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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6% 경제성장률 미련 접으라
[논단] 포퓰리즘식 경제정책 채택은 위험천만, 경제논리로 풀어야
 
이태경   기사입력  2008/03/18 [11:39]
인수위 시절부터 시작된 이명박 정부의 포퓰리즘식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다른 분야는 차치하고라도 MB의 최대 강점으로 운위되곤 하던 경제 분야에서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흔히 포퓰리즘을 대중주의 혹은 인기영합주의라고도 한다. 포퓰리즘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옳은 정책 목표와 정책 수단을 추구하기 보다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 목표와 정책 수단을 채택한다는 데 있다.
 
과거 MB와 한나라당은 참여정부가 추진한 각종 정책들을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한 바 있다. 역설적인 것은 포퓰리즘 정부라고 난타 당했던 참여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을 삼간 반면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MB 아래서 포퓰리즘의 징후가 속속 목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6%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는 환상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 CBS노컷뉴스
대표적인 것이 바로 6% 경제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및 원유.곡물 가격 급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 금융 불안, 부동산 버블 붕괴, 미국의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올 한해 경제성장률은 3%대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MB와 ‘강만수 경제팀’이 경제성장률 6%달성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경제적 기대를 반드시 충족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필요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미 급락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도를 반등시키거나 적어도 지지도 하락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경제성장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MB가 판단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긴 MB가 국민들의 경제성장에 대한 열망마저 채워주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몰락이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부도덕한데다 무능하기까지 한 대통령을 참아 줄 국민들은 얼마 되지 않을 테니까.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수단으로는 애초 호언했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긴급한 정치적 요구에 쫓긴 정책결정자들이 취할 정책수단들은 인위적 경기부양책 뿐이다. 그리고 대중영합적인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된 경제정책수단들이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엄청난 폐해를 미친 예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최근의 환율급등 사태가 좋은 예다. 정부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는 환율급등 사태는 재벌 위주의 수출기업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거 이탈 및 물가 급등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라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아마 MB와 ‘강만수 경제팀’은 수출과 재벌에 의존해서 6%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계획인가 본데 그런다고 해서 6% 경제성장률이 성취될 가능성도 없고 그러는 와중에 환율급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기업과 국민들이 입게 마련이다.
 
내수가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의 여파로 미국 등의 구매력이 떨어져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출증대에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B와 ‘강만수 경제팀’은 이제라도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6% 경제성장률 달성을 포기하겠다는 대내외적 천명이 필수적이다. 얻을 건 거의 없고 잃을 것만 많은 6%경제성장률 달성에 목을 멜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경제문제를 정치가 아닌 경제논리로 풀어달라”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아닌가?
 
MB와 한나라당 그리고 수구언론들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들에 대해 틈만 나면 했던 얘기다. MB와 ‘강만수 경제팀’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말이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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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18 [11: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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