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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을 위해서 조중동을 포용하라굽쇼?
강준만 교수, "왜 노대통령만 조중동 '포용'해야 하는가"
 
윤익한   기사입력  2003/07/28 [12:40]

"한국 사회의 독특한 역사와 경험이 낳은 비극이자 희극이다"

강준만(전북대 언론학)교수가 노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도 집에서는 조·중·동을 구독하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강교수는 7월 27일자 경향신문 오피니언면 '시론'에서 지난 7월 21일자 중앙일보에 '대통령 언론관 유연해져야' 제하의 칼럼을 기고한 서울대 양승목 교수의 글에 반론을 제기, 양교수의 글에서 "양비론이 그립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기사     ©중앙일보 홈페이지

[참고기사]
강준만, [시론]‘양비론’이 그리운 시절, 경향신문(2003.7.28)

양승목, [중앙 시평] 대통령 언론관 유연해져야, 중앙일보(2003.7.21)

양교수는 중앙일보에 쓴 칼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조·중·동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시에 그들을 포용할 것을 주문, 그 근거로 오늘날 대다수 우리 국민은 제 마음에 드는 신문을 스스로 골라서 읽는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양교수는 또 "조·중·동에 대한 노대통령의 반감은 그 신문들을 좋아서 읽는 수백만 독자에 대한 반감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바,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조·중·동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교수는 한마디로 "동의할 수 없다"면서 "신문의 '정치적 논조와 방향'은 독자들의 일반적인 신문 선택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의 주요 신문 선택 요인은 '실용, 쾌락, 주류 편입 욕구, 경제적 고려' 등이라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따라서 "조·중·동의 정치 보도와 논평에 대한 노대통령의 반감을 그 신문 독자들에 대한 반감으로 해석하는 건 견강부회라 아니할 수 없다"고 양 교수의 글을 비판했다.

강교수는 그 증거로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시절 호남에서 조·중·동의 부수가 줄지 않았던 점과 지난 대선 기간 중 조·중·동의 왜곡보도에 분노했던 노후보 지지자들의 대다수가 지금까지 여전히 조·중·동을 구독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강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모순 또는 이중성'이라고 정의하면서 모순이 발생하는 원인을 "우리 사회가 독재체제에서 한 단계를 건너뛴 채 갑자기 전 지구적인 소비자본주의 체제로 휩쓸려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것은 일개 정권의 차원을 넘어선 한국 민주주의의 근본 모순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노대통령과 조·중·동 사이의 적대관계에 대해 강교수는 현실 인식을 근거로 한 국익 차원에서 재조정될 필요는 있지만, 노대통령이 언론을 일방적으로 '포용'하려고 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강교수는 '포용'과 '굴복'의 차이가 뭐냐고 되물었다.

강교수는 조·중·동을 향해, "언론이 누리는 자유나 사회적 영향력은 선진국 언론에 뒤지지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나 직업윤리는 갖추지 못한 질적으로 수준이 낮은 신문"이라고 정의하면서 양교수가 노대통령에게 일방적 포용을 주장하려거든 조·중·동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라고 반박했다.

이런 맥락에서 강교수는 "노대통령의 언론관을 문제삼는 사람들은 최소한 양비론은 펴줘야 한다"면서 "조·중·동의 정략적인 왜곡과 과장으로 점철돼 있는 정치 보도와 논평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교수는 "사회원로라는 분들도 신문지상을 통해서만 대중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인지 수구 신문들을 껴안으면서 대통령의 언론관만 비판하고 있으니 딱한 일"이라면서 보수적 성햐의 사회원로들을 겨냥했다.

이밖에도 양교수의 글을 본 장관수씨는 중앙일보 게시판에 "(양교수가) 대통령의 언론관이 문제가 아니라 언론의 대통령관이 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는지 궁금하다"면서 "조중동은 자신이 할 일만 똑바로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는 글을 남겼다. 또 자신의 집에 얼마전 선풍기를 가지고 온 조선일보 판촉사원이 있었다는 박정우씨는 "하나의 가설이 되겠지만, 오늘날 대다수 우리 국민은 제 마음 들지 않더라도 경품(자전거, 비데, 선풍기, 전화기 등)을 골라서 받으려고 신문을 읽는다"고 써 양교수의 분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한 양승목 교수는 미국 스탠퍼드대 언론학 박사와 2001년 한국언론학대회 조직위원장,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하면서 현재 미국 오리건대 방문교수로 재직중이다.  / 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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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28 [12: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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