국민적 분노가 모아지자 적당한 사과 제스춰로 사건을 대충 무마하려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사과 의사를 표명하는가 싶더니 사고부대 캠프 하우즈의 부대장이 몰래 출국해 미국으로 도망치는가 하면 미 2사단 책임자인 사단장은 사건 해결에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은 채 '이임식'을 치르고 이 땅을 빠져나갔다. '눈 가리고 아웅'하겠다는 식의 미군의 기만적 행태는 공무수행 중 일어난 범죄는 미국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진다는 'SOFA협정'을 등에 업고 급기야 '재판관할권 포기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 본질이 드러났다. 여중생들을 장갑차로 깔아뭉개 죽인 미군이 이제는 범국민적인 정당한 책임자 처벌 요구를 재판관할권 포기 거부로 깔아뭉개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군의 이 같은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으며 여중생들을 무참히 죽인 살인자, 마크 워커를 한국법정에 세우는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 경찰이 학생들을 연행해 가고 있다

미국은 착각하지 마라. 오늘의 우리 국민은 미국을 동맹이자 혈맹으로 생각했던 어제의 한국인이 아니며, '사건을 은폐하고 대충 넘어가면 되겠지'라고 환상을 가지는 순간 범국민적 반미투쟁이 주한미군의 심장을 겨냥할 것이다. 미국의 어떤 기만적인 행태도 우리 국민의 반미투쟁을 잠재울 수 없으며, 부시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의 책임자로써 두 여중생들 죽음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대한민국 국방부에게 묻는다. 사건정황 분석과 진상조사과정에서 두 여중생 죽음이 명백한 고의적 살인이라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으며 범죄자가 법정에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은 국방부의 발표처럼 '현실불가'를 운운하기 이전에 반드시 해야할 상식적인 일이다. 이는 작게는 법치국가의 기본 질서를 수호하는 일이자 크게 보면 대한민국 주권이 걸려있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국방부가 미국의 '꼭두각시'에 다름 아님을 자백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민의를 완전히 무시한 채 자국 국민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친미사대적인 행각으로 일관한다면 국방부가 범국민적인 투쟁의 표적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한총련은 살인자를 반드시 한국 법정에 세워 억울하게 희생된 두 여중생들의 한을 푸는 날까지, 점령군 주한미군의 군홧발 아래 고통받고 신음해왔던 역사를 완전히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되찾는 날까지 중단없이 투쟁할 것이다. 이는 범죄집단 주한미군에게 보내는 최후통첩이다. 이 땅에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4천만 국민의 미국에 대한 분노와 투쟁의 대열에 한총련은 늘 선두에 설 있을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미국은 재판관할권 즉각 포기하고 살인자 마크 워커를 한국법정에 세워라!
1. 미군범죄 비호하고 한국 국민 기만하는 불평등한 SOFA 전면 개정하라!
1. 범죄집단 주한미군 주둔 책임자 부시 미 대통령은 우리 국민 앞에 머리숙여
사죄하라!
1. 한반도 고통과 악의 근원, 주한미군은 즉각 이 땅을 떠나라!

우리 민족끼리 단합과 통일을 촉진하는 해 2002년 7월 24일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패의 애국대오
10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2/07/24 [17:2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