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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식은 가짜, 이것이 ‘진짜 반값 아파트’
[분석] 아파트 평당 건축비와 택지개발비 조정하면 진짜 반값아파트 돼
 
홍헌호   기사입력  2007/10/19 [15:49]
홍준표 의원이 구상하는 아파트가 결코 “반값 아파트”가 아니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홍의원에게서 시가 3억원에 거래되는 아파트를 샀는데 그 중 50%를 홍의원에게 현금 지불하고 나머지 50%를 40년간 원리금 상환하기로 계약했다면 저는 그 아파트를 주변시세의 반값에 산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지요.
 
홍준표 의원은 주변시세의 50% 정도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를 월세로 내는 아파트를 ‘반값 아파트’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홍준표 의원의 대안을 시시콜콜 비판하기보다는 저의 “진짜 반값 아파트”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의 대안은 홍준표 식으로 따지면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대안’에 해당합니다.
 
 홍준표식으로 따져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실제로는 ‘진짜 반값 아파트’공급은 어떻게 가능한가. ‘진짜 반값 아파트’공급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 드리겠습니다.
 
판교 아파트 공급 사례부터 보시지요.(단위는 2005년 건교부 발표 당시 기준으로 “평”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판교의 개발 총면적은 281만평입니다. 토공은 이 토지를 평균 평당 가격 88만원으로 공용수용했습니다.
 
그런데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녹지, 공원, 도로, 광장 등이 필요한데 판교에서는 이 비중이 62%(174만평)정도 됩니다. 이런 토지들은 신도시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분양을 할 수는 없으므로 입주자들이 그 비용을 전부 다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2005년 건교부가 발표한 판교 개발계획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1)토지보상비로 평당 88만원의 2.63배(100/38)인 232만원을 부담하는 셈이 됩니다.
 
아울러 입주자들은 (2)토지개발비로 평당 58만원의 2.63배인 153만원을 부담하고,(3)지하철 건설 분담금과 진입도로 외곽도로 등 기반시설비 분담금으로 평당 64만원의 2.63배인 169만원을 부담하며 (4)토지보상 관련 부대비용으로 평당 24만원의 2.63배인 64만원을 부담하고 (5)토공의 공사 시행에 필요한 간접비로 평당 49만원의 2.63배인 130만원을 부담합니다.
 
(1)~(5)를 모두 더하면 입주자들이 부담해야 할 택지개발 관련 비용은 평당 283만원의 2.63배인 745만원이 됩니다.
 
물론 이 수치들은 건교부가 경실련과 티격태격하면서 부풀려 발표한 것입니다만 우선 먼저 건교부 발표를 그대로 존중한 상태에서 아파트 분양원가를 추정해 보겠습니다.
 
건교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아파트 앞마당 토지 한 평의 택지 개발비는 평당 745만원입니다. 그렇다면 입주자 개별부담은 어떻게 될까요.
 
입주자 개별부담액을 산출해 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건폐율”,“용적율”이라는 개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건폐율”이란 아파트 대지면적 대비 건평면적을 말합니다.예를 들어 아파트 대지가 1000평이고 건평이 100평이면 건폐율은 10%가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용적율”이란 아파트 대지 면적 대비 아파트 총연면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대지가 1000평이고 건평이 100평이며 층수가 15층이면 총연면적은 1500평이므로 용적율은 150%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용적율 150%에서 개인의 택지비 부담은 어느 정도일까요. 대지는 1000평인데 아파트 총연면적은 1500평이므로  개인의 택지비 부담은 [745만원x(1000/1500)]=497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계산식 때문에 2005년 3월 8일자 <국정브리핑>과 <건교 뉴스>가 다음과 같이 보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용지가 평당 500만원에 공급된다고 가정할 경우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기본형 건축비 339만원, 택지비 500만원, 지하주차장 공사비(평당 15~25만원), 인센티브(건축비의 최대 7% 내외) 등을 합산해 평당 900만원선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건교부 주장과 발표를 그대로 따른다고 하더라도 판교 아파트 택지비는 평당 500만원 내외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속에는 토공의 이익과 하청 건설사들 이익이 넘치도록 보장되어 있습니다.
 
택지개발비와 함께 또 중요한 것이 “아파트 건축비”인데요.2005년 3월 8일자 <국정브리핑>과 <건교 뉴스>를 또 한 번 보시지요.
 
 “기본형 건축비는 이달 9일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택지지구내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전용면적 25.7평 이하)에 적용된다.
기본형 건축비 산정은 직접공사비 229만원, 간접공사비 65만5000원, 설계비 및 감리비 14만7000원, 부대비용 29만8000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기본형 건축비는 택지비와 가산비용 등과 함께 분양가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용지가 평당 500만원에 공급된다고 가정할 경우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기본형 건축비 339만원, 택지비 500만원, 지하주차장 공사비(평당 15~25만원), 인센티브(건축비의 최대 7% 내외) 등을 합산해 평당 900만원선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국정브리핑 보도에 의하면 토공과 주공, 그리고 택지건설에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건설사, 아파트 건축에 하청업체로 참여하는 건설사들의 이익을 넘치도록 보장하고도 판교아파트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한 건설원가는 평당 900만원인 것입니다.
 
이것이 차후에 뻥튀기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토공이 개발된 택지를 분양할 때 분양주택에 대해서는 500만원 내외의 건설원가가 아니라 “감정가로 분양”을 합니다.
 
또 다른 건교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토공은 용적율 적용 전 택지개발원가 745만원의 토지를 건설사들에게 감정가로 공급하여 33평 이하 아파트에는 평당 평균 928만원에, 33평 이상 아파트에는 평당 평균 1153만원에 공급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공급해도 신청하는 건설사들은 부지기수이므로 채권입찰제를 도입하여 선별적인 토지공급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파트 분양 신청자에 대해서도 채권입찰제를 시행하다 보니 아파트 분양가는 어느 순간엔가 2000만원에 근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건교부 발표대로 하더라도 판교 아파트 건설원가는 평당 900만원인데 그것이 감정가대로 택지분양하고 채권입찰제를 거치다 보니 실제 분양가가 2000만원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판교 아파트 분양가에서 어느 정도까지 거품을 뺄 수 있는가.
 
건설사 CEO 출신인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에 의하면 보통수준의 아파트 평당 건축비는 300만원 내외라고 합니다. 여기에다 정부가 건설사 이윤 붙이고 고급 자재 사용 고려하고 해서 나온 것이 평당 400만원입니다.
 
참고로 건교부가 고시하는 2002년 11월 이전 표준건축비는 191만원,2002년 11월 ~2004년 09월에는 209만원,2004년 9월 이후부터 2005년 3월 ‘기본형 건축비“가 나오기 전까지는 288만원이었으니 400만원이면 건설사 이익을 충분히 보장하고도 남는 것이지요.
 
반면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대안에서 아파트 평당 건축비로 일관되게 평당 500만원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부분이 “택지개발비”인데 이 부분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습니다. 토공과 건교부는 토공과 건설사들을 위하여 택지개발과정에서 간접비를 부풀리고 있는데요.1989년 분당 택지개발에서는 (용지비+조성비) 대비 간접비 비중이 9.7%에 불과했던 반면 판교에서는 그것이 25.1%나 책정되었습니다.(제1차 계획) 간접비는 딱히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비용이므로 공공기관 발주공사에서 건설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대표적인 수법이 바로 간접비 부풀리기입니다.
 
예를 들어 원청업체가 간접비를 30% 책정해서 공사를 따낸 후 하청업체에게 공사비의 20%를 챙기고 넘기는 것이지요.그러면 하청업체는 간접비 10%로 공사를 하는 것입니다.20%의 불로소득은 고스란히 국민들 부담이 되는 것이고요.
 
참고로 토공의 택지개발 보고서 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 5대 신도시 평균 간접비 비중은 7.5%였으며 현재 각종 건설공사의 현장 시공업체들의 간접비 비중은 평균 10%내외입니다.
 
정리해 보자면 1989년 분당개발과 비교할 때 판교개발에서 토공이 택지비를 부풀리는 방법은 명시적인 것만 세 단계입니다.
 
(1)첫째는 분당개발에서는 없던 토지보상비 관련 부대비용 6849억원 항목을 추가한 것.
(2)둘째는 간접비 비중을 9.7%에서 25.1%로 부풀린 것, 건교부가 경실련과 한 판 싸운 후 제2차 계획에서는 간접비 비중을 25.1%에서 17.1%로 줄였는데 그 대신 줄어든 만큼의 비용 5866억원을 개발비 비용으로 돌렸더군요.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태이지요.
 
(3)셋째는 자신들 스스로  745만원에 조성되었다고 밝힌 택지를 감정가 수준의 가격으로 분양하는 것, 즉 745만원 짜리를 33평 이하 아파트에는 평당 평균 928만원에,33평 이상 아파트에는 평당 평균 1153만원에 분양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3)은 분당개발과 마찬가지로 토공의 이익으로 보장한다 하더라도 (1)과 (2)에서 분당과 비교하여 1조 2988억원(2차 계획)~1조 8854억원(1차 계획)이 부풀려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택지개발비 전체 비용의 16.3~23.5%이므로 평균 잡아 20%정도라치면 아파트 택지비 500만원 중에서 100만원 정도가 분당 개발당시에 비해 부풀려졌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글을 정리할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판교 아파트 평당 건축비는 평당 400만원으로 충분하고 택지비도 400만원으로 충분하며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800만원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입니다.
 
물론 이상적인 판교 아파트 평당 분양가 800만원에는 토공, 주공, 건설사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 되어 있지요. 더구나 건교부 스스로 판교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가 900만원에 가능하다고 했으니까요.
 
참고로 판교신도시 아닌 다른 지역은 어떨까요. 은평뉴타운은 토지매수가격이 200~400만원 수준이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그런데타운의 토지매수가격이 서울시와 지주들의 합작으로 엄청나게 부풀려졌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은평뉴타운이 정상적인 토지매수가격 150~200만원 수준을 유지했다면 판교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도시에는 녹지 등 무상면적이 매우 넓게 필요하지만 뉴타운은 물리적으로 무상면적이 넓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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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9 [15: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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