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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절망한 국민들에게 10년 더 기다려달라고?"
[나는 왜 복지국가 단일정당을 말하는가②] 복지국가와 진보정치의 길
 
편집부   기사입력  2011/05/16 [14:43]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가운데).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서 한 연사의 발언을 듣는 가운데 두 손 모아 무언가를 염원하고 있다.     ©대자보 박진철

저는 진보신당 부대표이고, 오늘 여러분과 함게 출범식을 하고 있는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에서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용진입니다. 반갑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 다 예쁜 따님이 있으시거나, 잘 생긴 아드님이 있으시거나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혹시 잘생긴 총각이, 훤하고 멋있게 생긴 총각이 따님에게 와서 "사랑합니다. 그러니까 결혼합시다. 그러나 10년 뒤에 합시다. 한 20년 뒤에 할까요?"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여러분은 허락하시겠습니까? (청중들 '아니오' 대답) 

제가 요즘 '진보정치의 길'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지금 당장이 아니면 10년 뒤, 20년 뒤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작년 10월, 오늘 이 자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학을 해오신 이상이 공봉본부장 님께서 복지국가 담론을 전파하기 위해 만들었던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의 창립 5주년 행사에서 제가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 반성해야 된다. 집권세력이었던 민주당이 역사적인 과제에 대해서 무지했다면, 우리 진보정치 세력은 역사적 책임에 대해서 오만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만들게 된 것 아니냐"라고 하는 반성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성의 결과로 복지국가라고 하는 시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분 앞에 앞장서겠다는 다짐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 사회를 보고 계시는 안유택 진보신당 경기도당 부위원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고 계신 진보신당의 많은 뛰어난 활동가들이 지난 4월 16일 '복지국가 진보정치연대'라고 하는 단체를 결성했습니다. 복지국가 단일정당 그리고 복지국가의 실현을 위해서 앞장서 뛰겠다고 하는 이 단체의 출연이야말로 저는 진보정치 세력이 국민들 앞에 내놓은 자기 반성문의 첫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지국가 건설이라고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하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보정당 안에서는 복지국가 단일정당을 이야기하면 '혹시 진보정치의 길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예, 진보정치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진보정치가 여전히 원칙적인 이야기만 하고 국민들의 당장의 삶과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구체적이거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 그래서 어찌 보면 무책임하고 어찌 보면 무능한 것 아냐냐라고 하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벗어나지 못 한다면 진보정치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의 장기 집권 그리고 온 국민이 한 조각의 희망도 없이 절망의 나락에서 허덕거리고 있는데 운동의 내부 논리, 진보정치 내부의 이야기만 집중하면서 국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그런 태도가 혹시 진보정치의 길이라면 우리의 길은 진보정치를 포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의 정치연설     ©대자보 박진철
하지만 저는 오늘 이 자리, 그리고 저희들이 가고자 하는 복지국가 단일정당의 길, 복지국가 건설의 길은 진보정치를 포기하는 길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더욱 확장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길이라고 감히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문제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풀어낼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여러분 맞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보정치의 길입니다.

진보정치가 국민의 헌법적 권리인 교육을 받으러 학교에 갔을 때 책도 주고, 책상도 주고, 교육도 시키고, 밥도 줘야 하는 것이 마치 군대를 가면 총도 주고, 군복도 주고, 밥도 먹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국민에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진보정치의 길 아니냐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보정치의 길이고 복지국가가 가야 할 길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용진에게 '진보정치의 길이 아닌데 너무 조급한 거 아니냐', '복지국가 단일정당 너무 급하게 가려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여기서 얼마나 더 걸려야 합니까. 1956년 조봉암 선생의 진보당으로부터 55년입니다. 87년 6월항쟁으로부터 24년입니다. 민주노동당을 창당해서 진보정치가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던 날로부터 무려 11년이 흘렀습니다.
 
기다림에 지쳐버린 국민들한테 진보정치가 약속한 이야기를,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 다시 10년, 다시 20년을 더 기다리고 말씀 드리는 것은 저는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여러분들에게 약속합니다. 복지국가 단일정당으로 지금 당장 내년 총선,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을 만들어내겠습니다. 그것이 국민들에게 내리는 우리들 약속의 실현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러니까 10년 있다가 결혼합시다.' '사랑합니다, 너무나 사랑하니까 우리 20년 뒤에 결혼을 약속합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받아줄 어떤 사람도 없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니 10년 뒤 집권할 때까기 기다려 달라, 너무나 사랑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이니까 20년 뒤까지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진보정치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던 진보정치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세상을 바꾸겠다는 당신과의 약속을 실천할 테니까 여러분들도 내 손을 잡아주고 여러분도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길이라고 저는 여러분들 앞에 주장하고 함께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많은 내빈 여러분, 회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우리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서 한걸음 나아갑시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같이 손 잡고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만들어냅시다. 그렇게 박용진이,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가, 그리고 저희 진보신당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기사는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가 지난 5월 12일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서 한 정치연설 전문입니다. 박용진 부대표는 현재 복지국가 진보정치연대 공동대표, 복지국가 만들기 국민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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