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특정 보수언론들과 인터뷰 즐기는 MB, 부시 따라하기?
 
김진오   기사입력  2008/11/11 [09:29]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특정 신문사와만 인터뷰한 것은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의 그것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할 때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한.중.일의 1개 언론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인터뷰를 했다. 그것도 부시 행정부의 이념적 성향과 맞는 보수 성향의 언론만 초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9일) 청와대에서 한국의 조선일보와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영국의 더 타임스신문과 공동 인터뷰를 했다.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언론사를 정해 인터뷰를 한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워싱턴 G20 정상회의 참석용 한.일.영 신문과의 회견이라면 당연히 미국의 언론사가 포함됐어야 하지만 영국 신문사가 들어간 것도 좀 뜨악하다.
 
이들 신문과의 인터뷰도 갑자기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신문사들이 청와대에 대통령과의 특별 회견을 요청해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가 지난주 금요일(7일) 갑자기 해당 신문사에 연락해 일요일인 9일에 인터뷰를 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한국 언론 중에서 인터뷰 언론사로 조선일보를 지목했고 그것도 갑자기 선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던지 그건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달렸다. 그럴 권한도 있다.
 
그렇지만 작금의 상황을 볼 때 대통령이 특정 언론사만을 상대로 인터뷰하고 경제위기 해법을 전달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의 증시가 대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며 실물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이때에 국민은 대통령의 위기대응의 해법을 직접 보고.듣고 싶어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오마바 미 대통령 당선자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을 볼 때 인터뷰 내용 대부분이 국내문제였으며 국민의 관심사였다.
 
청와대는 모든 언론을 상대로 설명해야지 한국의 1개 언론사만 향해 하고 싶은 발언만 한다면 국민은 현 시국에 대한 대통령의 진단과 처방 의도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이러한 위기 때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인내를 요구하고 희망을 불어넣는 기자회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때에 왜 하필이면 특정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지 의아스럽다"면서 "기회가 되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보수와 진보 진영이 분열되고 있고 계층 간 위화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모든 언론을 통해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 난국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터뷰를 한 신문의 독자들은 국정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을 알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국민은 알 길이 없다.
 
문제는 작금의 한국의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점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영국의 한 개 신문사와만 회견을 하고 싶다고 할지라도 모든 방송과 신문, 인터넷 매체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경제위기 상황과 해법을 설명해야 한다고 건의했어야 옳다.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과 경제위기 극복 리더십을 보고 싶어한 것이 이유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언론사의 창사기념일에 맞춰 그 언론사와 단독 회견을 하곤 했으나 조선일보의 창간기념일은 3월 5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국민과의 대화를 제외하곤 한 번도 국민 앞에 선 적이 없다. 2차례의 라디오연설은 비록 일부로부터 의견수렴을 했다할 지라도 내용과 형식면에서 일방통행에 가깝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질곡에 빠져 지지율이 30% 중반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을 때에도 2주에 한 차례씩 기자회견을 하고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곤 했다.
 
국정의 최대 홍보맨은 청와대 대변인과 정부 대변인, 각 부처의 공보관이 아닌 대통령임을 미국의 대통령들은 몸으로 보여준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8/11/11 [09:29]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