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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수들의 노래한마당, 달구벌 달군다
13일 전국민족예술인대회, '흔들리며피는꽃5' 대구공연가져
 
김용한   기사입력  2003/12/13 [13:39]

▲지역의 민중가수들이 오랫만에 한 자리에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노래를 했다.     ©김용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부가 주최한 '흔들리며 피는 꽃5'의 한마당 행사(12. 10)가 펼쳐진 노래문화공 현장인 경북대학교 백호관을 찾았다.

이날 공연에서 줄곧 활동해 오고 있는 우리여기에 박창근(www.artmusician.com), 참세상 열린노래 소리타래(www.soritare.co.kr), 연대를 위한 노래모임 좋은친구들(www.rmgf.com)의 공연무대가 마련되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서울, 지방을 오고가면서 크고 작은 집회 현장에서 자신의 노래로서 대중들에게 감동과 삶의 의미를 심어준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도리어 짜여진 무대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영낙없는 노래꾼들인가 보다. 지난 1년은 고 효순. 미선의 현장을 노래로서 지켜냈고, 올해는 이라크 파병반대의 현장에서 어김없이 노래로서 사람들의 냉랭한 마음밭을 열어준다.

첫날 공연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민중가수들의 노래공연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사는 것이 정말로 힘들고 어려워서인지는 몰라도 예전처럼 문화공연 현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부쩍 줄어든 느낌이었다.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현장에는 이미 익숙한 얼굴들, 시민. 사회단체의 몇몇 회원들, 각 노래 일꾼들의 매니아만이 자리를 한 채 한해의 성과물을 논하고 마음 적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자리가 되었다.

지역의 민중가수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사람이 적으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언제 사람 수에 연연하던가요?"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들은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과연 한해를 얼마나 성실하게 그리고 성과 있게 마무리를 했는가가 가장 고민이다"고 말하면서 "여러분들의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달라"고 투정을 부려본다.

이날 노래마당은 그야말로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아무런 틀이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노래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관객들도 다소 익숙치 않았던 현장이라서 그런지 가수들이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우리끼리인데 편하게 즐기세요'라는 말에 머슥해 한다. 
 
비록 적은 수의 인원이지만 어느새 관객들도 출연진과 한마음이 한뜻이 된 듯 동화되어 환호를 보내고, 기쁨으로 노래를 맞는다.

가수 박창근씨는 소리타래에 대해 "팀원들이 한집에서 생활하고 유지해 가는 것이 힘있게 팀을 유지해 가는 비결이 아닌가, 타 팀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노래엔 자연과 삶, 생명이 담겨져 있다. 그의 목소리는 왠지 끌리는 호소력이 있다. 흔히 많은 사람은 그를 거리가수라 칭한다. ©김용한

또 "임정득(좋은친구들)씨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생기발랄하게 노래를 하고 있고, 열심히 노래를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그는 "대중들을 많이 만나야 일차적인 문제가 풀리는데...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가수, 제약이나 어떠한 구애됨도 없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작은 체구 속에서도 넘치는 생명력과 호소력이 있다. 그는 혼자서 노래를 부르지만 결코 혼자이지 않다(좋은친구들의 가수 임정득).     ©김용한

가수 임정득도 다른 팀을 칭찬한 자리에서 "창근 선배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음악에 대한 다양성, 창작성이 돋보이고 노래 속에서 묻어나는 잔잔한 힘이 부럽다"고 말한다.

또 소리타래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가장 부럽고, 나에 대해 크고 작은 일에 관심을 가져주면서 어드바이스 해 주는 것이 가장 고맙다"고 하였다.

그는 "혼자공연을 하면서 어떤 말, 어떤 내용이든 간에 솔직해져야하고 내가 느끼고 행동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음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신념을 갖는 것, 내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진솔하게 전해주고픈 마음뿐이다"고 말한다.

▲소리타래, 지역의 민중가수를 대표할 정도로 익숙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지난 1년동안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고 미순, 효순의 죽음을 위로하는 촛불집회를     ©김용한

예재창(소리타래)씨는 "관객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아무런 제약, 틀 없이 공연을 해냈다는 것은 우리의 의도와 맞아 떨어졌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오래하는 팀, 묵은 음악을 하는 팀으로서 남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힘이 있고 자신감 넘치는 정득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창근씨는 자신의 노래에 호소력이 있고 느낌이 좋은 친구여서 내가 도리어 많은 것을 배운다"며 이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시간 30분 가량 남짓한 공연은 출연진 가수들이 총출동한 무대 속에 우리에게 익숙한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을 끝으로 민중가수들 노래공연의 막은 내려졌다. 이들은 또다시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노래할 것이다. 어김없이 우리 삶속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며 끊임없이 '자유', '삶'에 대해 노래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편, 11일 오후 7시 경북대 백호관에서 극단 '함께사는 세상'에서 마련한 비정규직의 애환과 삶을 표현한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공연이 막이 올려졌고, 12일 날에는 지역의 민중 풍물패인 매구, 소리광대, 한사위, 유성준판소리연구소 등의 '판2003'의 다채로운 무대로 채워졌다.

한편, 13일 오후 5시 영남대학교 인문관에서는 '2003전국민족예술인대회'가 펼쳐진다. 이날 행사는 문화공연, 시상식 등으로 이어지며 한해의 성과에 대해 서로 돌아보며 위로하는 자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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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2/13 [13: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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