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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방송시장, ‘스타벅스 효과’ 노려라
[쇼피디의 방통천하] 뉴미디어와 방통융합 잘 활용하면 최고 미디어돼
 
고찬수   기사입력  2007/10/17 [16:39]
방송-통신 융합의 시대가 되면서 거대통신사들의 움직임이 무척 빠르게 보이는데 방송사들도 이런 시대의 변화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이제는 IPTV 같은 기존의 방송사에 위협이 될만한 새로운 매체가 곧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편으로 사실 많은 곳에서 위기론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이런 위기론이 어느 정도는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신문이라는 정말 무소불위의 미디어 권력이 인터넷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그 신화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방송시장의 위기라는 허구
 
물론 아직도 신문이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많은 젊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의 포털사이트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상황이 된 지금은 옛날에 신문이 가졌던 파괴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모습이 곧 방송에도 불어올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방송의 위기에 대한 출발이다. 그 논거로 광고 시장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기존의 방송광고에서 광고주들이 인터넷이나 신종 매체를 이용한 광고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데이타를 보여준다. 실제로 몇년 사이에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는 줄어들고 있으며, 케이블TV와 온라인 광고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광고의 변화는 시청자들의 TV시청 형태가 변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이고, 이 변화로 기존의 지상파 방송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데이타를 자세히 살펴보고 뉴스를 잘 분석해 보면 이런 주장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우선 TV시청자들의 시청형태의 변화가 TV의 시청을 줄이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 사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는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TV시청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 현재 미국에서의 미디어 소비행태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대부분의 이야기 중에 상당수가 TV와 관련된 내용으로 인터넷이 오히려 TV의 마케팅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TV 프로그램의 매니아들이 함께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여 방영 당시에는 호응을 받지 못했던 프로그램이 그들에 의해 각광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케이블과 기타 다른 매체에서 가장 많이 선호되고 시청되는 프로그램들은 바로 지상파 방송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의 재방송들이다. 물론 요즘 대기업 계열의 PP들이 예전과는 다른 양질의 프로그램들을 어느 정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아직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의 선호도에는 비교할 바가 못되는 것 같다.
 
역발상, '스타벅스 효과'를 생각하라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대자보
커피 시장이 스타벅스라는 고급 커피의 등장으로 인해 그동안 다른 커피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커피를 소비하는 전체 소비자를 증가시켜서 시장의 크기를 늘렸고 다른 커피들과 함께  공생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다.
 
이처럼 영상미디어 분야도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이 기존의 미디어 시청자를 뺏어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시장 규모를 키워서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가 함께 성공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바라보면 지금은 방송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방송의 기회라는 역발상도 가능해진다고 여겨진다.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방통 융합의 시대를 잘 이용한다면 방송사는 그동안 가졌던 것보다도 더 큰 콘텐츠 시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국민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정보를 전달하는 최고의 미디어 생산자이자 제공자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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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7 [16: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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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어 2007/10/17 [18:05] 수정 | 삭제
  • 쇼피디님의 글을 즐겨보는 독자로서, 저두 방통융합이 진행되면서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의 생각보다는 제가 공감하는 글을 옮깁니다. 엠파스 블로거의 글인데 상당히 전문적입니다. 아래 글과 쇼피디님의 글을 같이 보시면 시야가 넓어질 것입니다. 단 아래 퍼온 글은 작년 7월이니 환경이 바뀐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방송 콘텐츠 시장과 '스타벅스 효과' 2006/07/27 01:42 박창신

    (KT의 FTTH 시범서비스 화면. IPTV도 케이블TV, 위성TV, DMB 등의 다른 뉴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지상파TV 콘텐츠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신규 매체의 등장은 지상파TV에겐 새로운 기회이지만, 지상파TV 의존도가 높아지고 신규 매체들이 앞다퉈 지상파TV 재전송에 나서는 현실은 방송 콘텐츠 산업의 균형 발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늘은 매우 주관적인 글을 띄웁니다.
    팩트를 전달하기보다, 제 나름의 생각을 써보았습니다. 미디어 컨버전스, 다매체 시대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과연 모든 콘텐츠는 왕(王)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우선 익히 알려진 ‘스타벅스 효과’와 같은 일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지상파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에서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효과는 이런 것입니다.

    “어느 날 동네에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생전 원두커피라곤 몰랐던 사람들이 몰려가 줄을 섭니다. 동네의 커피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스타벅스 옆에 ‘커피빈’도 생겼습니다. 커피빈도 호황입니다. 커피빈 앞에 값이 조금 싼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또 생겼습니다. 이 집도 장사가 잘 됩니다. 원래 있던 터줏대감 다방은 매출이 줄어들 줄 알았지만, 여전히 ‘다방커피’를 찾는 손님들이 끊이질 않습니다. ‘프리미엄 커피’로 연간 2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스타벅스는 전 세계 커피 시장을 키웠고, 이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먹고 살게 해줬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방송 미디어 환경은 스타벅스 같은 새로운 콘텐츠 스타의 등장을 유도하는가 방해하는가, 아니면 기득권자만을 보호할 뿐일까요. ‘매체간 경계의 붕괴’라고 흔히 풀이하는 ‘미디어 컨버전스’가 그 자체로 새로운 스타탄생에 그다지 호의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기존 환경이 기득권자의 시장지배력만 높여줌으로써, 콘텐츠 산업 전체적으로 불균형의 심화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습니다.

    현실에서 신규 매체의 등장은 전혀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 보다 오히려 기존 콘텐츠의 거대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대이동방송인 DMB는 지상파TV에 매우 의존적입니다. DMB가 세계 최초의 새로운 휴대방송 매체라고 했지만, 방송위원회의 DMB 정책은 기존 매체, 즉 지상파TV의 연장 내지 확대로 DMB를 사실상 가두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점에서 DMB는 지상파 콘텐츠의 소비매체(디바이스), 소비시간과 소비공간의 확대에 기여할 뿐, 새로운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에 있어서 유효한 매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위성DMB의 TU미디어가 지상파 콘텐츠의 공백을 매우고자 자체 채널의 콘텐츠 제작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자각 끝에 결국 콘텐츠 제작비용을 대폭 줄인 최근 사례가 DMB의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DMB의 등장으로 잔뜩 기대감을 가졌던 비(非)지상파의 콘텐츠 사업자나 프로덕션들은 결국 헛물만 켜게 된 셈입니다.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IPTV의 등장예고도 결국 이대로 가면 KBS, MBC, SBS 등의 지상파TV방송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기회를 줄 뿐, 콘텐츠 산업 전체에 기여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상파 3사와 이들 3사가 거느린 13개 PP(방송채널)가 시청률의 상당부분을 점유하는 현실에서, 케이블TV이든 IPTV이든 지상파와 지상파계열 PP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파를 볼 수 없는 케이블TV와 IPTV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현실에서는 어렵습니다.

    디지털TV의 꽃은 고화질(HD)이라고 합니다만, 국내 케이블TV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PP중에는 아직 HD를 표방하거나, HD콘텐츠를 제작하거나, HD콘텐츠를 제작할 설비를 갖춘 채널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물론 HD 케이블TV 셋톱박스가 단 한 대도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HD채널이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 것이란 데 문제가 있습니다. HD는 오로지 지상파TV방송사만이 영위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결국 HD에 있어서 케이블과 IPTV는 공히 지상파 HD의 단순중계 역할을 자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정부와 제조업계가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IP미디어의 등장은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의존도만 심화시켜 콘텐츠 산업 전체의 왜곡을 한층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날 다매체 환경에서 콘텐츠 수요처가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전망에도 불구, PP업계에서는 여전히 자체제작을 꺼립니다. 스튜디오 짓고, 방송장비 들이고, 제작인력 뽑아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겠노라는 ‘정상적인’ PP사업 희망자가 있다면, 도시락을 싸들고 쫓아다니면서 이를 뜯어 말리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PP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말합니다. 사실 돈버는 MPP(PP를 여럿 거느린)사업자가 보여주는 ‘돈버는 요령’도 자체제작이 아니라 외국에서 콘텐츠를 사들여와 순환 편성하는 것입니다.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들은 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아날로그 채널을 줄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상품의 품질격차를 벌이는 전략입니다. 이렇데 되면, 어렵사리 아날로그 대역에서 버텨온 비지상파의 단독PP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입니다.

    일반론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경우 콘텐츠 품질이 향상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신규 매체의 등장과 디지털 전환 등에 의한 시장 확대의 혜택이 지상파TV에게로만 회귀됨으로써, 지상파 의존도만 높이게 될 경우 콘텐츠 전체의 품질 향상은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상파TV의 지배력이 높아진다면, ‘시장이 확대되더라도 콘텐츠 품질(혹은 다양성)은 향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또 다른 가정을 해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1991년 다농이란 회사가 ‘떠먹는 요구르트’를 내놓으면서 요구르트 시장이 급성장했습니다. 다농은 흡사 스타벅스처럼 프리미엄 요구르트 시장을 개척했고, 이런 시도가 요구르트 전체 시장의 규모를 넓혔으며, 요구르트 업체의 채산성이 좋아졌으며 국민 건강 증진에도 적지 않게 이바지했습니다. 시장 확대는 더욱 품질좋은 요구르트 개발과 생산의 동력으로 피드백이 되었고, 업체들의 건전한 품질경쟁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한 좋은 사례입니다.

    방송 콘텐츠 생산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경쟁우위에 있는 몇몇 지상파TV와 이들이 거느린 PP들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왜곡된 미디어 컨버전스의 환경에서, 시장이 커지면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공존공영하는 ‘스타벅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입니다.

    출처 : http://blog.empas.com/aaronj/14967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