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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은 4.19와 6월항쟁까지 팔아 선거하나?
우리당 국참본부, '3번째 시민혁명론'은 허구, 총선 승리위한 사실상 선거운동
노무현정부의 파병·부안사태에 대한 반성과 사과 선행되야, 시민운동 자격없어
 
백찬홍   기사입력  2004/03/01 [21:16]

노무현정권의 시민운동과 역사 팔아먹기의 끝은 어디인가

▲문성근씨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친위조직인 국민참여운동본부의 본격적인 활동계획을 밝히면서 ‘시민혁명’을 운운하고 나섰다. 총대는 얼마전 KBS의 ‘인물 현대사’를 진행하다 임의사퇴해 물의를 빚은 문성근씨가 맡았다.

문씨는 “지난 대선은 우리 역사상 4.19혁명과 6월항쟁에 이은 세번째 시민혁명의 시작"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최초로 개혁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회를 구성하는 것이 국민이 소망하는 시민혁명의 마무리"라고 주장했다. 국참은 또 ‘1백만 국민의 1인1정당 갖기 운동'을 통해 열린우리당 지지세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선 결과가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투표율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20대에서 40대 유권자의 투표율을 2% 끌어올리는 '투표참여 약속 운동'과 함께 '소액다수의 국민성금 모금운동'을 펼친다고 밝혀 지난 대선 때의 '돼지저금통 모으기’같은 유사한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국참에게 정말 묻고 싶다. 미국의 군정통치 지원을 위한 이라크파병,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탄압을 방불케하는 부안주민 무력진압, 새만금 밀어부치기, 네이스파동, 정략적인 대북송금특검 추진, FTA통과를 통한 농민죽이기, 화물연대등 노동자 탄압, LG카드파동에서 드러난 재벌봐주기등이 4.19혁명과 6월항쟁의 정신인가?

국참은 또 "3-4년 전부터 우리나라에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붉은악마, 노사모, 촛불시위 등이 생겨났다"면서 "이런 현상을 총선에 받아들여 선거를 즐거운 축제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붉은 악마와 촛불시위대, 대선전의 노사모가 원했던 것이 미국에 굴종하는 외교정책인가. 이라크 파병외과 대북송금특검외에 지난해 5월 노 대통령이 미국 방문때 발언한 ‘수용소 발언’ △미국압력에 의한 북한 경수로 공사중단 △시베리아 가스관의 북한 통과 배제 △덕수궁터 미대사관 부지에 대한 일방적인 제공발언등은 미국의 이익에 철저히 복종하는 숭미외교 그 자체였다.

2002년 대선 당시 젊은 세대와 개혁세력은 노무현후보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가진 나라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를 지지했고 노후보도 “단순히 사진 한 번 찍기 위해 미국에 가는 것이라면 거절하겠다”고 화답하면서 대미자주외교를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렇게 말하면 순진한 소리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또 수구보수세력이 국회의 다수를 차지해 자신의 개혁이 실패했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앞장서 반개혁 반동정치를 추진해왔다.

노정권이 취임 1년 동안 반개혁적 행위에 대해 시중에서는 이런 말이 회자된 바 있다. “이라크 파병은 ‘박정희’의 ‘월남파병’, ‘부안주민 무력진압’은 ‘전두환’의 ‘광주사태’를, ‘LG카드’파동은 ‘김영삼’의 ‘IMF사태'가 떠오른다”고 말이다.

필자가 노무현 정권을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은 그들이 맑은 정치와 개혁, 자주국가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면서 집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정권은 한나라당과 다를바 없는 불법대선자금을 수수하고 안희정, 최도술등 대통령 최측근들이 부정부패로 구속수감되는 등 구태정치를 보여주었다. 물론 반민족 수구집단인 한나라당의 행태와 그들에 협조하면서 지리멸멸한 모습을 보이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비판할 가치도 없지만 말이다.

새로운 정치운동가의 집산지인 국참은 그동안 보여준 노정권의 대국민 실망극을 되풀이하면서 시민사회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순수한 젊은 세대를 현혹해 더러운 정치판에 끌어들이고 자신들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역사와 시대정신을 짓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해 3월 노무현 정권이 이라크 파병을 추진하자 ‘어린이 도서회’라는 작은 단체들의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라크파병을 중지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어머니들은 “...전쟁은 살아 있는 목숨을 죽이고, 그들이 뿌리내리고 발붙이고 살아야 할 땅을 파괴합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은 이 속에서 고통받고 죽어갑니다. 여성들이 능욕 당하고, 자기를 지킬 힘이 없는 어린이들이 잘못도 없이 죽어갑니다. 참혹하게 짓이겨진 땅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도 몸과 마음에 남은 고통과 상처를 한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아이를 빼앗긴 어머니들은 충격과 슬픔으로 또 한번 죽어갈 것입니다. 살아남은 목숨들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닙니다. 어린이와 어머니, 여성의 절망은 우리 인류 모두의 절망이나 마찬가지입니다....우리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을 반대합니다.

아이가 고통받고 죽어갈 때 어머니는 넋 놓고 앉아 있지 않습니다. 자기 땅에서 고통받고 죽어 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의 땅에서 고통받고 죽어 가는 아이들을 보고서도 괴로움에 몸을 떨고 떨쳐 일어나는 것이 어머니 마음입니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지지와 파병 결정을 반대합니다. 수많은 우리 젊은이들을 죽게 하고, 그들이 또 다른 목숨을 죽이게 할 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목숨은 하나같이 소중하고 귀하며, 모두가 어머니의 아들들입니다...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물려 주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진실하고 참된 세상을 보여 주기 위해서 전쟁을 반대합니다.”
라는 절절한 성명을 발표했다.

국참은 시민혁명을 운운하고 4.19와 6월항쟁을 역사에서 끌어낼려면 지금이라도 어린이와 젊은 세대의 미래를 담보로 노무현 정권이 저지른 이라크 파병과 새만금, 부안주민 무력진압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노무현 정권의 사과와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

노정권의 반개혁과 반동정치에 협력하면서 이미지정치와 허울좋은 구호로 국민들을 속이는 우리당 역시 국참의 선동정치에 편승해 총선승리를 바라다면 총선에서 설사 승리하더라도 그 승리는 거품에 불과할 것이다. / 논설위원

* 필자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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