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천에도 센트럴파크!
[논단] 신라 때 중국 땅이름 베끼기, 지금은 미국말 섬기기
 
리대로   기사입력  2023/07/24 [20:03]

신라 때에 중국 문화를 섬기면서 중국 관직 명칭과 땅이름, 사람이름과 성씨까지 중국 것을 베껴서 썼다. 이때부터 우리 문화는 중국 곁가지였고 사대주의가 뿌리내려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라도 ‘전주’는 백제 때에는 ‘완산’이라고 했는데 신라 경덕왕 때부터 중국에 있는 ‘전주’라는 땅이름을 베껴서 그대로 썼다. 일본 식민지였을 때에는 일제가 일본처럼 한자말로 우리 땅이름을 바꾸고 사람이름을 강제로 일본식 창씨개명을 시켰지만, 일본에 있는 땅이름을 그대로 베껴서 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엔  우리 정부 스스로 미국식 창씨개명을 하고 미국 땅이름을 그대로 베끼고 아파트 이름과 길 이름까지 미국말로 지으면서 얼빠진 나라를 만들고 자주독립을 가로막고 있다. 

 

▲ 7월 1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청장 김진용) 앞에서 한글학회와 전교조인천지회 들 75개 학술 시민단체 대표들이 영어통용도시 추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리대로


며칠 전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청장 김진용) 앞마당에서 한글문화단체 대표들이 그곳을 영어통용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걷어치우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때 그곳에 갈 때에 나는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그 구청 옆에 있는 지하철역 이름이 ‘센트럴파크역’이었고 그 옆에 ‘센트럴파크공원’도 있었다. 나는 몇 달 전에 미국 뉴욕에 있는 ‘센트럴파크’란 공원에 가본 일이 있는데 그곳 땅이름과 똑 같은 공원이름이 인천에 있고, 그 주위 아파트 이름이 온통 미국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옛날 송도해수욕장이 있을 때 와서 물놀이도 했는데 그 옛 모습은 사라지고 큰 건물과 아파트 이름이 영어로 되어있어 우리다운 모습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라는 자들이 중국 한문만 섬기고 한글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때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 등 실학자들은 중국어를 공용어로 하자면서 한글로는 글을 쓰지 않고 한문으로만 글을 썼다. 그리고 중국 성리학만 섬기면서 당파싸움만 하다가 그 100년 뒤에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오늘날 그런 실학자들을 훌륭한 인물들로 받들면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면서 우리 짓밟기 바쁘다. 그래서 나는 그날 기자회견 때에 “중국 지배를 받을 때에는 중국 한문과 땅이름을, 일본 식민지였을 때에는 일본 말글을 섬기더니 오늘날 미국 지배를 받는다고 미국말을 제 말글보다 더 섬기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언제까지 자주독립국을 만들 생각은 안하고 이런 얼빠진 짓이나 할 것인가?”라고 외쳤다. 

 

이런 한심한 영어 섬기기는 30년 전에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외치면서 영어 바람을 일으켜 일어났다. 13년 전 대전시 유성구가 새로 생기는 마을이름을 ‘테크노동’이라고 바꾸어서 한글단체는 대전시 유성구청까지 찾아가 그 잘못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을 만나 건의해서 우리말로 바꾸게 한 일이 있다. 그런데 그 뒤에도 여기저기서 이렇게 미국 땅이름을 베껴서 쓰고 영어로 이름을 짓는 일이 일어났으니 답답하다. 이런 나라 망칠 일은 얼빠진 정치인들과 영어학원 업자들이 손잡고 계속 일으키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 MBN영어학원(회장 민영빈)과 영어학원업자들이 나서서 영어바람을 부채질했는데 오늘날 인천자유구역청 김진용 청장도 영어학원협회와 손잡고 그 짓을 추진한단다.

 

▲ 한글단체는 2010년 유성구청이 새로 생긴 마을이름을 영어로 테크노동이라고 지어서 유성구의회 의장과 구청장을 만나 우리말로 바꾸도록 건의해 바꾸게 한 일이 있다.   © 리대로


나라가 이렇게 미국 영어식민지처럼 된 것은 30여 년 전 부산 출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계화를 한답시고 영어조기교육을 외치면서 일으킨 영어바람을 그곳 출신 이명박씨가 더 심하게 만들더니 그곳 거제도 출신 문재인 전 대통령 때에 중앙정부 부처이름에 ‘벤처’란 미국말을 섞어서 ‘중소벤처기업부’라고 짓고 ‘뉴딜정책’이라고 미국 정책 명칭을 베끼면서 더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이명박씨의 고려대 후배인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을 영어 상용도시로 만든다고 나서고 있다. 이 꼴은 경상도 중심으로 일어난 신라가 중국화 한답시고 중국 문화 섬기면서 뿌리내린 사대주의를 그곳 출신들이 앞장서서 반복하는 꼴이다. 우연이겠지만 기막히게 닮았다.

 

이제 천 년이 넘게 중국 한문과 성리학을 섬기면서 뿌리내린 사대주의와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식민지 근성을 버리고 세계 으뜸 글자인 우리 한글을 살리고 빛내어 자주독립국을 이루자. 이것은 후손들이 어깨를 펴고 살게 할 우리의 의무요 시대사명이다. 오늘날 우리가 빨리 꼭 할 일은 외국말 섬기기보다 우리 말글로 자주정신을 키우고 자주문화를 꽃피우는 것이 다. 이 일은 큰돈과 힘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힘쓰면 될 일이며 나라와 겨레가 얻는 이익은 엄청나게 많다. 우리는 한글을 살리고 빛내어 반세기만에 선진국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우리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나라 밖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런 때에 외국말을 섬기는 일에 힘과 돈을 바치는 것은 복 떠는 짓이다. 이제 이 못난 짓은 그만하자. 

 

▲ 부신 출신 김영삼 대통령이 일으킨 영어 바람은 그곳 후배 문재인 대통령 때 더욱 심해졌고 박형준 부산시장으로 이어져 우리말을 짓밟고 교육을 망치고 있다. 이제 못난 짓 그만하라.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7/24 [20:0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이대로 2023/08/01 [10:53] 수정 | 삭제
  • runsaing 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힘이 모자라 미국이나 중국 문화와 겨루기 힘들다는 말씀 이해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런 패배의식을 가지고서는 그들 지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게게 모자란 것은 인구나 국력보다 자주정신과 자신감이라고 봅니다. 자주정신과 자신감을 키우고 함께 애쓰면 우리는 자주독립국이 되고 세계 문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글학회는 보수우익단체가 아닙니다. 자주개혁단체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을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 runsaing 2023/07/30 [09:59] 수정 | 삭제
  • 민족문화를 사랑하시고 수호하시려는 정신 존경합니다. 허나 현실은 우리의 문화기저가 아주 섬약하여 중화문화, 미국문화에 겨루기 어렵고 큰 흐름을 주도하기 어려운 여건(인구5천만, 9만키로)입니다. 현재 한류는 아마 미국문화와 우리문화를 융합한 결과라 보여지고 순수 우리문화라 보기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순수우리문화를 사랑하신다면 순수우리문화를 보다 많이 발굴하고 그 위에 창조를 많이 하여 들어오는 외래문화에 맞설 준비를 엄청 하셔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데 한글학회같은 보수우익단체들 그렇게는 하지 않고 원망의 목소리만 내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해결대응책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셔야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순수우리문화도 설자리를 찾을수 있지 않겠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