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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남자들, ‘권력투쟁이냐 국정농단이냐’
[김주언의 뉴스레이다] 권력실세의 전횡,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
 
김주언   기사입력  2010/07/25 [07:48]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성희롱 망언은 이명박 정부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강 의원이 대학생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내뱉은 망언은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국민을 어떻게 보느냐를 여실히 보여준다. 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사돈이다. 강 의원의 망언은 ‘마사지 걸’ 발언 등으로 유명한 이 대통령을 능가한다. 강 의원의 코미디 연출에 가려져 있지만, 우리 사회를 더욱 코미디로 만든 사건은 ‘영포라인’ 등을 둘러싼 이명박 정부 권력실세들의 꼴불견 싸움이다. 이러한 꼴불견은 이명박 정부의 때 이른 레임덕마저 예견케 한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 현상’은 임기중반 실시된 6.2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표로 심판함으로써 비롯됐다. 이 대통령의 고향 출신으로 이뤄진 이른바 ‘영포라인’이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영포라인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이른바 ‘영포 게이트’가 세간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뒤이어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선거지원을 이끌었던 박영준 국무차장의 선진국민연대가 민간 금융기관의 인사에 개입해 고위직을 싹쓸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방선거 직후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계파 간 이전투구가 벌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정두언 의원과 박영준 차장의 권력투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국민을 아연실색케 했다.
 
영포라인과 선진국민연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언론은 이들의 권력남용을 수없이 보도했다. “모 협회 관계자가 대기업에 거액의 후원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내가 누구 측근인 줄 모르느냐’고 협박했다.” “청와대 비서관이 처음 만난 공기업 CEO에게 불쑥 이력서를 들이밀며 인사 민원을 하고, ‘회사에 돌아가서 검토해 보겠다’고 하니 ‘사장이 그것 하나 결정 못하느냐’고 면박을 주었다.”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익을 챙기려고 고군분투했던 흔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영포라인은 이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과 영일 지역 실력자들의 모임이다. 영일은 포항에 흡수됐다. 영포라인의 맨 앞줄에는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권 핵심 실세가 포진해 있다. 거기에 이인규 지원관이 공식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직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정부 출범초 ‘왕비서관’으로 불리던 박영준 국무차장 등이 버티고 있다. 이처럼 든든한 ‘빽’을 무기로 내세운 이들은 권력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법 민간인 사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총리실 공직윤리비서관실은 여당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부인까지 불법으로 뒷조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8년 4월 총선 때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퇴진을 요구한 의원들에 대해 광범한 사찰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남의원은 물론, 정권의 실세로 불렸던 정두언 의원과 정태근 의원 등 ‘형님 퇴진’에 적극적인 의원들에 대한 뒷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것이다.

‘만사형통(萬事兄通)’과 ‘영일대군’ 논란을 빚었던 이 의원은 당내 쇄신을 부르짖던 정두언의원과 남경필의원 등에 의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정두언의원은 이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이상득 의원 주위에 포진한 영포라인 중심의 공직윤리비서관실이 이들을 뒷조사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감히 ‘보스’에 대들다니! 남경필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이상득 불출마 압박에 대한 보복성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대 박영준의 권력투쟁 2라운드가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박영준 차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의 ‘권력 사유화’를 끊임없이 쟁점화시켰다. 한때 권력 실세였던 정 의원은 서러운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 의원은 “권력 투쟁이 아니라 특정집단의 권력통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의 눈에는 사익에 눈이 먼 힘 가진 자들의 이전투구로 비쳐질 뿐이다. 권력실세들의 권력다툼은 결국 끊임없는 이해다툼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뒤 ‘한 자리’를 위해 대기중인 사람이 수만명에 이른다는 세간의 풍문도 있었다. 이들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챙기지 못했던 이익을 서로 나눠 갖지는 못할 망정 특정 집단이 챙긴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권력과 돈은 끊을 수 없는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다. 힘있는 자에게 돈이 쏠린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금언일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권력실세들은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교도소 동기생’이 될 지도 모른다는 국민의 비아냥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오죽하면 한 보수신문사의 주필은 “검찰개혁 같은 것도 검찰의 칼끝이 대통령 측근을 직접 겨냥하게 만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후폭풍에 국정기반이 무너져버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겠는가.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이른바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KBS로부터 고소당해 경찰조사를 받은 김미화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한국사회는 김씨의 말대로 한국 사회는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코미디’가 되어가고 있다.

언론광장 감사, <시민사회신문>(http://www.ingopress.com)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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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25 [07: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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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2010/07/27 [13:33] 수정 | 삭제
  • 란 말은 전혀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코메디언이란 용어는 남을 웃기는 직업이라는 뜻만 담지 일반인보다 더 낙천적인 사람이라는 뜻을 담지 않습니다.
    라야 의미가 통할 텐데, 남을 웃기는 업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슬퍼서 남을 웃길 수 없을 때는 직업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며, 낙천적인 성향과 코메디언은 본질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코메디에 대한 오해).

    전설적인 코메디언 찰리 채플린이 단순히 낙천적인 사람이었다면,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코메디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코메디언을 KBS라면 말이 되지요. 김미화가 부지불식간에 자신이 코메디언이 아니라는 고백을 한 셈인데 이걸 따라 하시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