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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교육 시행한 김영삼 정부의 말로
[한글 살리고 빛내기59] 우리 얼말글 짓밟고 나라 망친 세계화정책, 나라 말아먹어
 
리대로   기사입력  2022/12/23 [22:55]

김영삼 대통령은 정권을 잡자마자 느닷없이 새로운 한국을 만들겠다고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면서 영어조기교육과 한자조기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면서 한글을 살려서 나라를 일으켰는데 민주투사라는 김영삼은 ‘大道無門’이라고 한자로 붓글씨를 써서 외국 정상에게도 주면서 국제화한다고 일본처럼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자고 하더니 세계화 한다고 미국말 섬기는 얼빠진 짓을 했다.

 

그렇게 한글로 일어나던 나라 기운을 짓밟고 국민 자존심과 자긍심을 짓밟아 나라살림까지 망쳤다. 그래서 국제통화기금에서 구제 금융을 받고 간신히 나라 목숨은 이어갔으나 많은 우리 기업이 국제 투기세력의 밥이 되었으며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잃고 노숙자가 되었다. 오로지 대권에 취하고 들떠서 정치를 하다가 코미디 같은 정책으로 나라를 말아먹은 것이다.

 

▲ 김영삼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정하고 영어조기교육 하겠다고 외쳤다.  © 리대로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면서 영어가 매우 중요한 언어가 되었지만 영어만 잘한다고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다. 조기교육을 하더라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우리 말글을 죽이지 않는 대비책을 세우고 해야 하는데 무조건 온 국민이 영어만 잘하면 되는 것처럼 떠들었다. 그때 세계화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진현은 영어는 세계 공통어로서 제2국어와 같다.”라고 말하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들 신문과 여러 방송이 영어만 잘하면 세계 1등 국민이 되고 선진국이 되는 것처럼 떠벌리고 전경련과 경총 들 경제 단체가 찬성하고 거들었다. 이렇게 나라가 완전히 영어에 미쳐서 날뛰는 것을 보면서 나라가 망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그렇게 되었다. 대학교까지 10년 동안 영어 공부를 해도 영어 한마디 못한다면서 그랬다.

 

10년을 영어 공부하고도 영어 한마디 못하면 먼저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 까닭을 살피고 개선책을 세운 뒤 시행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조기교육을 생각해 볼 것인데 무턱대고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영어 교육방법과 교재는 제대로 된 것인지, 그리고 선생은 잘 가르치고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개선한 다음에도 안 되면 조기교육을 하거나 그 부작용을 대비하고 하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공청회를 열고 국민과 전문가들 의견을 들은 다음 국민과 공감대를 이룬 뒤에 하자고 정부에 건의하고 하이텔과 천리안들 통신을 통해 그런 글을 계속 올렸더니 조선일보 교열부 신향식 기자가 공개토론회를 열 경비를 도와주겠다는 이가 있으니 조선일보 전태수 원로기자를 만나보라고 했다. 영어 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조선일보의 기자 모임에서 도와주겠다는 사람을 소개하겠다고 해서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다.

 

▲ 나는 사회봉사단체인 한얼회 이종대 회장이 추진하는 상록수학교협의회 창립대회에서 축하인사말(왼쪽)도 했다. 한 잡지에 난 한얼회와 이종대 회장은 의로운 사람이라 소개한 글(오른쪽)  © 리대로


그런데 지난번 조선일보가 한자바람을 일으켰을 때에 그 잘못을 따진 조선일보 노조 전태수 원로기자이기에 만났더니 조선일보와 관련이 없고 문맹퇴치운동도 하는 사회봉사단체인한얼회(회장 이종대)가 주는 깨끗한 돈이니 받으라고 해서 이종대 회장의 도움을 받아 흥사단 강당에서 공개토론회를 열기로 하고 교육부에 토론회에 나와서 그 정책 추진 계획도 밝히고 국민들 의견을 들으라고 했으나 교육부는 나오지 않았다. 이 중대한 정책을 정부나 한글학회 들 다른 단체들도 나서지 않는데 한얼회리는 조그만 사회봉사단체가 도와주어서 그 문제점을 토론하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잘못된 정책이란 결론을 얻어 교육부에 알렸으나 교육부는 서둘러 영어 조기교육을 1997년부터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걸 보면서 영어조기교육 뒤엔 미국이나 사교육업자 같은 보이지 않는 세력이 뒤에서 시키는 것으로 보였다. 그때 영어 조기교육 찬성자로 나온 답실리초등학교 교장은 방송에 자신 얼굴이 나오게 해달라고 내게 부탁하는 것을 보고 찬성하는 교육자의 정신 상태와 수준에 실망한 일이 있다. 그런데 영문과 교수이면서도 그 문제점을 꼼꼼하게 밝히는 대덕대 김미경 교수 같은 분이 있어서 고마웠다. 정부가 제 나라말과 겨레 얼을 짓밟아 나라가 망할 수 있는 중대한 정책을 공청회도 안 하고 시행하겠다고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언론과 학자, 교육단체들도 이 문제를 따지지 않는 것을 보고 서글프고 한숨이 나왔다.

 

그때 한자는 국제문자라면서 한자조기교육을 하고 일본처럼 한자혼용을 하겠다는 것은 막았으나 영어조기교육은 막지 못했다.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들들 다른 외국어도 잘하면 좋다. 그러나 영어만 지나치게 섬기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데 영어를 잘하면 좋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 우리 주장이 힘을 쓰지 못했다. 더욱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제 글자를 잘 써서 우리 자주문화를 창조하고 세계화하겠다고 나서야 할 판에 오히려 영어를 우리 공용어로 하자는 말까지 나오니 기가 막혔다. 영어가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정부와 언론이 선전하니 국민은 그게 나라 망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불나비가 촛불을 보고 날아드는 것과 같이 그 정책을 따르니 답답하고 한숨이 나왔다.

 

▲ 1995년 한글날을 앞두고 흥사단강당에서 한얼회 도움을 받고 한국바른말연구원 이름으로 영어조기교육문제 공개토론회를 얼었던 바른언론 보도기사.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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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2/23 [22: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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