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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김태호 지사 불출마 선언에 청와대 개입?
배경과 전망 추측 '난무'...입각설·당내역할론 등 갖가지 의견 분분
 
김효영   기사입력  2010/01/25 [19:00]
김태호 경남지사가 25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정가는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김 지사 본인은 "오랜시간 고민한 뒤 내린 결론이다", "빨리 결정 내리는 것이 다른 사람(후보)들에 대한 정치적 도의라 생각했다", "그동안 계획했던 일들이 어느정도 마무리에 접어들었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지만,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3선 도전에 어떠한 고민도 내비치지 않았다. 적어도 25일 불출마 선언 직전까지, 그의 불출마 전망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경남지역 당 중진들도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당혹스런 반응이다. 이주영 경남도당 위원장도 "25일 아침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 지사의 불출마 배경을 놓고 갖가지 의견들이 분분하다.
 
첫째는 청와대 개입설. 이른바 '친박계'로 분류돼 온 김 지사에게 모종의 지침이 내려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의 '지방선거 기획설' 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김 지사 역시 부인하고 있다. 김 지사는 "청와대와 만나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둘째는 입각설. 김 지사는 "입각과 관련해 아무런 제안을 받은바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입각설은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퍼져나가고 있다.
 
2선의 도지사 경험에다 장관으로 중앙행정경험을 쌓는 것이 활동범위를 넓히고,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사실, 오는 7월이면 '창원-마산-진해'라는 거대 통합시가 출범해 광역시에 준하는 권한을 갖게 돼 있어, 경남도지사는 권한이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자리가 되긴 됐다.
 
셋째, 당내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3선의 도지사 보다 한나라당의 핵심세력으로 활동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향후 당직개편과 전당대회 등을 염두에 두고 중앙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넷째, 이같은 모든 '설'들은, 그의 대선준비가 시작됐다는 관측으로 통하기도 한다. 김 지사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김 지사는 그동안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본인도 애써 부인하지 않아왔다.
 
25일 불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김 지사는 "아직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올바른 믿음과 신망을 받을 때 꿈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도전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때문에, 입각이나 당내역할론 내지 중앙정치 진출은 그가 그동안 꿈꿔 온 대선주자로서의 '스팩'쌓기가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이같은 전망은 경남지역 정치권의 전망에 불과하다. 김 지사의 역량이나 영향력에 대해, 한나라당과 청와대에서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 지는 미지수다.

 
김태호 경남지사 불출마 선언
"다른 사람에게 기회 주는 것이 정치적 도의라 생각"

 
김태호 경남도지사(49)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25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더 이상 도지사직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제가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이 차질없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제 경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생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시자는 "경남도정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혔고, 2월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지금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정치적 도의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지사는 "청와대와의 협의나, 일각에서 언급되는 장관직 진출 등 현재까지 어떠한 제안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정치일정은 임기가 끝난 후에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은 남해안 시대를 처음 시작한 사람으로만 기억되도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낄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경남의 미래를 걱정하고, 희망을 이야기 하고,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며, 올바른 길을 찾아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대권도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올바른 믿음과 신망을 받을 때 꿈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그동안 상상과 창조, 용기와 도전으로 남해안시대를 열었다며 헌정사상 최초로 지방정부인 경남이 주도해 특별법을 만들고, 남해안발전종합계획을 법정계획으로 수립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투자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고부가가치산업의 기반도 마련했으며, 도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어갈 옥토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남은 5개월의 임기동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이전과 신공항 밀양유치 등 많은 과제를 풀어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 출신의 김지사는 이강두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경남도의원과 2002년 거창군수 당선, 2004년 6월 제32대 경남도지사와 2006년 7월 33대 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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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1/25 [19: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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