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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자산시장 거품 꺼지면 경기 급격하강"
"주가 2000보다는 1000에 가까운 게 우리 경제 수준"
 
김학일   기사입력  2009/11/24 [18:08]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24일 “현재 주가와 부동산은 상당 부분이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에 따른 거품”이라며 “거품이 꺼지면 또 한번 커다란 경기하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달러 패권시대는 종언했고, 그 대안은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유로화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신한금융투자 주최로 열린 리서치포럼에서 “주가가 2000보다 1000에 가까운 것이 한국의 실물 경제를 반영한다고 보면 지금 주가는 분명 거품이 있고, 부동산 시장도 거품이 많다”고 진단했다.
 
◈ 英美, 다시 위기오면 대공황과 같은 사태 전개
 
장 교수는 이어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이자율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보니, 달러 차입을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나 거품을 키우고 있다”며 “지금 거품을 그대로 놔두면, 그것이 더 커졌다가 꺼지면서 또 한 번 커다란 경기하강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태가 왔을 때, 또 한 번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이 필요하지만, 특히 미국과 영국의 경우는 정치적인 이유로 이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두 나라는 대공황 때와 유사한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내년도 영국 발 금융위기 가능성과 관련해 “영국은 달러처럼 패권통화를 갖고 있지도 않고 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 미국보다 더 심각한 것이 사실”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장 교수는 특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해 "1970년대 정부가 경부고속도로나 댐을 만드는 게 맞았으나 지금 경제성장 단계에서는 그런 것이 결정요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젊은 청년들로 하여금 훨씬 더 진취적인 직업선택을 유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이와함께 행정도시 이전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장 교수는 "지리적으로 나라가 크면 의미가 있겠지만, 부산이나 목포는 몰라도 공주로 옮기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행정수도 이전에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 달러 패권 종언, 대안은 위안이 아니라 유로
 
한편 장 교수는 “세계 중앙은행 외환 보유고 중 달러 비율은 2001년 71.5%에서 2009년 6월 기준 62.8%로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유로화 비중은 19.2%에서 27.5%로 늘어났다”며 유로화가 달러 패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영국이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로 유로화에 가입하게 되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유로-파운드 통합비중은 31.9%로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유로에 가입할 상황이 되면 이 비율은 50% 정도 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장 교수는 “중동 같은 데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이 많기 때문에 석유 결제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바꾸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며 “이젠 유로화라는 믿을 만한 대안이 있어서 외부적인 힘을 받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이 그랬듯 미국의 헤게모니도 서서히 파괴가 될 수 있고, 세계는 당분간 다극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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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24 [18: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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