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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신, 박근혜 작심 비판 "세종시원안 신뢰 잘못"
 
강인영   기사입력  2010/02/03 [18:10]
권태신 총리실장은 "세종시 원안을 신뢰하는 것은 지도자의 태도로 잘못된 것"이라며 세종시논란을 둘러싸고 '신뢰'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판했다.
 
권 총리실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강연을 통해 "버스 운전수 낭떠러지 얘기를 했다가 소동이 난 적이 있었다"며 "신뢰라는 것의 본질은, 올바른 결과가 나온다는 전제 하에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버스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가다 낭떠러지를 봐서 안전하게 한 것이라고 비유한 것을 봤는데 잘못된 생각"이라며 "승객은 그렇게 보지 않는데 버스기사만 낭떠러지를 봤다고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권 총리실장은 이어 "저런 것(세종시 원안)을 가지고 신뢰를 한다는 것은 지도자라든지,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의 태도로 잘못된 것"이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총리실장은 '신뢰를 돈으로 환산하면 300조'라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갈등 해소를 위한 법치주의 확립에 300조가 드는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5년, 10년을 따져보면 엄청난 갈등을 법대로 못하고 폭력 시위로 인한 갈등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신뢰가 300조가 아니라,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법치주의가 확립되는데 300조라는 거금이 든다"고 정정하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당내 이공계 출신 모임이 박 전 대표의 삼성동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뢰는 돈으로 환산하면 300조원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거듭 '믿음'과 '약속'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총리실장은 또 "우리나라에 자원이 나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데서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국가경쟁력과 국가 균형발전 등 이념 논쟁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미국 텍사스의 7분의 1도 안되는 나라가 분열하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백척간두의 현실에 처해 있다"며 "수도를 분할하는 것은 언론사로 생각하면 정치부와 다른 부서들을 본사에서 150km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권 총리실장은 세종시 개정안의 내용과 입법예고 배경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함께 내일로' 대표인 안경률 의원은 모임 소속 18명 의원의 유렵 3개국 방문을 보고하며 "독일에서 독일 통일과 독일 수도 분할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세종시를 놓고 논의하는 가운데 통일을 염두해둔다면 독일의 예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도 "독일에서는 분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도 분할을 했지만, 행정부는 2km 이내에 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정치가 비효율에 갇혀서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면 통일도, 선진국 진입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신뢰로 생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는 300조가 더 될 수 있다"면서 "신뢰를 잃어서 대통령과 여당이 하는 말을 국민이 못 믿을 때 생길 수 있는 것은 왜 계산을 하지 않나"고 반박했다.
 
또 "권태신 총리 실장도 당장 밥을 먹으러 갈텐데, 주방장 못 믿으면 밥을 어떻게 먹냐"면서"이와 똑같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무성 "세종시 접근방법에 문제"…정 총리에 일침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세종시 언급
 
 
친박계 좌장인 4선의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주재한 부산,울산지역 의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의 세종시 접근 방법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정 총리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언급을 하지 않자 "모임 자체가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자고 모였으면 당당하게 얘기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일침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어 "세종시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며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생긴 문제이고,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바에는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했던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총리는 "오늘 오찬은 신년인사회 자리"라며 "세종시 문제는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10월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한 뒤, 공식 석상에서의 언급을 삼가던 것과 사뭇 달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날 오찬에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허태열, 정의화, 서병수, 안경률, 유기준, 김정훈, 장제원 의원 등 12명의 부산지역 의원과 울산지역 의원 4명이 참석했다.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다수인 부산지역 의원 대부분은 총리 공관에서의 오찬은 거절했으나, 장소가 여의도로 바뀌면서 오찬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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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2/03 [18: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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