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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방송 IPTV, 이제 겨우 286 수준?
[쇼피디의 방통천하] 기술적 한계많지만 빠른 IT기술 덕분에 성공할 것
 
고찬수   기사입력  2008/10/31 [11:25]
2008년 10월 코엑스에서 있었던 IPTV 관련 세미나. IPTV 출범을 바로 코앞에 둔 시점에 열린 이 세미나에서는 그런데 정책당국이나 IPTV사업자의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오히려 솔루션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나온 발표자들이 전해준 다소 보수적인 시각의 의견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 발표자가 언급한 286컴퓨터 수준의 IPTV라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은 IPTV사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물론 이 이야기가 이제 출범할 IPTV의 수준이 286컴퓨터 시대의 기술정도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사하는 바가 큰 발표라고 생각을 했다.
 
IPTV는 미래의 방송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하며 인터넷과 TV가 융합된 새로운 방송시대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정책 당국에서는 IPTV가 산업전반에 활력을 주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며 평등한 교육기회까지도 제공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런데 ‘286컴퓨터’ 수준의 IPTV라니 무슨 소리일까? 286컴퓨터란 무엇인가? 286컴퓨터는 1982년 미국의 인텔사에서 만든 ‘80826’이라는 이름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PC를 지칭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1985년 삼보컴퓨터에서 만들어낸 ‘Trigem 286’이 최초의 286컴퓨터라고 한다.
 
그 당시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물건으로 앞서가는 대학생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몇몇만이 소유할 수가 있었던 전설의 컴퓨터이다. 흑백의 까만 화면상에 하얀색의 한글과 영문 글자만 칠 수 있었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DOS(도스)라 불린 운영체제를 사용했었다. 
 

디스켓으로 부팅을 하였고 가장 인기 있었던 삼국지 같은 게임을 하려면 게임 파일을 복사해둔 디스켓 3-4장을 번갈아가면서 몇 십분 동안 로딩해야 겨우 게임 하나를 실행시킬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IPTV가 이런 286컴퓨터 수준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이제 곧 출범하게 될 우리의 IPTV는 현재 컴퓨터 기술로 가능한 모든 곳을, 아니 앞으로 미래에나 가능하게 될 상상의 기능까지도 덧붙여서 미래의 방송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었고 IPTV가 가져다줄 미래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고 있다. 그런데 286 수준의 IPTV라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IPTV 사업의 초기에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입자를 모집하여 IPTV를 시청하는 가구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IPTV 사업자는 가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셋탑박스를 설치해줘야만 한다.
 
이 셋탑박스가 있어야만 가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다. 실제로 셋탑박스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IPTV에서는 일부 IPTV 서비스만을 위해 기능이 특화되어져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셋탑박스를 가입자에게 나누어줄 때 이 셋탑의 가격을 시청가구에게 받을 수는없다. 여러분 누구도 셋탑박스를 구입해야만 IPTV를 볼 수 있다면 IPTV를 신청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가격이 몇십만원 이상한다면 더더욱 가입자는 줄어들 것이다.
 
초기 사업에서 IPTV사업자는 셋탑박스를 무료로 주거나 임대를 하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다. 케이블사업자가 그러했듯이. 그런데 이런 방식의 사업을 위해서는 IPTV 셋탑박스가 일정한 금액을 넘어서는 안된다. 현재는 그 금액을 12만원-15만원 정도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자, 15만원의 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그 성능이나 기능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는 없다. 그러면 이런 수준의 IPTV로 우리는 장밋빛 미래방송을 만들 수가 있을까?
 
우리가 상상하는 IPTV의 모습과 비교하자면 이제 막 시작하는 IPTV는 286 수준이라고도 말할 수가 있다. 지금 IPTV를 설명하면서 이야기하는 멋진 미래방송의 모습은 물론 당장은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IPTV가 매력적으로 느껴질만큼의 수준은 만들어낼 수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보다도 빠른 움직임으로 IPTV는 상상속으로만 가능한 무한한 서비스의 세상을 하나하나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행히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한 IT기술 덕분에 이런 금액으로 만들어진 셋탑박스로도 우리는 IPTV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서비스는 맛볼 수가 있는 것이다.
 
언제나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대의 비전이 나타나게 되면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위해 사람들은 과도하게 포장을 하게 되고 이런 사회적인 열기 속에서 환상이 만들어진다.
 
과거 미국에서 철도에 대한 투자 때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고 가까운 시점에서는 인터넷거품을 예로 들 수도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사회적인 열광이 새로운 투자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 쇼피디 고찬수     ©대자보
인터넷 거품이 일어났던 시기에 우리는 수많은 돈을 인터넷이 가져다가 줄 것이라고 생각되어졌던 다소 꿈같은 미래를 위해 쏟아 부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열정적인 투자가 거품으로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때의 투자는 지금의 우리 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기반이 되었으며 오늘날의 우리는 인터넷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IPTV가 보유한 미래방송으로서의 가능성은, 지금 다소 과장된 것처럼 보여지는 이 서비스에 대한 열광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게 만들어준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IPTV가 이런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며 우리의 미래방송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지금의 286 IPTV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된다.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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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0/31 [11:2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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