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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여당'의 '정신적 파탄'
열린우리당의 이라크 파병안 찬성은 정신적 파탄행위
 
장신기   기사입력  2004/02/13 [01:18]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전투병 위주의 정부안을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는 그 동안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개혁'이라는 정치 사회적 담론을 주도해왔던 열린우리당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당론이 순식간에 바뀌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열린우리당의 비주체적 허약성은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사당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점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는 데에 있다. 말로만 대미 자주니 뭐니 하면서 노무현 정권이 마치 대미 자주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요구에 하나도 어긋남이 없이 수용하는 종미 예속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 바로 노무현 정권이었다.

윤영관 전 외교 장관을 교체할 때 마치 정부내 자주파와 친미파 사이에 대립이 있고 정권은 마치 자주파를 중시 여기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지만 이는 '쇼'에 불과했을 뿐 장관 교체 이전과 이후에 노선 상의 변화라는 것은 없었다. 오직 정권이 규정한 말과 이미지의 변화만 있었을 뿐 본질은 예 전 그대로의 종미적 자세였다.

이러한 정치적 쇼에 열린우리당은 한 술 더 뜬다. 열린우리당은 창당할 때부터 노무현 정권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을 할 것이라고 했고 행정부에 대한 자율성을 가질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의 대표적인 사안이 바로 전투병 위주의 이라크 파병안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반대였고 이것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과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의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순식간에 당론을 변경하면서 전투병 위주의 정부안을 당론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문제는 전투병 위주의 파병안이 나오게 된 것은 부시 - 노무현 회담 이후에 규정된 한미 관계의 틀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파병 반대가 이뤄져야만 했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은 이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또한 못했다.

이는 햇볕정책에 대한 노무현 정권의 불철저함을 지적해야 하는 사안인데 이는 정권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야 하므로 정권에 대해서 미운털을 박힐 각오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서 열린우리당 내부에 진지한 논쟁이 오고 간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그와 같은 철학과 의지의 빈곤 속에서 형식적 반대만을 외치니 결국은 정권의 요구에 그대로 당론을 변경하게 되는 것 아닌가?

이는 결국 열린우리당이 이제까지 쇼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린우리당이 아예 처음부터 노무현 사당이고 노무현 정권에 올인하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었다면 '쇼'를 했다는 비판은 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이 모든 개혁의 중심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정작 중요한 국면에서는 '노무현'을 중심에 놓고 행동하는 노무현 친위부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참으로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작태이다.

과연 민주당이 분당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 내 다양성과 역동성으로 인하여 여당이 정부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탈당한 세력들이 주축이 되어서 만든 열린우리당은 지금 '노무현'에 환장한 집단으로 전락하였다. 어떻게 순식간에 당론을 바꿔서 부시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 수 있는가? 이런 식의 퇴행적 현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려고 멀쩡한 민주당에서 탈당하여서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는가? 정말로 한심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안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당론찬성은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정신적 파탄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고 노무현 정권과 함께 그들에게 있어서의 '자주'는 실체가 없는 선거용 구호에 불과한 것임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무엇보다 솔직해지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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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13 [01: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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