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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위기, 합리성 상실한 보수기독교 대두 원인"
'민주화 이후의 퇴행하는 민주주의, 퇴행하는 기독교' 심포지엄서 제기
 
박지훈   기사입력  2007/06/15 [01:35]

"한국교회 위기 원인은 신자유주의라는 천박한 자본주의에 매몰된 성장주의에 있다. 교회가 마치 다단계 판매조직으로 변모, 신앙과 십자가는 사라지고 교인들을 상품처럼 관리해 나가는 관리만 남았다"(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최근 보수주의적 기독교 정치행동이 두드러짐에 따라 사학법, 목회자 과세 문제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기독교는 사회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자기 이익 수호를 위한 이익집단처럼 행동, 시민사회 도덕적 기준과 심각하게 충돌했다"(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11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민주화 이후의 퇴행하는 민주주의, 퇴행하는 기독교'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박지훈 /에큐메니안
퇴행적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한국교회 위기 원인이 △신자유주의에 매몰된 성장주의 △합리성 상실한 보수기독교 대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가 11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이 진단한 한국교회 위기 원인이다.

위기원인을 이같이 짚은 발제자들은 위기극복 방안으로 △개성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분가선교 △민주주의 급진화와 진보적 기독교 사회운동의 재구성 등을 내놨다.

김경호 목사 "천박한 신자유주의에 매몰된 성장주의 교회위기 불러와"...분가선교 방안 내놔


김경호 목사는 "신자유주의라는 천박한 자본주의 물결에 매몰된 한국교회에는 진정한 설교는 없어지고 요란한 선전만이 남게 됐다"고 개탄했다.

김 목사는 이어 "대형교회는 '성장'이라는 대형 성장 세미나를 주도해 한국 목회자들을 양적팽창주의 일색으로 변질케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따르는 중소교회 목회자들은 대형교회 맛도 보지 못하면서 충실하게 그들의 논리를 좇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그러나 대형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움이 따르고 위험부담이 되는 일을 시행키 위해선 교인 전체 합의가 필수적인데 대형교회는 교인 합의를 끌어낼 수 없다"며 "대형교회는 사회정의나 지역사회 문제에 관여하기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교회 위기 원인을 이같이 지적한 김 목사는 위기 타개방안으로 분가선교 방안을 내놨다. "사회역사의식을 가진 교회들이 어정쩡하게 양적 성장과 참여적 신앙 둘 다를 붙들려고 기웃거리지 않아야 한다. 이들은 오히려 분가 등의 형식으로 자기들의 몸을 나누어 더욱 작은 소교회, 작기 때문에 사회 현장에 더욱 기동성 있게 움직이는 교회가 돼야 한다"

   
▲최형묵 목사 ⓒ 박지훈 /에큐메니안
최형묵 목사 "합리성 상실한 보수기독교 대두가 한국교회 위기"...진보 기독교 사회운동 재구성 필요

최형묵 목사는 한국교회 위기 원인으로 합리성을 상실한 자기 이득에 매몰된 한기총 등 보수기독교 대두를 꼽았다.

최 목사는 "보수기독교는 사회 쟁점에서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자기 이익 수호를 위한 이익집단처럼 행동해 시민사회 도덕적 기준과 심각하게 충돌하기 까지 한다"며 "때문에 일반 언론에서 기독교 비리가 중요한 보도 소재가 되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안티 기독교 사이트가 급증할 정도로 기독교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신자유주의 경제 개방화 속에서 민중의 삶이 피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교 진보운동은 중차대안 과제를 떠맡을 수밖에 없다"며 "민주주의의 급진화와 진보적 기독교 사회운동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는 자본의 지배가 보장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자본의 횡포를 제어함으로써 민중 삶의 피폐화를 막을 수 있는 급진적 민주주의에 대한 전망을 지속적으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또, "기독교 운동은 대안적 세계화를 추구하는 세력과의 연대 모색, 생명·평화운동과의 긴밀한 결합, 소수자 운동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연대 등이 필요하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11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민주화 이후의 퇴행하는 민주주의, 퇴행하는 기독교'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박지훈 /에큐메니안
"민주화 20년 이후 기독교 나아갈 방향은 한기총과 KNCC 단절" VS "다양성 사회, 말도 안 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화 20년 이후 기독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한기총과의 단절은 필수일 뿐 아니라 KNCC와의 단절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의평화기독인연대 김동한 장로는 "KNCC를 해체하고 새로운 세력들을 견인해 나가는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 향린교회 이병일 목사도 "한기총과의 단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KNCC와의 단절도 필요하다"고 김 장로를 거들었다. 이 목사는 "이들 기관과의 단절 이후에는 작은 교회 간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정치권에 진출한 성직자에 대한 혹독한 비판도 던졌다. "민중들이 이뤄낸 역사적 성과와 영광을 갈취해 자기의 이름과 영예를 낸 것이기 때문에 민중의 이름을 거부한 단절이다"
 
이에 대해 성공회대 양권석 부총장은 "기독교 내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이제는 다양화 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향후 여성·소수자·이주노동자 운동 또한 상출될 수 있다. 때문에 긴장이 유지될 수 있는 공동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개혁적 기독교 인터넷언론인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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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6/15 [01: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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