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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시나리오, 신3당합당 뜨나?
구악청산을 위한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해야
 
김남윤   기사입력  2003/08/31 [18:25]
▲1990년 1월22일 3당합당을 거부하는 당시 노무현의원-김종구 촬영     ©photo99@kornet.net
민주당의 분당이 확실시 되고 있다. 겉으로는 전당대회의 의제때문에 갈등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 신주류와 구주류간의 인간적 신뢰조차도 상실된지 오래다. 정책적 차이 이전에 조직운영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동지적 애정이 없어 진지 오래라는 것이다.

향후 정계개편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짜지고 있는가. 과연 1990년 1월에 있었던 3당합당은 재연될 것인가. 필자는 신3당합당을 확신한다. 왜냐하면 정치인의 생리는 국회의원 유지와 대권창출 욕망에 있기 때문이다. 1990년 1월 당시 정치적 상황은 어떠했는가.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은 김대중이 이끄는 평화민주당에 이어 제3당으로 전락해 지지부진했었고, 노태우의 민정당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정국주도권을 갖기 위해서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공화당의 김종필은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여당생활을 기대했던 것이 상호 맞아 떨어 진 것이다.

당시 3당합당의 전략인 호남고립화 정책은 100%성공했고 부마민주항쟁으로 반독재 민주정신을 이어온 부산경남지역까지 우익보수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호남대 비호남으로 지역을 갈라 놓아야 보수우익세력이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이 대성공을 이룬 것이다. 지역구도를 이용한 정계개편이 지역의 민주의식을 극단적 지역이기주의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력한 무기가 됨을 역사적으로 실증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2의 3당합당을 예견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과연 신3당합당의 주체는 누가 될것인가. 필자는 구 상도동을 중심으로한 한나라당과 동교동을 중심으로한 민주당, 자민련의 이인제 추종세력이 3당합당의 주체가 될것이라 확신한다. 자칭 평화개혁주의자인 정몽준까지 합세하면 그들에게는 금상첨화다. 신3당합당의 명분은 그럴듯 하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 영호남과 충청지역이 화해를 하고 단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상도동과 동교동이 연합함으로써 민주대연합을 이루고 지속적인 민주정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세번째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서 급진적인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아서는 안되며 건전한 보수세력이 단합하여 점진적으로 평화개혁운동을 벌여 통일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세대교체의 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분은 내년 총선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며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을게 뻔하다.고립을 경계하고 재도약을 꿈꾸는 이인제가 가만히 있을 리가 만무하다.지역주의의 청산, 건전한 민주정치 실현, 평화개혁세력의 단결로 점진적 통일추진 등이 3당합당의 기본이념이자 정신이다. 정몽준과 김민석의 재등장 시기가 바로 이때가 될 것이다.

현재 민주당의 구주류는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탈락과 정치생명의 단절을 예견하고 사생결단의 태세로 민주당개혁을 막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당의 정통성 유지와 DJ정신의 계승을 부르짖고 있지만 사실상 동교동 구주류 몇명의 정치생명 연장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죽어 가고 있는 상도동계를 보노라면 몇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상상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DJ와 호남유권자를 볼모로 삼아 죽기아니면 살기 식의 물귀신작전을 쓰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가 부산꼴이 되는 것은 한순간에 가능하다. 1990년 1월22일에 결행된 3당합당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자랑하던 부산경남지역을 한순간에 보수주의의 별천지로 만들었다. 어느덧 부산과 대구는 형제지역이 되었고 어제까지 민주화운동의 한가족이었던 광주는 선거때만 되면 때려죽여야 할 숙적이 되었다. '우리가 남이가!' 이 한마디로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은 한가족이 된 것이다.

민주당의 구주류는 광주를 부산처럼 보수우익화 하여 정치생명의 연장을 도모하고 있다. 신주류가 탈당하기를 꿈에서도 바라고 있고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전당대회의 주도권과 차기 당권을 신주류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개혁이고 신당이고 통합이고 필요없다. 오직 호남지역주의를 조장하여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완전히 토착시켜 70세까지는 국회에 출입하고 싶어 하는 절박한 심정밖에 없는 것이다. 핵폐기물처리장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안의 혼란을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승화시켜야 한다고 조장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이름하여 '부안항쟁'이라 부른다.

탈당할 의원이 30명이 되건 50명이 되건 70명이 되건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잠시 혼란만 있을 뿐이다. 복안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영삼학습론이 바로 적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하더라도 전혀 흔들릴 이유가 없다. 허구적 보수대연합, 자칭 평화개혁세력의 단결, 형식적이지만 영호남단결, 지역주의 청산 등등 노선에 의한 한나라당과의 합당카드가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민정당 잔존세력을 이탈시킴으로써 완전히 5공청산을 했다고 난리를 칠것이다. 하나회청산 하나만으로도 대역사를 이뤘다고 자랑하는 YS에게서 배운 것이다. 쇼맨쉽없이 장기적 개혁을 추진하는 노무현대통령이 반개혁적이고 바보스럽게 보이는 것도 그들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평가다.

신3당합당 전략의 구상은 이미 잡혀있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당이 되건 민주당이 소수당이 되건 개혁신당이 성공을 하건 민주당 구주류의 3당합당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90년 3당합당 역사는 살아 있는 역사적 교과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각제나 대통령제나 문제가 없다. 오직 살아 남기위한 본능적 생리로 싸울 뿐이다. 신3당합당의 결행시기는 내년 총선이전에 감행할 수도 있다. 정치지형에 따라 결단의 시기는 조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미 예견되어 있는 신3당합당을 무력화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가. 이 대책도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첫번째는 전국적 개혁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들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독수리5형제, 범 민주적 시민단체까지 망라하여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이미 돌아 올 수없는 강을 건넌 민주당의 신주류와 구주류가 절연선언을 하고 개혁적 신주류의 수십명이 대거 탈당을 하여 개혁신당과 합류하고 예정대로 민주당을 소수정당으로 전락시켜야 한다.

세번째는 대립구도를 신세대정치와 구세대정치, 노무현과 반노무현, 지역통합주의와 지역분열주의, 남북화해세력과 남북대립세력 구도로 형성시켜 총선이전에 3당합당을 하건 하지 않건 관계없이 싸울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전국적 차원의 조직정비를 하여 전문인 출신의 인물중심으로 철저히 상향공천에 의한 총선바람을 일으킨다면 전국 곳곳에서 제2의 노무현바람,제3의 노풍을 일으킬 것은 자명하다.

부산,대구를 민주주의의 산실로 복원시키고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보존시키는 투쟁은 87년 6월항쟁의 정신으로 재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DJ가 대통령이 되고 노무현이 대통령됐다고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개혁이 완수되는 것은 아님이 이미 확증되고 있다.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해서, 정파의 오야붕를 지키기 위해 감방을 들락 날락했다고 해서 영원히 민주화 투사가 되는 것이 아님을 민주당의 구주류를 통해서 실증되고 있다.

철옹성같이 보였던 한나라당도 사분오열되고 있고 민주당의 동교동세력도 이미 민주적 개혁세력과 인연을 끊은지 오래다. 대구U대회를 통하여 대구경북에도 통일과 화합에 대한 열망이 소록소록 높아 가고 있고 부산에도 미워도 다시한번, 새로운 노풍이 대기권에 이미 형성중이다. 광주지역의 언론도 민주당의 내분에 진절머리를 치고 있다.

민주개혁의 대연합과 보수우익의 대연합세력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상대의 동향은 확연히 파악됐다. 오직 전진과 전국적 차원의 승리만이 있을 뿐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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