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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기독인, 아프간 인질석방 미국 역할 촉구
미대사관 앞서 기도회 열고 "한국민 생명 방관말고 적극 역할" 촉구
 
박지훈   기사입력  2007/08/07 [13:55]
 
▲김경호 목사 등 목회자 96명은 3일 오전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무고한 한국 국민 생명의 희생을 방관치 말라"고 입을 모았다. ⓒ 박지훈/에큐메니안
아프가니스탄 한인 피랍 사태가 16일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국의 적극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경호 목사(들꽃 향린교회)를 비롯한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한국교회 목회자 96명은 3일 오전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무고한 한국 국민의 희생을 방관치 말라"며 미국에 탈레반과의 즉각적인 대화에 나설 것과 군사작전 감행 중지 등을 요구했다.

목회자 96명, "미국은 무고한 한국 국민의 희생 방관치 말고 적극 나서라"

목회자들은 아울러 탈레반 측엔 피랍자의 즉각 석방을, 한국 정부엔 아프간 파병 부대의 즉각 철군을 단행하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온 세계가 (한국인 피랍자들의) 무고한 희생에 주목하고 있는데 유독 미국만은 테러분자들과는 협상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워,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한국 민간인의 생명에 대해 강 건너 불 보듯이 방관하는 미국 태도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목회자들은 이어 "한국을 아프간 전쟁에 끌어들인 것도 미국이고, 아프간을 무력으로 침공, 근본 문제를 일으킨 것도 미국"이라며 "때문에 미국에겐 엄중한 책임이 있다. 미국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후 목회자들은 단식농성 중인 한상렬 목사를 격려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에 저지됐다. 이에 항의하는 조헌정 목사(향린교회) ⓒ 박지훈/에큐메니안
목회자들 단식농성 한상렬 목사 방문 경찰에 제지, 실랑이 끝 3명만 통과 허락


기자회견 후 목회자들은 미 대사관 앞에서 '피랍자 무사 귀환 기원, 책임자 미국의 해결 촉구'를 요구하며, 단식 철야 농성에 들어간 한상렬 목사를 격려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의 저지에 부닥쳤다.

실랑이 끝에 홍성현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 3명의 통과만 허락됐으며, 나머지 목회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목사는 "미국이 포로교환 등을 포함해서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미국은 방관하는 자세를 버리고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한 목사는 내일(4일)까지 1차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계의 이런 목소리에 발맞춰 정치권에서도 미국의 책임 있는 역할론을 주문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4당 원내대표로 구성된 국회 방미단도 2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부 차관을 면담하고, 이번 인질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국회 방미단,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두 차관에게 미 적극 역할 요청 성명서 전달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방미에 앞서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고한 우리 국민의 추가 희생을 막는 것"이라며 "아프간 당국도 그렇지만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UN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협력을 정중히 요청하고 정부와 이태식 대사와 협의하며, 신중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상렬 목사의 농성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목회자들. ⓒ 박지훈/에큐메니안
보수단체 "피랍 사건 반미에 이용말라"며 한 목사 단식농성 찾아가 행패 부리기도


한편 보수단체들은 이날 "탈레반 피랍 인질 생명까지 악용하는 친북좌파 사기 목사 한상렬은 아프간 가서 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안보전략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 목사에 대한 비난과 함께 "인질사태를 반미에 이용말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일부 친북 좌익 세력들이 미국 책임론을 들먹이는 동시에 아프간 철군 주장을 펼치며, 아프간 파병과 대테러 전쟁 명분을 훼손시키고 있다"며 "아프간 인질사태를 '반미' 감정을 확산시키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힘을 합쳐 이런 불순 기도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보전략연구소 회원들은 기자회견 후 한 목사의 단식농성장을 찾아가, 피켓을 밟는 등 행패를 부렸다.

   
▲보수단체들도 3일 오전 광화문 KT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아프간 피랍 사건을 반미에 이용치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지훈/에큐메니안
* 본 기사는 개혁적 기독교 인터넷언론인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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