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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개혁 좌절되면 장렬히 전사하겠다'
한민공조가 민주당 '죽음의 길'로 내몰고 있어, 민주당 개혁성과 정체성 회복이 필요
추미애·소장파에게 힘몰아줘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견고, 총선에서 민-우 공멸해
 
장신기   기사입력  2004/02/26 [20:47]

민주당의 총선 전략과 관련해서 민주당 내 분란이 지속되고 있다. 조순형 대표는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진 채 추미애의원과 소장 개혁파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소장 개혁파 역시 자신들의 요구가 '민주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주장하면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훈 의원     ©설훈의원홈페이지
<브레이크뉴스>에서는 민주당의 복잡한 당내 상황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현재 추미애의원과 입장을 같이 하면서 소장 개혁파의 입장을 대변하고 주도하고 있는 설훈 의원과의 인터뷰를 하였다.

설훈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개혁과 정체성의 회복이 필요함을 역설했으며 조순형 대표와 만나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서 조순형 대표와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였다.

설훈의원은 소장 개혁파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 민주당은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하면서 민주당의 개혁과 정체성 회복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설훈의원은 민주당의 개혁이 좌절되면 민주당의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설훈 의원은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을 지킨 것이 정치적 명분이 있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의 깃발을 지킨 채 장렬하게 전사할 것이라면서 비장한 어조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브레이크뉴스 : 조순형 대표와 소장 개혁파가 대립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설훈 : 조순형 대표는 사람이 맑고 바른 분이기는 하지만 리더쉽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그 부분이 참으로 아쉽다. 조순형 대표와 대화를 통해서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하고 있는데 조순형 대표가 만나주지를 않고 있다. 한화갑 전 대표도 나서서 중재를 하려고 하는데 조순형 대표가 만나주지를 않아서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일이 꼬여만 가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조순형 대표와 소장 개혁파와 대립적인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되었는가?

설훈 : 조순형 대표가 추미애의원과 소장개혁파의 요구의 참 뜻을 잘 못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뭔가 잘못된 정보를 듣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안타깝고 답답하다. 우리의 요구는 조순형 대표를 물러나게 해서 개혁파의 입장을 세우겠다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당이 살기 위해서, 당 지지율이 10% 내외에 머물어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민주당의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개혁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들에게 새롭게 다가서자는 것인데 이것은 상식적인 일 아닌가? 이것이 조순형 대표나 정통모임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통모임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것은 민주당 분당 이전의 신주류 강경파의 주장과는 다르다. 다만 민주당 내 소장 개혁파가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생존의 기로에 선 민주당이 현 난국을 타개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므로 이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추미애의원의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설훈 : 추미애의원과는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데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약간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큰 것이 아니고 추미애의원과 대화를 통해서 이견을 해소하였다. 오늘(26일) 추미애의원의 성명서 내용이 온건하게 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원래는 추미애 단독 선대위원장을 주장했었다. 추미애의원이 민주당의 개혁성과 대중성을 높일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민주당이 추미애의원에게 힘을 몰아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바람직한 일이므로 그렇게 주장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조순형 대표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고 이 역시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면에서 조순형 대표의 역할과 능력은 충분히 인정하고 평가한다.

다만 조순형 대표도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으므로 조순형 대표의 단점을 추미애의원이 보완할 수 있으므로 조순형, 추미애의원이 이 번 총선의 민주당의 간판으로 총선을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사실 소장 개혁파가 한 달 전에 비공개적으로 우리들의 요구를 알렸는데 이것이 수용이 되지 않아서 공개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공개적으로 나서게 되면 부담이 있는데 요구가 반영이 되면 다행이지만 만약 반영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논쟁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당이 싸우는 것처럼 비춰지게 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당이 개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추락할 만큼 추락했고 지금 이대로 있으면 어차피 총선에서 죽게 되는데, 다른 선택의 길이 없다. 그러므로 추미애의원과 소장 개혁파의 개혁 요구는 당이 살기 위한 절박한 호소라는 점을 조순형 대표나 다른 당 지도부들이 인식을 해주었으면 한다.

▼브레이크뉴스 :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설훈 : 무엇보다도 한민공조라는 잘못된 전략을 취해서 오늘날과 같은 지지율 하락이 초래되었다. 한민 공조라는 잘못된 전략을 취해서 민주당의 지지자들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란을 느끼면서 열린우리당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

이것은 수치로서 증명된다. 조순형 대표 취임 이후 20%정도의 지지율이 나왔는데 지금은 그 절반인 10%다.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만큼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올라갔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하므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간 지지자들이 지금 전부 열린우리당으로 가버렸다. 그래서 민주당으로서는 두 배의 타격을 받은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 정통모임 등에서는 선거에 돌입하면 호남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전통적지지 세력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설훈 : 정통모임은 지금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정통모임 측에서 주장한대로 한 결과가 무엇인가? 한민공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민주당 지지자들이 전부 열린우리당으로 가지 않았는가?

이대로 가면 호남도 힘들다. 호남에 비록 민주당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시므로 개별 지역구 사정에 따라서 될 곳이 있겠지만 이대로 가면 호남에서도 민주당이 장담할 곳이 많지 않게 될 것이다.

호남이 이 정도면 수도권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이대로 가면 호남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부권까지 포함해서 민주당이 살아 남을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정이 이 정도로 절박한 상황임에도 조순형 대표나 정통모임의 현실 인식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안이한 현실인식과 한민공조라는 잘못된 전략이 민주당을 총체적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설훈 의원     ©설훈의원홈페이지
▼브레이크뉴스 : 소위 현재 '한민공조'가 현 국면에서의 단기적인 공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헌론과 결부된 중장기적인 전략의 결과라는 시각도 존재하는데 이것에 대한 견해는?

설훈 :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와 같은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 세력들이 결합하자는 시나리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현 상황에서 개헌론을 민주당이 들고 나오게 되면 결국 또 다시 '한민공조'라는 열린우리당의 공세에 말려 들게 된다.

한나라당 일부와 민주당의 통합은 우선 가능하지가 않다. 민주당 지지자들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그 정서부터가 다르다. 지지자들의 현실인식과 성향이 다른 상황에서 정치인들끼리 무슨 논리를 가지고 합칠 수 있겠는가? 당치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는 이야기다.

지금 개헌론을 이야기하면 또 다시 한민공조라는 열린우리당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고, 지금 민주당으로서는 이와 같은 비판을 더 이상 감당할 힘조차 없다. '한민공조'라는 말은 민주당을 죽음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불합리한 일이라고 해도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되면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되고 열린우리당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으로 가고 있는 것에서 증명된다.

이러한 상황에 있어서 당이 너무 둔감하다. 예를 들면 서청원 석방 결의안과 같은 경우는 원내 전략 차원에서 철수했어야 했다. 무기명 비밀 투표를 하게 되어 있으므로 개인적 연고 등으로 찬성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고 열린우리당에서 일부 세력들이 전략적으로 찬성을 한 후에 민주당에게 그 책임을 덮어 씌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시에 당연히 철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 뒤에 '한민공조'라는 지적으로 인하여 민주당이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가? 

▼브레이크뉴스 : 설훈의원은 총선에서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했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한가? 만약 민주당이 개혁을 하지 못하면 민주당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에 열린우리당으로 힘이 몰려서 통합의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설훈 : 아무리 민주당이 쇠락한다고 하더라도 전통적인 지지세가 존재하므로 분열에 따른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지금 이 상황으로 가면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휩쓸 것이다. 한나라당의 지지세력은 견고하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부정적인 모습 때문에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 투표할 때는 한나라당을 찍는다.

지난 대선의 경우도 단일화를 했었도 이회창을 후보를 간신히 이겼고, 97년 대선 때도 DJP 연합을 했는데도 간신히 이겼었다. 그 만큼 한나라당 지지세력은 견고하다. 민주당이 쇠락한다고 하더라도 기본 지지세는 존재하고 있으므로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의 하락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는 있으나 한나라당의 벽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 96년 총선에서도 국민회의와 당시 꼬마 민주당으로 나뉜 적이 있었는데 이 번 경우와 비교해서 보면 어떠한가?

설훈 : 96년의 경우는 국민회의에 정통성이 있었고 국민회의에 정통 민주 세력의 힘이 모였었는데 지금은 정확하게 반으로 나뉜 상황이다. 민주당이 아무리 쇠락하고 있지만 원내 제 2당이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약점이 많은 상황에서 분열에 따른 민주 세력들의 상처는 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상황은 96년보다 나쁘다고 볼 수 있다.

▼브레이크뉴스 : 만약 조순형 대표의 요구와 타협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일각에서는 소장 개혁파들의 탈당설도 나오고 있는데?

설훈 :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다. 소장 개혁파의 요구가 민주당을 살리기 위한 것인데 우리가 왜 탈당을 하겠는가? 지금 탈당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도 죽고 민주당도 죽게 된다.

민주당이 소장 개혁파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쇠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만 소장 개혁파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상황에서 침몰하는 민주당의 깃발을 지킨 채 장렬하게 전사할 생각이다.

우리가 민주당을 지킨 것은 정치적 명분 때문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다. 민주당이 개혁을 하지 못하게 되면 민주당으로서나 한국 정치에 있어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지만 우리는 정치적 명분을 지킨 채 장렬하게 전사할 생각이다.


설훈 의원은

1953년 경남 창원에서 독립운동가이신 설철수님(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의 3남으로 출생
1974년 고려대학교 문과대 사학과 입학
1975년 유신반대 시위로 고려대학교 문과대 사학과 제적
19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
1979년 형집행정지로 석방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7년 선고
1982년 형집행정지로 석방
1983년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창립 주도·상임위원
1985년 김대중 총재 비서로 정치활동 시작
1987년 평민당 마산 지구당 위원장
1988년 평민당 성북(갑) 지구당 위원장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수석 부대변인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도봉(을) 지구당위원장
1996년 제 15대 국회의원
2000년 4. 제 16대 국회의원 (현)
2001. 10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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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26 [20: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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