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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에 예결위원까지… 與 거침없는 '당선 보너스'
1차적으로는 후보 자극, 궁극적으로는 유권자 유혹
 
장관순   기사입력  2015/03/31 [01:13]

광주 서구을 후보에는 최고위원, 서울 관악을 후보는 예산결산특위 위원, 다른 후보에게는 '보직 백지수표'…. 새누리당이 4·29재보선 후보들에게 '당선 인센티브'를 줄줄이 공약하면서 지역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예산 폭탄'을 활용한 득표전술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30일,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 예결위원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주거시설 등을 해소할 예산을 우선 챙길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얘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곳은 안전을 포함해 중요한 현안이 많다. 오신환 후보가 당선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 가장 먼저 예결특위에 모셔서 지역현안을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도 "오 후보가 당선되면 예결위원 선임은 말할 것도 없고, 오신환이란 이름으로 특별법을 만들어서 위험한 주거생활을 하고 있는 국민들을 보호할 대책을 만들겠다"고 거들었다.

 

이에 따라 오 후보는 당선만 되면 자동적으로 예결위원이 돼, 수백조원의 내년도 예산을 주무르는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새누리당의 '당선 인센티브'는 이에 앞서서도 계속 나왔다. 경기 성남중원의 신상진 후보와 인천 서·강화을의 안상수 후보는 '보직 백지수표'를 받았고, 광주 서구을의 정승 후보는 최고위원을 김 대표로부터 보장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성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에서 3선의원으로 당선되면, 신상진 의원이 원하는 제일 중요한 보직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25일에는 인천 지역을 찾아 "안상수 후보가 당선돼 '지역발전을 위해 꼭 맡고 싶다'는 당직이 있으면, 무슨 당직이든 빼앗아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6일에도 광주 서구을 지역을 방문해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남 발전 예산을 싹쓸이하듯, 정승 후보도 광주 발전 예산을 엄청나게 갖고 오게 하겠다. 정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당선 인센티브'는 1차적으로 후보자들의 당선 욕구를 자극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산폭탄'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부풀리는 효과를 낳는다. 제시된 보직들이 결국 '지역발전을 위한' 것이거나 '예산을 많이 따낼 수 있는' 것들이란 점에서 그렇다.

 

김 대표는 실제로 당선 인센티브 공약 때마다 '그동안 야당이 예산을 얼마나 가져왔더냐'며 자신들의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웠다. 국회 관계자는 "집권당이니 예산에 대한 자신감이 있겠지만, 예산폭탄을 실제로 터뜨릴 수 있을지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렸을 뿐"이라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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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3/31 [01: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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