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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사단의 선봉대, 탄핵바람타고 부산뒤집나?
[화제총선지역]이철·노혜경등 盧선봉대, 한나라 텃밭헤친다
 
심재석   기사입력  2004/03/22 [18:44]

오는 4.15 총선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지역은 단연 부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당운을 걸고 영남진출을 노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도전과 텃밭을 절대 내줄 수 없다는 한나라당의 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초지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분당, 지지층 분열이라는 손해를 감수하고 영남진출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부산지역의 선거결과는 향후 노무현 정부의 운명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는 공공연히 "부산은 전지역이 전략지역"이라며 공천에 심혈을 기울였다.

북.강서갑, 사형수 대 저격수 - 이철, 정형근

부산 북.강서갑은 두말할 나위없이 17대 총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이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고문기술자라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청학련사건으로 사형까지 선고됐던 이철 전 의원의 대결은 7,80년대 어두운 한국 현대사를 대표하는 두 세력의 정면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당초 성북갑에서 출마를 준비중이었으나 정 의원을 잡기(?) 위해 부산으로 '파견'됐다. 저격수를 저격하기 위해 떠난 것이다. 이에 따라 북.강서갑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노혜경 시인은 지역구를 연제구로 변경하게 됐다.

탄탄한 지역구를 갖고 있는 정 의원과 열린우리당 바람과 함께 시민단체 등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이 전 의원의 싸움은 민주 대 반민주, 친노 대 반노 등 다양한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연제, 여성끼리 첫 대결 - 노혜경, 김희정

부산 연제지역은 한나라당이 일찌감치 김희정 부대변인을 후보로 확정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북.강서갑을 이철 전 의원에게 내준 노혜경 시인을 뒤늦게 공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부산최초의 여성 맞대결 지역이 됐다. 공천을 발표하던 김한길 당시 총선기획단장은 "여성후보 대결을 염두에 뒀다"고 공천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김희정 부대변인은 현역 권태망 후보를 제압하고 공천을 따내 관심을 모았다. 그는 대명여고·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한나라당 기획조정국 차장·차세대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일해왔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웹평코너에서는 '디지털김'이라는 아이디로 논객활동도 하고 있다.

노혜경 시인은 열혈 노사모 회원이고, 개혁당을 주도했으며, 지금은 열린우리당 여성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홈페이지 주소를 안티조선 운동의 상징 '우리모두(http://www.urimodu.com)'와 비슷한 www.urimodu.or.kr을 사용할 정도로 안티조선 운동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며, 그의 저서 제목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는 노사모의 모토처럼 사용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제된 권태망 후보가 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인지 여부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도,  3선의 텃새와 노무현 사람의 대결

부산 영도는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이 그동안 내리 3선 고지를 밟은 김 의원의 텃밭이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이 경선을 거쳐 도전장을 던졌다.

김형오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전자정당, 전자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은 국회의원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한나라당 디지털전략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내 당무감사 자료에서 C등급을 받아 정치생명에  타격을 받기 는 듯 했으나 경선을 통해 어렵사리 본선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최근에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것이 점쳐졌다가  박근혜 의원을 공개지지 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에 도전하는 김정길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관계로 유명하다. 지난 1990년 3당 합당 당시 부산 경남 출신 의원으로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를 따라가지 않는 등 정치적 선택을 노 대통령과 함께 해 왔고지난 대선에서도 노 대통령 당선을 적극 도왔다. 김대중 정부에서 행자부장관과 정무수석 등을 지내기도 했다.

한편 부산영도지역은 부산에서 외지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열린우리당이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부산 민심은 결국 한나라당으로 향하게 돼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노무현의 사람들, 최낙정-이해성-조영동 부산에서 성공할까?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조영동 전 국정홍보 처장,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들의 공통점은 참여정부에 짧건 길건 참여했다가 이번 총선에 부산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올인전략의 선봉대로 부산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중.동구에 출마하는 이해성 전 홍보수석은 3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정의화 수석부총무에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부산 중.고교 5년 후배지간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노 대통령의 올인전략의 선봉장으로 나섰고, 정 부총부는 한나라당의 영남수호를 위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초반에는 정 부총무의 압승이 예견됐으나 이 수석이 본격적으로 홍보전에 뛰어 들면서 부터 이 수석 지지율이 상승국면에 들어섰고, 지난 12일 이후에는 탄핵정국으로 한치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은 이 지역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이 지역은 13대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5공 핵심인 민정당 허삼수 후보를 누르고 등원했던 지역구이기도 하다. 14대에서는 노 대통령이 꼬마민주당 후보로 나서 허삼수 후보와 재격돌을 펼쳤으나 3김의 후원을 받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15대 부터는 정의화 부총무의 독무대였다. 정 부총무는 15대 총선에서 허삼수, 이철, 김정길 후보를 물치쳤고 16대에서는 민국당 후보로 나선 박찬종 전 의원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부산진갑에서는 김병호 한나라당 의원과 조영동 전 국정홍보처장이 언론인들끼리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과 국제신문 기자, KBS 보도본부장 등을 거쳤고, 조 처장은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부산상고) 후배인 조 전 처장은 지역에 상당한기반이 있는 인물들을 선거참모로 영입해 바닥 표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 바람을 막기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서구에서는 잇따른 말실수로 낙마한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기준 변호사와의 해양분야 전문가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역민 사이에서 최 장관은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탄핵정국으로 인해 여론조사에서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부산지역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 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아성에 열린우리당이 도전하는 양상으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었으나 탄핵으로 오히려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바람에 긴장하는 눈치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도 '부산이 뒤집어졌다'고 노무현 캠프는 큰소리쳤으나 막상 결과는 그렇지 못했던 것을 볼 때 총선결과를 성급히 결론을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창과 한나라당의 방패, 누구의 것이 더 센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은 지역주의가 과연 허물어 질 것인지, 부산 지역은 17대 총선 최대의 관심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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