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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내가 아직도 크레인에 있는 이유'
[김진숙 직찍 동영상] "정리해고 철회 때까지 크레인 지킬 것"
 
편집부   기사입력  2011/06/28 [15:27]
 
아래는 한진중공업에 대한 법원의 강제 퇴거 대집행이 있었던 27일, 85호 고공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의 전화통화 내용 전문입니다.
 
두 번째는 김진숙 위원이 지난 18일 자신이 직접 촬영한 85호 고공 크레인에서의 생활상과 크레인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그리고 지금도 내려올 수 없는 이유를 진솔하게 밝힌 동영상과 발언 내용 전문입니다.
 
세 번째는 27일 오후에 실시된 법원의 강제 퇴거 대집행 장면 전 과정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세 영상과 발언 전문은 모두 'Plog TV'(
http://www.plogtv.net/)에서 제공했습니다.  
 
 
[김진숙 위원과 전화 통화 전문-6.27]
 
"노조 집행부 합의, 너무 충격적이고 배신감 느껴"
 
※김진숙 위원을 비롯해 85호 크레인에서 최후의 사수를 하고 있는 한진 노동자들에 대한 침탈이 임박한 가운데 김진숙 지도위원과 통화를 했다. 현재 전기공급이 차단되는 바람에 휴대전화 배터리가 거의 소진되기 직전에 통화한 것이어서 결국 끝까지 김진숙 위원의 이야기를 다 듣지는 못했다.(Plog TV 주)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 통화 음성
 
여기는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있는 김진숙입니다.
 
오늘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집행관들이 들어와서 아무 무장하지 않은 조합원들을 끌고 갔습니다.
 
행정대집행이라는 게 사측이 법원에 제기했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건데요. 정문에서 노동조합까지는 허용이 되고 생활관에 대해서만 그렇게 됐던건데 여기까지 들어와서 조합원들을 강제로 끌고나갔던 행위, 그리고 조합원들이 여기 크레인 위에 올라와서 계단에서부터 쭉 밧줄로 묶고 있었는데 그걸 강제로 끄집어냈던 그러한 아주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하여튼 자기네들도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빠지고 지금 용역들이 들어와 있어요. 용역들을 이용해서 이 크레인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배터리도 연결이 안 되고 전기도 끊어진 상태고 저녁만, 아까 가족들이 울며불며 해가지고 겨우 저녁식사만 공급이 된 상황이고 하여트 뭐 깜깜 절벽입니다. 그래서 무슨 사고가 날지 잘 모르고.
 
이 상황에서 집행부가 노사합의를 했다라는 얘기를 조합원들이 끌려나가는 상황에서 들었어요. 너무 충격적이고 배신감 느끼고.
 
사실은 어제부터 그런 조짐이 있었죠. 조합원들하고 두시 반부터 간담회를 저녁 내도록 하면서 지회장이 현장복귀 선언을 하겠다 거기에 대해서 비해고자들까지 다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회장이 계속 고집을 부리고, 중간에 휴식을 했는데 이후 간담회때 안 들어왔어요.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선언을 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못하게 노조사무실 입구부터 쭉 막고 점거를 했었죠. 메일로 보도자료를 뿌렸다 하더라고요.
 
우리는 그렇게 끌려가는 상황에 사장님하고 지회장님이 만세를 부르면서 아주 화기애애한 사진을 봤습니다. 사실은 집행관들한테 끌려나가는 장면보다 그게 더 처참했습니다. 정리해고 당한 조합원들이 살겠다고 이렇게 싸우는데 지회장이라는 사람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금속산별노조이기 때문에 지회장이 백 번을 직권조인을 해도 그건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다 아는 사람이 그렇게 했다는 거는 이 투쟁에 찬 물을 끼얹겠다는 의도로밖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요.
 
저는 하여튼 끝까지 싸울 겁니다. 저는 처음에 올라왔을 때부터 요구조건이 한 가지밖에 없었어요. '정리해고 철회.' 그런데 정리해고 철회에 대해선 아무런 논의가 없습니다. 합의사항 중에.
 
저는 하여튼 그 한 가지를 위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는 끝까지 크레인을 지킬 겁니다.
 
지금 우리 조합원들이 대부분 끌려나가고 일부 몸이 안 좋고, 굉장히 춥습니다. 여기가 지금 바람도 많이 불고, 어둡고, 하여튼 몸이 안 좋고 뭐 이런...(배터리 방전으로 통화 중단)  


 

[김진숙 위원이 직접 촬영한 85호 크레인에서의 생활] 

▲김진숙 지도위원이 직접 촬영한 크레인에서의 생활

동영상에 담긴 김진숙 위원의 멘트 전문
 
저 달력의 여자 분이 1월달 달력인 채로 1월 6일 날 제가 올라왔으니깐요. 저렇게 팔을 높이 쳐들고 6개월째 저러고 벌서고 있습니다.
 
이 벽에는 우리 조합원의 아이, 채연이가 그려준 그림. 그 아이가 지금 용역깡패들에게 가로막혀서 이 공장에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까 정문 앞에서 울고 있는 사진을 봐서 너무 마음이 아파요 지금도.
 
여기는 양말. 양말이 뒤꿈치가 다 뚫어졌어요.(웃음) 속옷은 걷었어요.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여기 호야라는 화초가 저 인간들의 속세를 내려다보면서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여기는 우리 조합원의 아이, 여섯 살짜리 유주가 “이모 힘내세요. 유주 올림.”이라고 저게 제 얼굴이라고 그려준 그림인데, 하여튼 내가 저렇게 생겼겠거니 하고 있습니다.
 
딱 베게 하나 크기죠? 방이. 제가 생활하는 공간이 둘이는 못 눕습니다. 이 달력 하나 폭 정도 되는 공간이에요. 그러니까 전기장판이 거의 반으로 접혀있습니다.
 
여기 보온병 폭탄이 하나 있습니다. 굉장히 커요. 특공대가 들어오면 저거 하나 던지면 다 몰살합니다. 미리 무기를 공개하는 이유가 알아서 하시라고요.
 
여기가 난간입니다. 처음에는 여기서 밖이 바로 뚫여있는 구조니까 잘 걷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바람이 불면 굉장히 흔들립니다. 난간이 밑에 지지대가 있는 게 아니라서 많이 흔들려요.
 
그 다음에 이게 제가 밥을 매달아 올리는 밥 보따리. 하루 세 번 저 바구니를 통해서 저의 식량이 조달되고 있습니다. 이 롤러를 통해서. 지상과 연결된 유일한 생존의 끈입니다. 이게 배수구입니다. 두 번째 설치를 한건데요. 처음에 설치를 했다가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날아가 버렸어요. 배수구까지. 그래서 새로 설치를 한 거구요.
 
그 다음에가 우리 조합원들의 아이가 들어오면 주려고 사탕하고 동화책하고 과자하고 준비를 해놨는데, 아이들이 오늘(6월18일) 못 들어왔어요. 들어오면 줘야죠.
 
그리고 이게 용역깡패들이 들어오는 날, 제가 준비한 살상 무기입니다. 볼트요. 조선소 볼트 맛은 맵습니다. 저거라도 집어던지면서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평화와 불안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이게 방울토마토요. 그 다음에 이게 딸기랑 상추요. 딸기는 두 알 추수해서 먹었습니다. 방울토마토는 익기만 기다리는데 하여튼 등록금이 비싸서 빨리 안 익습니다. 아직도 새파래요.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우 카메라가 되게 무겁네요, 이게.
 
저 건너편에 하얀 건물이 우리 조합원들이 생활하는 생활관입니다. 6개월을 파업을 하면서 집에도 못가고 저 생활관에서 먹고자고 생활을 했는데, 회사에서 조합원들한테 퇴거가처분 신청을 해서 그게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래서 저기서 먹고자던 조합원들을 나가라는 명령서가 떨어졌어요. 참 잔인하죠. 그러니까 정리해고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뿐만 아니라 대부분 김해 사원아파트에서 여기까지 하루에 2시간씩 왕복 출퇴근을 하던 사람들인데 집에도 퇴거 명령서가 날아온 상태죠. 이미.
 
저기 담벼락에 바퀴벌레들(용역)이 쫙 있어요. 보이시나 모르겠네. 하여튼 줌했다치고. 저 담벼락에 늘 저렇게 닭장차가 와서 있습니다. 처음에는 뭐 불편하기도 하고 좀 그랬죠. 불안하기도 하고. 근데 이제는 뭐 공존하고 있습니다. 쟤네들 왔다 갔다 해도 뭐 왔나보다 이러고.
 
저기가 우리 사수대가 생활하는 공간이고요. 저기도 크레인이 보이죠? 크레인이 이게 삼십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곳곳에 녹이 슬고 제가 시간만 되면 도장을 다시 했으면 좋겠는데 바빠요.
 
이게 제가 올라온 계단인데 안 보이겠죠? 깜깜해서. 완전히 직각입니다. 여기는 거의 철근 하나만 놓여져 있는 직각의 계단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첫날 올라올 때는 몰랐어요. 그냥 너무 마음도 급하고 문을 쇠 절단기로 자르고 오는 게 너무 힘들어가지고. 그냥 마음만 바쁘고 하여튼 날 동트기 전에 올라와야 하니까. 마음이 너무너무 급해서 올라 올 때 잘 몰랐는데 올라오고 나서 보니까 무섭더라구요.
 
그냥 제가 보는 전경은 한정돼 있습니다. 늘 똑같아요. 계절이 바뀐다고 해서 꽃이 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가 날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늘 이렇게 녹슨 쇠를 더불어 살아야 되죠.
 
제가 만든 헬스장입니다. 이렇게 낡았어요. 이게 배선인데 이렇게 형편없이 돼 있습니다. 아구 (카메라) 무거워라.
 
그 다음에 이건 최근에 올라온 건데, 여름을 맞이해 물을 많이 쓰고 보내야 하니까 수도 시설을 했습니다. 물이 나오네요. 물이 늘 나오는 게 아니라 제한급수입니다. 밑에서 물을 쓰면 여기까지 너무 높으니까 이게 수압이 딸려서 안 올라와요. 다 집에 가고 퇴근하면 그때서야 물이 올라오니까 받아서 쓰지요. 저기 바리케이드 쌓아놓은 거 보이시죠? 사측에서 저 동문 쪽에 용역깡패들이 새카맣게 서있는데 이게 멀어서 잘 안보이네요.
 
내가 여기에 올라온 이유
 
제가 여기를 왜 올라왔는지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더러 계세요. 한진중공업이 그게 91년도였죠. 대한조선공사를 한진중공업이 인수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 6명의 노동조합 위원장이 있었어요. 한 사람은 임기 끝나고 나서 고성, 율도 이런 데로 내 쫓겨 다니고 그러다가 결국 작년에 명퇴하고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구속됐다 해고 됐고요. 그리고 두 사람은 죽었습니다. 임기를 무사히 마친 위원장이 한 사람밖에 없었어요.
 
그 정도로 사측의 탄압. 이 노동자에 대한,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잔인한 기업이에요. 아주. 2003년도에 구조조정이 있었죠. 650명이 대상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이 2년을 투쟁을 했어요. 노사가 합의를 했습니다. 어겼어요. 사측이. 2년을 싸웠는데 그 약속을 어겼습니다.
 
그날 밤에 김주익이라는 새끼가 셋이 딸린 애비가 비오는 날 밤에 이 85호 크레인을 혼자 올라왔습니다. 129일을 여기 매달려 있었어요. 저는 그냥 밑에서 올려다보기만 했었죠. 지금도 기억나는 게 주익씨가 굉장히 덩치가 커요. 키도 굉장히 크고. 그런 사람이 이 계단 난간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어요. 그게 그냥 애처롭고 안타깝고. 근데 그때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이 난간을 뒷짐을 지고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구부린 채 왔다 갔다 했는지를 잘 몰랐죠. 제가 여기를 올라와보니까 그 사람이 이런 날은 이런 생각을 했겠구나. 저런 날은 저런 생각을 했겠구나. 그래요. 이제 와서.
 
결국 이 크레인 위에서 129일 만에 목을 맸습니다. 그 시신이 저기 놓여져 있던 자리가 있어요. 2주일 동안 장례를 못 치렀죠. 시신이 내려가지 못했죠. 아무 노사 간의 진전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나서 129일 만에 목을 매고, 2주일 만에 여기가 4도크입니다. 저기 물 들어와 있는거 보이시죠? 저기가 지금은 물이 채워져 있는데. 배가 얼마 전에 나갔기 때문에. 저기가 맨 도크입니다. 깊이가 굉장히 깊어요. 곽재규라는 노동자가 저기 도크 바닥에서 2주일 만에 다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정리해고를 막아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7년을 불안한 평화가 이어지다가 마침내 재작년에 다시 사측이 정리해고의 칼날을 빼들었습니다.
 
저는 여기 올라온 게 그냥, 한 가지밖에 없어요. 정리해고 철회해라. 그리고 재작년에 그 정리해고에 맞서서 싸우고 노사가 합의를 했습니다. 구조조정 중단하는 걸로. 그 약속을 지키라는 것밖에는 없어요. 그 약속 하나를 지키라고 요구하는데 164일 동안 아무 대답이 없네요. 대답할 때까지 기다려야죠.
 
제가 어떻게 내려 갈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6월 10일 날 희망버스가 다녀갔습니다. 제가 노동조합을 30년 가까이 해요. 근데 너무너무 신선했습니다. 너무 저도 놀라웠고. 각 개인이, 어디 단체나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이 물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도 계셨지만 그건 조직과는 별개의 차원이었으니까. 자기 돈을 내고 서울이고 수원이고 광주고 순천이고 전주에서 버스를 타고 왕복 10시간이 넘는 거리를 여기를 온다. 그것도 저를 아는 분들도 계셨지만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어디 책을 통해서 혹은 어디 귀퉁이 실린 언론을 통해서 사람이 죽어나 내려온 크레인에 누군가 다시 올라가서. 그때 당시(6월11일) 157일이었으니까요. 157일을 매달려 있다면 어떤 사정인지 궁금하시기도 했을 거고, 어디에서 있는 건지 걱정도 되셨을 것이고, 그렇게 1,000명에 가까운 분들이 오셨습니다.
 
그걸 막겠다고 사측이 용역깡패를 20억을 주고 계약을 했답니다. 그 돈이면 170명 해고된 노동자들의 연봉의 3분의 1입니다. 용역깡패들을 동원해가지고 그 노동자들, 조합원들을, 돌멩이 하나 쥐지 않은 노동자들을 무참히 짓밟았어요. 제가 그 광경을 여기서 다 눈뜨고 봤습니다. 그날부터 잠을 못자요. 놀랍다기 보다는 너무너무 참담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입안이 다 헐어서 밥을 제대로 못 먹다가 일주일 가까이를. 어제부터 조금씩 먹기 시작했어요. 결국 저를 보겠다고 오신 분들이니까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근데 컨테이너 박스를 2층으로 쌓고 그걸 또 용접을 하고 물샐 틈 없이 이 사람들이 방어를 했습니다. ‘폭도’들에 의해 공장이 점령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
 
사측에서 하는 얘기는 ‘국가 주요시설이기 때문에 그렇다.’ 근데 그렇게 주요한 시설을 왜 필리핀으로 빼갑니까? 지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의 본질은 사측이 이 공장(영도조선소)을 정리를 하고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옮겨가려는 겁니다.
 
3년 동안 영도조선소는 수주가 한 척도 없었어요.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는 63척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단협(단체협약) 위반입니다. 필리핀 공장을 건설을 할 때 노사가 합의를 했어요. ‘필리핀으로 수주를 일방적으로 받지 않는다.’ 그건 영도하고 같이 받는다는 얘기였지요. 그리고 그걸(필리핀 수빅조선소 건설) 빌미로 구조조정 하지 않는다는 걸 합의를 했어요. 그것조차 어겼습니다.
 
170명을 정리해고하고 그 명단을 발표한 다음 날, 이른바 그 수주를 한 척도 못 받았던 무능한 경영진은 174억 원의 주식배당금을 챙겨갔습니다. (잠시 침묵) 제가 어떻게 내려 갈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그렇게 용역들에 의해서 점령당한 공장을 담을 넘어서 들어오셨어요. 그걸 또 용역들이 막고 경찰들이 막고 그 과정에서 또 충돌이 있고. 2명이 연행됐다가 불구속으로 풀려나셨고 사측에서는 김여진씨, 공선옥씨를 필두로한 25명을 고소, 고발했다 하더군요. 막장기업입니다. 여기는. 이런 기업에서 노동자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살았겠습니까. 3년 전에 임단협도 아직 체결이 안 된 기업이 대 한진중공업입니다.
 
아…. 저녁이면 여기 나와서 이렇게 봐요. 그러면 저기 사람들의 마을에 불이 켜집니다. 아직은 어둡지 않기 때문에 불빛이 그렇게 반짝거리지 않는데 은하수 같아요. 그러면 생각하죠. 아, 저기서 누군가 가정에서 일하러 나간 아빠를 기다리겠구나. 그리고 일하러 나갔던 노동자들은 집에 돌아가 불을 밝히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저녁을 먹겠구나. 우리 조합원들이 그런 일상을 빼앗긴 지가 6개월이 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고 씻고 출근하고 일하고 저녁이면 퇴근하고 그런 일상들이 너무나 절박한 공간입니다. 너무너무 애절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이들이 와요. 아빠가 집에 못가니까. 그 가족들을 용역들이 막네요. 못 들어 와서 애들이 밖에서 울고불고 그걸 지켜보는 아빠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죄를 많이 짓네요. 돈 때문에. 돈 하나를 위해서 인륜을 져버리고 도덕을 져버리고 천륜을 져버리고 양심을 져버리는 이게 자본입니다.
 
7월 9일 오세요, 뜨겁게 만나겠습니다
 
7월 9일 날 2차 희망버스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날 이 싸움 끝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185대가 와서 당신들이 얼마나 부도덕한 짓을 하고 있는지, 당신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을 지금까지 해왔는지를 굳이 목청 높이지 않더라도 굳이 구호를 외치고 성명서를 낭독하지 않더라도 그냥 온 사람들의 면면들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로 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우리는 6월 11일 보여줬어요. 그래서 사측이 대노했다 합디다. 전 기뻐요. 그 사람들을 대노시킬 수 있어서. 그 사람들이 우리 말에 뭐 눈이나 하나 깜짝 합디까. 164일을 이러고 있어도 조남호 회장님한테 저는 투명인간입니다.
 
아, 저기 배가 또 가네요. 배타고……. 아 근데, 그런 얘기 뭐 하러 하겠습니까. 노을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오늘은 노을이 없어요. 그냥 갔어요. 해가. 인사도 없이.
 
이제 더 보여드릴게 없네요. 하여튼 7월 9일 날 오세요. 오시면 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조남호 회장님한테는 안 보이는 투명인간, 김진숙이가 여러분들의 눈에는 보이길 바랍니다. 7월 9일 날 뜨겁게 만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7일 오후 3시 한진중공업 강제 대집행 장면]


▲27일 한진중공업 강제 퇴거 대집행 장면

강제집행 마지막 순간까지 한진중공업 노동자 분이 찍어 주신 영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세요!(Plog TV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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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6/28 [15: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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