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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역풍 우리당열풍, 수도권·전국 확산
한-민 거물급도 우리당 신인에게 밀려, 제2의 2.12총선 열풍부나
 
손봉석   기사입력  2004/03/22 [14:19]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표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에 발표된 여론조사 내용을 분석해 보면 민주당의 경우에는 수도권에서 정당지지도가 민주노동당에도 뒤졌고 호남지역에서의 우리당 쏠림 현상도 나타나 지지기반 자체를 위협받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현재 영남권을 비롯,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신도시 지역등 전통적으로 안정희구 세력이 여론을 주도한 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에 밀리고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정 정당에 대한 이런 강력한 지지는 지난 85년 2.12 총선에서의 신민당 돌풍을 연상시키며 정가에 '우리당 대세론'까지 퍼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 관심지역 6곳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일보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 갑에선 우리당 박철용 후보(32.4%)가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25.8%)를 앞지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 한 부산 역시 북·강서갑과 경남 남해·하동에서 우리당의 이철 김두관 후보가 각각 38.9%와 36.4%의 지지를 얻어 21.0%와 28.7%를 기록한 한나라당 정형근 박희태 두 현역의원을 모두 앞섰다.

아파트촌이 밀집해 있어 안정희구 세력이 많아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여겨진  경기 고양 일산 갑에서도 우리당 한명숙 후보가 47.9%의 지지율을 기록, 25.7%의 한나라당 홍사덕 후보를 크게 이기고 있다.

민주당이 '홈 그라운드'로 인식하고 있는 호남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광주북갑에선 열린우리당 강기정 후보(53.3%)가 민주당 김상현(13.4%) 의원을 두배이상의 차이로 크게 압도하고 있다.

전북 전주 완산 갑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지역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장영달 의원(59.1%)이 민주당 이무영(13.7%) 후보를 세배 이상 차이로 앞서고 있다.

비례대표 정당명부제 따른 정당선호도를 이들  6개 지역에서 질문한 결과,  6곳 모두 우리당이 36.6~67.8%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고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당은 호남에서만 2위를 기록했을 뿐 서울, 부산, 경기 경남 등 나머지 4개 지역에선 모두 민주노동당에게 3위 자리도 내주고 4위에 그쳤다.

한국일보는 이번 조사가 선거구별 남녀 유권자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선거구당 95%신뢰수준에 ±4.4%포인트라고 밝혔다.

동아일보가 지난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탄핵안 통과 후 지지정당을 바꿨다’는 응답자는 32.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당초 지지했던 정당은 한나라당이 11.2%, 민주당이 10.1%였다.

동아 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까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왔는가’에 대해선 ‘잘했다’가 47.6%, ‘잘못했다’가 39.4%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평가보다 높게 나왔다.

또 헌법재판소가 노 대통령을 탄핵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5.7%에 달했다.

오는 4월 총선 때 지지할 후보의 정당을 조사한 결과 열린우리당 45.2%, 한나라당 13.8%, 민주당 4.1%, 민주노동당 3.5%, 자민련 1.1%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 역시 열린우리당(35.1%)이 한나라당(17.6%)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후보가 ‘없다, 모른다’로 답한 부동층은 27.1%로 2월 14일 조사 때의 47.2%에서 20.1% 줄었으며, 이들 대부분이 열린우리당 지지층으로 흡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에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도 83.0%에 달해 유권자들의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가 강력해 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이번 여론조사가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2천1백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라고 밝혔다.

한편, KBS가 20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서울 20개 지역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거물급 현역의원들도 열린우리당 '정치신인' 후보들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진을의 경우 민주당 추미애(14.7%) 의원이 열린우리당 김형주 후보(36.4%)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을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대표  '저격수'인  홍준표 의원(19.4%)  역시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46.5%)에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  조사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투표성향을 보인다는 강남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우세 현상이 나타났다.

서초갑 선거구에서는 열린우리당 함종길 후보(27.1%)가 여성인 한나라당 이혜훈 후보(20.8%)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인 '최틀러' 최병렬 의원의 지역구였던 강남갑도 우리당 박철용 후보(36.4%)가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23.4%)를 10% 이상 앞섰다.

한국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도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46.8%)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한나라당 박진 후보(17.0%)보다 2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정치 2번지' 중구에서는 구속중인 정대철 의원의 아들로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정호준 후보(26.4%)가 한나라당 박성범 후보(17.8%)를 앞섰다.

도봉을에서는 청와대 '엽기수석'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던  열린우리당 유인태 후보(47.2%)가 크게 앞서는 가운데 민주당 탄핵반대파의 대부인 설훈 후보(11.0%)는 3위로 밀려난 상태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수장인  원희룡 의원도 양천갑에서 열린우리당 김재실 후보(41.8%)에게 10%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조사에서는 인천.경기지역 20곳도 열린우리당이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의 '시인' 김영환 의원, 한나라당 '돌격대장' 홍사덕 의원 등도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여론결과가  나타나  '탄핵역풍'의 강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안산 상록갑의 김영환 의원(9.0%)은 신인인 열린우리당 장경수 후보(48.2%)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이번 총선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기대되던 고양 일산갑의 홍사덕 한나라당 전총무(22.5)와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52.3%)과의 맞대결 역시 한 전장관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 영통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열린우리당 김진표 후보(44.0%)가 일부 인터넷언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한현규 후보(14.0%)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 덕양갑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51.0%)이 당초 고전하리라는 예상을 누르고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오산에서는 열린우리당 안민석 후보(47.1%)가 민주당의 기대를 받는 임창열 전 경기지사(16.1%)를 큰 차로 따돌리고 있다.

경기 의정부갑은 노 대통령 측근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후보(54.1%)가 한나라당 홍문종 후보(16.3%)로 두배 이상 앞서고 있다.

수도권 한나라당 의원중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손꼽히던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32.1%)의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소사에서도 열린우리당 김만수 후보(43.5%)가 10%가량 앞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경기 광명을도 열린우리당 양기대 후보(40.3%)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22.6%)을 눌렀다.

KBS는 이번 조사가 서울 20개 지역구와 수도권 지역에 걸쳐 각각 유권자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95% 신뢰수준에 오차는 ±4.4%라고 밝혔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이런 '우리당 표쏠림' 현상에 대해 "노 대통령이 열우당을 등에 업고 제왕처럼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도록 국민들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벌써 '조직이 바람을 이긴 적이 없다'는 정가의 오랜 속설이 떠돌고 있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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