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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주도한 조순형대표와 지도부 퇴진하라'
설훈의원, 노대통령 승부수 말려든 조순형대표와 지도부 퇴진, 추미애의원 사과 주장
한나라당 탄핵공조 호남과 전통적 지지층 이반, 소장파 뜻 좌절되면 정치적 결단암시
 
장신기   기사입력  2004/03/14 [23:58]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해서 통과시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의 이반이 심각해서 호남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압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통민주개혁세력의 본산인 민주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설훈 의원     ©설훈 의원 홈페이지
민주당 지도부의 탄핵안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탄핵안을 주도한 민주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어온 설훈, 조성준, 정범구, 박종완 의원 등 4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3월 14일 성명을 내고 조순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러한 소장파의 요구에 대해서 조순형 대표는 설훈의원 등에 대해서 강경한 대처를 할 것임을 밝혀서 출당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탄핵안 가결이 민주당에 후폭풍을 몰고 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핵안에 대해서 반대을 한 설훈의원의 현재의 심경과 정국 인식을 듣기 위해서 긴급인터뷰를 가졌다. 설훈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사과를 하고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소멸할 것이다' 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음을 밝혔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음은 설훈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대자보 : 이번 성명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설훈 : 지금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이후 국민 여론이 매우 악화되어 있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실망과 분노로 인하여 민주당 지지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사죄함과 동시에 이번 탄핵안을 주도해서 소멸단계에 접어든 민주당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하기 위해서 이번 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
 
▼ 대자보 : 민주당 지지도 추락에 대해서 체감으로 느끼고 있나?
설훈 : 내가 탄핵안에 대해서 끝까지 반대하니까 내게 격려의 전화가 많이 걸려 왔다. 이것은 국민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탄핵안을 반대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수도권뿐만 아니라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고 이러한 사람들이 모두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고 있다. 총선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소멸하게 될 것이다.
 
▼ 대자보 :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민주당의 이번 결정은 잘못되었다는 평가가 많은데, 지도부가 이렇게 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판단하나?
 
설훈 : 지지율 하락에 나온 초조함 때문에 대세를 오판한 것이다. 그래서 냉정함을 잃은 것이다. 지지율 하락은 한민 공조로 인하여 지휘부가 반노 연합 전선을 펼쳤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한민공조를 하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점차적으로 열린우리당으로 넘어 갔고 이번 탄핵안 공조는 한민공조의 결정판이었는데 이로 인하여 민주당의 존립 기반이 무너졌다.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개혁경쟁을 했어야 했다. 그렇게 되면 노무현 정권에 비판적인 많은 개혁 세력들이 민주당을 끝까지 지지해주었을 것이다. 지금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잘못이 얼마나 많은가? 이것을 지적하면서 개혁경쟁을 했다면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주었을 것이다.
결국 지지율하락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으므로 처방이 잘못된 것이고, 그로 인하여 탄핵안 주도라는 최악의 선택을 해서 민주당을 소멸의 길로 몰아 넣었다.
그리고 지휘부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술수에 말려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타협과 조정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고 가서 상호 간의 감정을 격화시키곤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되면서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식의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이므로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에는 침착함과 냉정을 잃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내가 지도부에게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할 것을 여러 번 강조했었다. 이번 경우도 보면 지도부가 제시한 사안은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도부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격한 감정 싸움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또한 급한 마음에 결정적인 악수를 두고야 말았다.
 
▼ 대자보 : 조순형 대표는 설훈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설훈 :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사람이라면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잘못한 것이 명백하다면 사과를 하면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는 것인데 지금 지도부는 도대체 반성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명백함에도 탄핵안 가결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고 나를 문책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나는 이미 탄핵안이 나올 때부터 지속적으로 탄핵안에 대해서 반대를 주장했었다. 나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탄핵 반대를 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사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는가?
지금 거리에 나온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난 시기 민주당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 그 사람들이 민주당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는 것이다.
결국 내가 우려하고 예측한 대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지도부는 사과를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인데, 오히려 민주당을 살리는 길을 제시한 나를 출당시키겠다고 하면서 몰아 부친다. 정말로 출당되어야 하는 사람은 조순형 대표다.
 
▼ 대자보 : 오늘 성명서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향후 대책은 있는가?
 
설훈 : 민주당에 대한 애정과 책임의식은 변함이 없으므로 민주당이 소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도부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만약 이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때 가서 거취를 결정하도록 하겠다.
 
▼ 대자보 : 탈당을 염두에 두는 것인가?
 
설훈 : 그 때 가서 결정하도록 하겠다.
 
▼ 대자보 : 그렇다면 향후 당내 투쟁 과정에서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은 당 내에서 얼마나 되는가?
 
설훈 : 24-25명 정도가 행동을 같이 할 것이다. 탄핵안을 반대하고 성명을 발표한 4명과 탄핵에 반대 입장을 취하다가 막판에 돌아선 사람과 그리고 탄핵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 사람들의 숫자가 그 정도고 그 정도의 사람이 행동을 같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대자보 : 민주당 내에서 탈당할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설훈 :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있어서 제지하고 있고. 행동 통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그렇게 될 것이다.
 
▼ 대자보 : 조순용씨와 고재방씨가 민주당을 탈당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설훈 : 호남의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다.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호남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중앙당에서 잘못 판단을 하여서 당의 유능한 정치 신인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므로 그 분들로서는 그런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전적으로 중앙당의 잘못으로 민주당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므로 정치 신인들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 대자보 : 일각에서는 민주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한 신당 이야기도 나오는데?
 
설훈 : 지켜봐야 한다. 아직 그런 문제에 있어서 뭐라고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대자보 : 추미애의원을 비롯해서 탄핵안을 반대하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 회견을 듣고 나중에 찬성 쪽으로 돌아선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설훈 : 안 그래도 추미애의원에게 이 말 좀 꼭 좀 하고 싶었다. 비록 당의 간부이고 여러 가지 내부 사정으로 인해서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은 이해가 되지만 결과적으로 찬성한 일은 잘못된 일이므로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할 때 사과한 후에 다시 나서는 것이 좋다. 지금은 평상적인 정치 상황이 아니라 정치가 전쟁처럼 되어 버린 상황이므로 자칫 잘못하면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추미애의원은 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있고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훌륭한 정치인이다. 이번 일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정말로 극단의 정치 과정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정치적으로 다치게 되면 추미애의원 개인 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에 있어서도 큰 아픔이자 손실이 된다. 무척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일은 사과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말을 추미애의원에게 꼭 전하고 싶다.
 
▼ 대자보 : 열린우리당에서 입당 제의는 들어오지 않는가?
 
설훈 : 그런 제의가 들어오기는 하는데 'No thank you' 라고 대답을 한다. 
 
▼ 대자보 : 설훈의원은 민주당에 연이 깊은 분인데, 민주당의 현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가?
 
▲민주당 입장을 비통하게 설명하는 설훈 의원     ©설훈 의원 홈페이지
설훈 :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침묵하였다) 안타깝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민주당의 몰락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가슴이 미어진다. 민주당이 심각한 위치에 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 사태를 막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그리고 민주당을 아껴주시는 분들께 대단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 대자보 : 네티즌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설훈 : 민주당이 창당 이후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리고 민주당이 소생할 가능성이 없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그 동한 한국의 여러 정당이 부침을 거듭해왔었다. 그러한 한국의 정당사에서 민주당이 가지는 역사성을 생각해 볼 때 민주당의 몰락을 막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도 괴롭고 안타깝다. 민주당은 수평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 문제에 있어 획기적 전환을 가져온 이 땅의 평화 개혁 세력의 정치적 구심체였다. 그러한 민주당이 현 지도부의 정치적 악수로 인하여 몰락의 단계에 접어들게 되니 그저 참담할 뿐이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침통한 표정으로 침묵하였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 통일을 위해서 이제까지 힘든 길을 걸어왔다.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이 땅의 민주주의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 일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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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14 [23: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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