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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지체현상과 미래구상의 창당
[비나리의 초록공명] 한나라당이 싫다고 모여야 한다는 것은 더 퇴행적
 
우석훈   기사입력  2007/06/12 [11:22]
미래구상에서 창당 선언을 했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나도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내 생각들은 일전에 <레디앙>에 쓴 칼럼에 대부분 밝혔었다.

1.

일단 잘 되기 어렵다는 회의감이 있다. 미묘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는 한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는 게, 미래구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아주 초기, 그러니까 첫 얘기가 나왔던 순간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2.

내가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이명박, 박근혜 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이 손학규다. 그래서 손학규와 이름을 같이 거는 일은 안한다. 파주 LG 필립스 사건 이후로 나는 손학규와 길이 갈렸고, 그가 아주 교묘한 극우파일지도 모른다고 수 년전부터 의심하고 있다.

지방으로 원정다닐 때 한미FTA에 대한 원정인지, 지역 주민들 목소리 들으러 다닌 것인지, 하여간 그 시절 완전히 노선이 갈렸다.

문국현도 싫어한다. 내가 계간지에 데뷔한 것은 87년 체계에 관한 글이었는데, 녹색평론에 데뷔한 것이 문국현 비판으로  데뷔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노무현 정권 초기에 문국현과도 나는 길이 갈렸다. 그는 교묘한 이데올로그이고, 박원순 변호사보다는 훨씬 해로운 종류의 노선을 걷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 평소 생각이다.

손학규냐, 문국현이냐... 이런 논의 한 가운데 들어가 있는 것은 가장 괴로운 종류의 논의이다.

이런 개인적인 선호의 문제가 개입하게 된다. 어차피 대선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은 인물에 대한 선호가 50% 이상이 아닌가?
 
3.
 
시민운동 1세대 방식은 2002년을 즈음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야 했다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인데, 그런 일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여러가지 아픔들이 생겨났다.
 
누가 누구에게 비난의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한 시대가 가고 또 다른 시대가 왔어야 했지만, 지체 현상이 생겨난 것은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
 
소위 금번 중도 진영에 대해서는 더 심각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는 정치적으로 중도통합이나 개혁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사람들과 또 길을 달리한다. 이념적으로 현재의 민주노동당보다 나는 더 좌파에 자리잡고 있다.
 
한나라당 중심으로 대선이 펼쳐지는 것보다 한나라당이 싫다고 모여야 한다는 것이 더 퇴행적이라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이다. 퇴행과 퇴폐는 증오 위에 서게 된다는 것 정도가 지론이라고 할까?
 
나는 이 세력을 퇴행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시계는 어느 순간에 정지했다가 이제는 뒤로 돌아가는 중이다.
 
5.
 
이번 대선에 사실 정말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내 눈에는 이명박과 박근혜 밖에는 없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선 놀음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대선에 깃발도 없으면 총선에 설 자리가 없다는 사람들과 그래도 여기 끼어야 조직이라도 건사할 수 있다는... 정말 대선에 아무 관심들 없어 보인다.

굳이 대선 자체의 결과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한 명 더 꼽자면 DJ 정도? 그는 기이하게도 이번 대선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말 묘한 대선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선과 총선 사이에 벌어질 과일 나누기에 더 관심이 있다. 묘하게도 그렇다.
 
이런 하는 말과 가는 길이 극도로 다르게 움직이는 공간이 나는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광 팔고 쉬기로 했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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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6/12 [11:2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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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ung1an 2007/06/12 [15:44] 수정 | 삭제
  • 제목 : '미래구상'에게 공개질의 합니다... ^^
    글쓴이 : neung1an
    등록일 : 2007-04-16 19:47:19

    뭐... 애매모호한 '미래구상'의 얘기야 우리 민주노동당 평당원들이...
    각자 나름의 판단을 하구 있겠구요...
    저는 '미래구상'의 실체를 보다 확연하게 알구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해서요... '미래구상'의 정치적 연원을 좀 알구 싶어서요...
    ABCD부터 점검하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 같기두 하구요...
    때문에... 저는 딱 세가지만 '미래구상'에게 질의를 하구 싶어요...
    1. 87년 부르주아 시민혁명에 관한 '미래구상'의 입장은 도대체 어떻게 정리되구 있는지요?...
    2.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성격에 관해서 '미래구상'은 도대체 어떤 입장을 갖구 있는지요?...
    3. 앞서 두가지 물음의 갈림길에 놓인 사건에 관해서 질문하구 싶군요...
    세번째 물음은요... 이른바 속류적으로 '속이구'라구 불리웠던 노태우의 6.29선언에 대해서 '미래구상'은 도대체 어떻게 평가하구 있는지요?...
    일단 오늘은 이 세가지만 질문을 하죠...
    앞으로 필요하다구 판단되면 얼마든지 더 질문을 이어가두 될테니까요...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죠...
    참고로 우리 당게에 올라온 글 하나를 '미래구상'이 참조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 아무런 주저없이 동의할 수 있는 세계관이 담긴 아주 아주 소중한 글이니까요...
    '미래구상' 쪽에서 한번 읽어봤으면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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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허세욱 동지의 저항
    글쓴이 : chd8076
    등록일 : 2007-04-16 00:36:48


    정치적 민주화를 내세운 87년 6월항쟁은 학생 지식인 유명보수정치인
    명망있는 재야인사 하얀 와이셔츠에 빛나는 넥타이를 맨 화이트칼라 계층이 주도했다.
    군부독재정권의 기만적인 6,29 선언으로 그들 제 그룹들의 혁명열기는
    눈 녹듯 사라지고, 그날 6월 29일 이후 그들에게선 더 이상 혁명의 은은한 향기대신
    권력과 부와 명예를 향한 퀴퀴한 곰팡이 냄새나는 자본주의적 본능의 냄새만이 사회를
    진동,오염시켰을뿐이다.
    87년 6월의 부르조아지 혁명의 한계는 그 뒤를 이은 7,8,9 노동자 대투쟁때 여실히 나타난다.
    기름때 절은 작업복을 입은 '생산하는' 노동계급의 전투적인 7,8,9 대투쟁때 6월의 '소비하는'
    부르조아지 계급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멀리서 수수방관하며 외면했을 뿐이다.
    그들은 아마도 노동계급의 노동해방 열기에 두려움에 떨었을지도 모르겠다.
    군부독재세력에서 부르조아지 민주화세력으로의 단순한 지배세력의 교체를 바랐던
    6월 항쟁의 주요계급들은 수직적 사회체제를 타파하고 수평적 체제로의 근본전환을
    추구한 노동계급의 기름냄새 땀냄새 그리고 피냄새 나는 혁명열기에 군부독재세력과 함께
    두려워 했을지도 모를일이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6월 항쟁의 넥타이 부대는 우리 사회의 중상류층 주류계급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일단의 그룹들은 비몽사몽 꿈에 그리던 정권획득의 목적을 이룬다.
    그 정권의 주축은 그들이 그리도 자랑하는 '87년 6월항쟁'의 소위 말하는 반독재민주화세력이다.
    그 기회주의적 계급세력들이 87년 7,8,9 노동자 대투쟁때 연대를 표하지 않더니 이젠 아예
    대놓고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의 삶을 옥죄는 정책들을 적대적으로 거리낌없이 남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미FTA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다는 그들 집단이 민주사회의 기초중의 기초인,노동자 농민의 집회 결사 시위를
    억압 탄압하고 한미FTA 에대한 반대의견과 토론조차 철저하게 묵살하고 있다.
    그들은 심지어 민중의 목을 조르고 가진자들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것이 뻔한 한미FTA에 저항해
    자신의 몸을 분노의 심장으로 불사른 중년의 택시노동자에게 냉소의 시선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 87년 6월의 계급들이 맞서 싸웠던 군부독재세력의 후예인 한나라당과 연합해 이라크 파병을
    감행하더니 이젠 그들과 한통속이 되서 한미FTA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운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이며 그들이 입만 열면 떠들어 대는 '국민'과 '국익'은
    누구의 어떤 '국민'이며 '국익'인지 이제 명확해졌다.
    그들 계급들의 분명한 성격과 확실한 색깔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고 있는것이다.

    부르조아지 민주세력이 정권을 잡든 개발독재 산업화 세력이 정권을 잡든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민중의 삶은
    나아질리 만무하다.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든 그들의 정책은 그들의 계급을 위한 정책일 수 밖에 없다.
    오직 민중세력이 정권을 획득해야 민중정책을 펼칠수 있을것이다.
    민중정권의 획득에 가장 중요한 세력은 노동자일수 밖에 없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부르조아지 계급의
    정권획득을 목표로한 87년 6월항쟁은 끝났으되 노동자정권을 목표로한 노동계급의 87년 노동자
    대투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노동해방의 열망과 민중정권의 민중세상을 위해 자본과 권력에 온몸으로 저항하신
    허세욱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