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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은총재 "MB 노믹스, 위기상황에 부적합"
"저성장과 민생 어려움, 적어도 2~3년 이상 지속"
 
김학일   기사입력  2009/01/01 [20:36]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일 CBS <곽동수의 싱싱경제>에 출연해 “현 정부의 747 경제 정책 등 MB 노믹스는 친기업 성장정책으로 정상 경제 하에서는 옳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작동이 안된다”고 말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또 “감세정책을 하면 부자들이 지갑을 연다고 하나 지금 상황에서는 감세를 해도 소비가 늘지 않는다”며 “정부가 지난번에 한 감세정책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박 전 총재는 “IMF 위기가 대기업 위기라면, 최근의 위기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실업자 등 민생 부분에 피해가 집중되는 서민위기, 민생위기”라며 “위기관리 차원에서의 민생안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올해 서민들의 실질 소득은 마이너스에,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줄을 이어 실업대란이 오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정부가 2년 동안은 재정적자를 감내하고 과감한 민생적 안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경기 회복 시점과 관련해 “내년 이후에 좀 나아지겠지만 저성장과 민생의 어려움은 적어도 2,3년 이상 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주목해야 할 외부적 변수로 앞으로 중국경제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경제가 10%내외의 고도 성장기를 마감하고 6-7% 성장으로 감속화하는 단계로 이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경제성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 전문- CBS <곽동수의 싱싱경제>

Q>수출도 어렵고 내수도 어려울 거라는 이런 예상이 되면서 경제가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새해는 아마 십년 전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지 않았어요. 그 외환위기와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경제 성장률이 예측치가 마이너스에서부터 3%까지 다양한데 아마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면 다행이라는 보구요, 특히 서민들의 실질 소득은 분명히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건 왜그러냐고 하면 실업문제,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하구요 빈부격차는 확대되고 있고, 주식값, 집값 하락에다 가계부채는 많고 해서 이 불황의 타겟이 서민층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Q>문제는 회복시기 아닙니까? 언제쯤 나아질까요?
 
-지금의 경기침체는 세계적으로도 단기 사이클이 아닙니다. 장기 사이클에 걸려 있어요. 그래서 내년 이후 좀 나아지겠지만 적어도 저성장과 민생의 어려움은 적어도 2-3년 이상 가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 고통을 IMF와 어떻게 다른가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IMF외환위기는 대기업도산 은행도산, 국가로도 갔잖아요. 그러니까 대기업의 위기였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런 문제는 없어요. 대신 중소기업, 자영업, 실업자, 주로 민생 부문에 피해가 집중이 되고 있어서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위기는 현재 위기는 민생위깁니다. 그러니까 IMF 위기는 대기업 위기고 현재 위기는 서민 위기라고 봐도 될 겁니다. 지금 우선 제일 심각한 문제가 실업문제와 자영업자 문제입니다. 실업문제는 일년에 해마다 3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야만 고용상태를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근데 과거 정권하에는 대충 30만 명 내외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고도 우리가 심각한 실업난을 겪었거든요. 근데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60만명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지난 해 만든 자리는 10만 명이 채 안됩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거든요. 제가 볼 때는 새해엔 실업대란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줄을 잇고 있는데 과거엔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으면 다른 자영업으로 전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그게 어렵고 자영업 도산하면 실업자화 갑니다. 이런 자영업자 문제와 실업문제는 정부가 위기 관리적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Q>요즘은 가계도 그렇고 중소기업도 그렇게 돈이 메말랐다 그러는데 대출받기가 정말 어려운데 지금 현재 자금경색을 풀려는 노력만으로 충분한지 아님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것은 근본적으론 국가 재정이 맡을 일이예요. 지금은 민간인 쪽에서는 가령 투자나 소비를 늘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정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고 그래서 지금은 정부가 그런쪽으로 가닥을 잡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잘하고 있다고 봐요. 정부가 2년 동안은 재정적자를 감내하고 과감한 민생적 공공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구요, 동시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사회 안전망을 대폭 강화해야 할 거예요. 아마 새해 들어선 기초생활대상자가 굉장히 늘어날 겁니다. 이렇게 되면 국가재정이 너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이런 점에서 지난번에 한 감세정책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감세정책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보고 세금을 거둬서 이런 사업을 해야 옳았다고 보고 있지요.
 
Q>올해 경제가 흔들었을 때 가장 원인이 됐던 게 외환시장에서 혹은 주식시장에서 급하게 빠져나간 외국자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우리 자본시장을 너무 개방한 것이 아니냐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전혀 없는데 이 상태로 좋겠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이번 우리 외환금융위기가 자본개방 때문이라는 건 맞습니다. 그것 때문에 가령 주식이나 채권 외국인 투자가 너무 많았고 또 우리가 단기 외채가 너무 많지 않았습니까. 외환이 빠져나가면서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외국인들의 투자를 규제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국제적으로 그렇게 해서도 안되고 다만 장기외채는 앞으로는 선별해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구요. 이와 관련해 외환관리를 장기안목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외환위기 때 80억 달러 밖에 안됐던 외환보유고를 작년 말에 2600억 달러까지 쌓지 않았습니까? 만일 이렇지 않았으면 이번에 국가 부도로 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총재하던 당시, 4년 전에 외환보유가 2천억 달러가 넘었으니까 정부에서 이것을 풀어쓰자 여야당 똑같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KIC를 만들지 않았어요? 투자공사.. 이건 외환보유고 쓰자고 그러는 거거든요. 그 당시 한국은행이 극렬하게 반대했습니다. 설립을 막진 못했지만 150억 달러만 출자하는 선에서 그쳤는데 앞으로는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Q>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어떤 경기기조를 가져야 하는 지 조언을 해주시죠.
 
-사실상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은 747 정책이라든가, 흔히 말하는 MB노믹스, 말하자면 친기업 성장정책 아닙니까. 난 그건 정상 경제 하에서는 옳다고 봐요. 나도 그 방향을 지지합니다. 그런데 그런 정책이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작동이 안됩니다. 다시 말하면 친기업 정책을 써도 기업들이 투자를 안해요. 실제로 매년 10%내외씩 투자가 늘었는데 지난해는 오히려 줄지 않았어요. 새해에도 줄 예정이거든요. 그리고 또 감세정책을 하면 부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소비가 늘거라고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들은 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감세를 해도 특히 지금 상황에선 소비를 늘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민간소비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거든요. 이것은 새해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세하지 말고 적자재정을 감소하고 과감하게 재정지출을 늘려라 보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정상적 상황 하에서의 성장정책은 맞지 않고 위기 관리적 차원에서의 민생안정정책이 맞다 보는 겁니다.
 
Q>우리 경제에 미칠 주요 변수, 관건들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점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주목해야 할 외부적 변수로서는 앞으로 중국경제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경제는 지금까지 호황의 원인 제공자였을 뿐 아니라 거품의 제공자고, 또 장기침체의 원인 제공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가령 조선이라든지 철강, 기계, 해운 이게 과거 모두 다 흔히 굴뚝 산업이라고 해서 모두 다 어려운 상황에 있던 산업 아닙니까. 이런 산업들이 그동안의 대성공을 이뤄서 우리 경제를 성장 견인해 온 것은 바로 중국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 경제 성장에 중국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경제가 굉장히 중요한 변화의 고비에 서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지금 고비용 단계에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임금도 오르고 복지 여건은 커지고 노조활동도 커지고 사회 불만도 커지고 이렇게 돼서 이제 중국경제가 그동안의 10% 내외의 고도성장기를 마감하고 앞으로 6-7%성장으로 감속화하는 단계로 이행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 경기침체를 불러오는 것이고 또 이것 때문에 한국도 이번 경제침체가 오래갈 것으로 보는 것이고 또 앞으로 한국경제성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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