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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죽어 40년, ‘혁명 아이콘’으로 남아
[광화문단상] 쿠바·볼리비아·베네수엘라 등 남미 사망 40주년 기념식
 
최방식   기사입력  2007/10/09 [21:34]
쿠바가 지난 9일 혁명의 아이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죽은 지 4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AFP통신이 전했군요. 에르네스토는 쿠바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죠? 아니 남미 전체에서도 그럴 겁니다.

▲\'혁명의 아이콘\'으로 남은 체 게바라의 모습     © 인터넷 이미지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서 동쪽으로 3백킬로미터 떨어진 산타 클라라에서 게바라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 직무대행이 주도했다는 군요. 게바라의 가족과 쿠바의 고위 공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게바라의 동상이 서있는 혁명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산타 클라라 혁명광장에서...

피델 카스트로(81)는 이날 옛 혁명 동지 게바라에게 바치는 편지(라울 카스트로가 대독)에서 “에르네스토는 너무 일찍 시들어버린 꽃”이라고 회상하면서 “40년 전인 10월 8일 곁을 떠나간 아주 특별한 전사에게 머리 숙여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고 썼답니다.

이 곳 혁명광장은 게바라와 카스트로에게 특별한 곳이죠. 42년 전인 1965년 10월 3일에도 카스트로는 같은 곳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마이크를 잡았죠. 콩고 게릴라전에 참여하기 위해 달랑 편지 한 장 써놓고 떠나버린 친구 게바라의 작별의 편지를 읽었답니다.

산타 클라라는 아르헨티나 태생의 게바라가 1958년 쿠바혁명을 위해 전투를 치렀던 도시이죠.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살해된 뒤 훗날 유골을 가져와 묻은 곳이기도 하고요.

이날 기념식에는 게바라의 아르헨티나 부인인 알레이다 마치(71)가 게바라와의 사이에서 얻은 네 명의 자녀인 알레이다, 카밀로, 셀리아, 에르네스토를 이끌고 참여했답니다. 게바라의 첫 번째 부인(페루 태생 혁명가)과 딸은 모두 사망했죠.
 
▲ 지구촌인 마음속에 살아 혁명정신을 이끌고 있는 체 게바라.  
부인과 4자녀 추도식 참여

게바라가 카스트로 형제를 만난 건 1955년 멕시코. 당시 쿠바의 독재자인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하려고 뜻을 합쳤죠. 게릴라 전을 벌이기 4년. 1959년 1월 마침내 게바라와 카스트로 형제는 혁명을 성공시켰습니다.

게바라 사망 기념식은 남미 전역에서 열렸다는군요. 게바라와 카스트로를 열렬히 존경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997년 게바라의 유해가 처음 발견된 바에그란데의 남동쪽 시골마을에서 추모행사를 거행했답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게바라가 55년 전 방문한 적이 있던 서부 도시 피코 델 아귈라에서 추도식을 가졌고요.

브라질 상원은 10월 23일 게바라 추모 특별회기를 가진답니다. 게바라가 생전에 방문한 적이 있던 과테말라, 멕시코, 니카라과에서도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게바라의 출생국인 아르헨티나도 특별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네요. 내년 6월 게바라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거대한 행사를요.
 
▲ 52년 게바라가 의학도 시절 남미를 여행하며 불평등을 뼈저리게 느꼈던 '모터사이클 투어'.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한 장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의 로사리오에서 태어났죠. 청년시절인 1952년부터 1년간 그 유명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영화 제목이기도 함)를 남기며 남미 전역을 여행했답니다. 체는 당시 경제적 불평등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결국 멕시코에서 카스트로를 만나 혁명가의 길로 들어섰답니다.

‘체의 신화’는 지구촌인 마음에 살아...

게바라는 라틴 아메리카의 불공정한 사회질서를 타파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맨 처음 쿠바혁명에 참여했죠.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뒤 그는 게릴라부대원을 이끌고 아프리카 콩고 혁명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1966년 볼리비아 혁명에 참여했고요.

▲ 체가 볼리비아 혁명을 지도하다 붙들려 처형당한 바엔그란데에 세워진 그의 동상.   
파라과이의 한 연구원인 마틴 알마다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게바라의 볼리비아 입국을 파악한 건 파라과이 비밀 정보부대. AFP가 알마다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체는 볼리비아와 국경지대에 있는 브라질의 코룸바시에서 오스카 페레이라라는 가명을 쓰고 볼리비아로 잠입했다”고 기록돼 있었다는 군요.

게바라는 볼리비아에서 11개월간 작은 혁명부대를 이끌었고 혁명을 전파하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습니다. 건강이 악화된 게바라는 1967년 10월 8일 라이게라 마을에서 볼리비아 정부군과 2명의 미국 CIA요원(쿠바계 미국인)에게 붙들렸고 이튿날 39살의 나이로 처형됐죠. 그는 죽어서 ‘혁명의 전설’인 ‘체의 신화’를 완성한 것입니다. 체의 명복을 빕니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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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09 [21: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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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전자 2007/10/17 [21:41] 수정 | 삭제
  • 마침 대자보에서 문제를 다룬 좋은 기사가 있어 소개합니다.
    대자보 편집진은 단어 하나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대자보 이명훈 기자의 기사입니다.

    남편 죽으면 ‘미망인’? 지금이 봉건시대인가!
    [기자수첩] 유교적 가부장적인 용어인 ‘미망인’을 쓰면서 여성인권 논해? / 이명훈


    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계단에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6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 경실련,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한국청년연합회,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문화세상이프토피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여성문화예술기획,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여성환경연대, 원불교청년회, 이라크평화네트워크, 초록정치연대, 평화의친구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주최로 100여명의 한국, 일본, 필리핀 여성들이 모여 '여성폭력과 빈곤 추방, 그리고 일상에서의 평화 실현'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대자보

    이들 단체는 여성노동권 가치 인정과 여성 폭력에 대한 인권 향상을 주장했다. 오늘 행사는 많은 언론에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모처럼 열린 여성행사를 통해 여성의 인권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몇몇 언론사 보도를 보면 이런 기사와 함께 나란히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유교적이며 남성중심적주의적 용어가 버젓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게된다. 특히 가족 내에서 여성에 대한 표현을 보면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언론사 기자조차도 아직 낙후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편이 죽은 여성을 호칭하는 말로 '미망인(未亡人)'이라고 쓴 것을 볼 수가 있다.

    보수신문을 대표하는 언론사인 조중동은 말할 것도 없고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한겨레와 인터넷 언론매체인 오마이뉴스도 동일한 표현을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미망인'이란 뜻은 '춘추좌씨전'의 '장공편'에 나오는 말로 "남편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을 따라 죽지 않은 과부(寡婦-부인)를 가리키는 말"이다.



    ▲ 전통문화의 강조는 중요하지만, 현대적 의의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부장적 남성중심주의적 사고의 확대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사진은 특정단체와 상관없음) © 네이버 이미지 검색

    남편을 잃은 여성에 대한 표현으로 사용된 '미망인'은 유교적 가부장적인 남성위주의 표현이며 언론이 폐기해야 할 단어중 하나이다. 정히 쓴다면 “故 아무개 씨의 부인인 누구”라고 하면 될 일이다.

    전근대적인 용어를 스스럼없이 쓰면서 여성인권을 강조하는 한, 여성인권은 나아지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남성중심을 강조하는 용어 하나하나를 바로잡을 때 여성인권은 더 넓게 더 빨리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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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별로 알아본 '미망인'에 관련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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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심으로 ‘고 김선일 형제 추모사업회’를 설립해 중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 후원, 이라크의 전쟁고아와 미망인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 장씨는 또 ‘선일장학회’를 설립해 김선일씨가 했던 것처럼 어려운 환경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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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길씨 "생전에 통일 볼 수 있겠다" 고 문익환 목사 미망인 박씨...북측의 극진한 환대 받아 고 문익환 목사의 미망인 박용길(87)씨가 북한 고위급 인사들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부터 환대를...


    사례 3. “서해교전 영웅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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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학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미술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고 한 중사의 미망인인 김종선씨가 최근 미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안타까웠다”며 “그녀가 멀리서나마 마음의 평안을 얻고...


    사례 4. 현대 일가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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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현대그룹 일가가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에 모여 추모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고 정몽헌 회장의 미망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6남) 등 친인척 30여명이 참석했다. 몽필씨의 작고로 사실상 장남인 몽구...


    사례 5. [방송]비련의 이혼녀-굳센 미망인 안방서 붙는다
    동아일보 [연예] 2005.02.13 오후 20:45

    [동아일보] KBS와 MBC가 14일부터 밤8시대에 일일드라마를 나란히 시작한다. KBS1은 ‘어여쁜 당신’(극본 박정란·연출 이민홍·밤 8:25)을, MBC는 ‘굳세어라 금순아’(극본 이정선·연출 이대영·밤 8:20)를 내세워 맞대결을 펼친다. 일일드라마는...
  • 2007/10/17 [19:19] 수정 | 삭제
  • 혁명가를 그리기 전에,
    '미망인'이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