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구상에서 창당 선언을 했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나도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내 생각들은 일전에
<레디앙>에 쓴 칼럼에 대부분 밝혔었다.
1. 일단 잘 되기 어렵다는 회의감이 있다. 미묘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는 한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는 게, 미래구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아주 초기, 그러니까 첫 얘기가 나왔던 순간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2. 내가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이명박, 박근혜 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이 손학규다. 그래서 손학규와 이름을 같이 거는 일은 안한다. 파주 LG 필립스 사건 이후로 나는 손학규와 길이 갈렸고, 그가 아주 교묘한 극우파일지도 모른다고 수 년전부터 의심하고 있다.
지방으로 원정다닐 때 한미FTA에 대한 원정인지, 지역 주민들 목소리 들으러 다닌 것인지, 하여간 그 시절 완전히 노선이 갈렸다.
문국현도 싫어한다. 내가 계간지에 데뷔한 것은 87년 체계에 관한 글이었는데, 녹색평론에 데뷔한 것이 문국현 비판으로 데뷔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노무현 정권 초기에 문국현과도 나는 길이 갈렸다. 그는 교묘한 이데올로그이고, 박원순 변호사보다는 훨씬 해로운 종류의 노선을 걷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 평소 생각이다.
손학규냐, 문국현이냐... 이런 논의 한 가운데 들어가 있는 것은 가장 괴로운 종류의 논의이다.
이런 개인적인 선호의 문제가 개입하게 된다. 어차피 대선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은 인물에 대한 선호가 50% 이상이 아닌가?
3. 시민운동 1세대 방식은 2002년을 즈음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야 했다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인데, 그런 일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여러가지 아픔들이 생겨났다.
누가 누구에게 비난의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한 시대가 가고 또 다른 시대가 왔어야 했지만, 지체 현상이 생겨난 것은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 소위 금번 중도 진영에 대해서는 더 심각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는 정치적으로 중도통합이나 개혁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사람들과 또 길을 달리한다. 이념적으로 현재의 민주노동당보다 나는 더 좌파에 자리잡고 있다.
한나라당 중심으로 대선이 펼쳐지는 것보다 한나라당이 싫다고 모여야 한다는 것이 더 퇴행적이라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이다. 퇴행과 퇴폐는 증오 위에 서게 된다는 것 정도가 지론이라고 할까?
나는 이 세력을 퇴행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시계는 어느 순간에 정지했다가 이제는 뒤로 돌아가는 중이다.
5. 이번 대선에 사실 정말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내 눈에는 이명박과 박근혜 밖에는 없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선 놀음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대선에 깃발도 없으면 총선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람들과 그래도 여기 끼어야 조직이라도 건사할 수 있다는... 정말 대선에 아무 관심들 없어 보인다.
굳이 대선 자체의 결과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한 명 더 꼽자면 DJ 정도? 그는 기이하게도 이번 대선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말 묘한 대선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선과 총선 사이에 벌어질 과일 나누기에 더 관심이 있다. 묘하게도 그렇다.
이런 하는 말과 가는 길이 극도로 다르게 움직이는 공간이 나는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광 팔고 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