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청와대-조선, 명패만 안던진 막말싸움 공방
진성호 "여성조선 왜 차별하냐?"...양정철 "자갈밭에 씨뿌릴 필요있나?"
 
이석주   기사입력  2007/06/01 [17:18]
#1.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 : "현장에 있는 기자들의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하는 말 같다"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 : (비꼬며) "공직생활을 안해보셔서 공무원들 세계를 잘 모르나본데…"
 
#2.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 : (자신의 발언 도중 진성호 기자가 웃자)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심각히 얘기하는데, 앞에서 그렇게 웃으면 되겠느냐. 토론 태도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 : (왼 손을 턱에 괸 채 책상 아래를 보며 계속 웃음) "큭 큭"
 
진행자 손석희 : "자자, 양쪽 분들 얘기는 그만하시구요, 다음 주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MBC <100분 토론>에서 이른바 '기자실 통폐합 방안'을 놓고 청와대와 언론간에 가시돋힌 심야 설전이 벌어졌다. 정부측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과 반대측 패널로 나온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가 인신공격성 조롱성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 손석희씨는 "양측 모두 감정적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몇차례씩 경고를 보내야 했다. 
 
▲     © MBC 100분토론 화면캡쳐
 
'기자실 통페합, 개선인가 통제인가'라는 주제로 31일 밤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찬반 양측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방안이 취재 기회를 제한해 국민의 알권리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대 입장과 '모든 매체에 공평한 취재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부 의견이 엇갈렸던 것.
 
특히 이날 방송에서 양 비서관과 진 기자는 참여정부 초기 부터 이어져온 정부와 조선일보의 대립각을 여실히 드러내며 110분 간 진행된 방송 내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언론을 좀 알고나 얘기해라"
 
진 기자가 먼저 "나는 이 자리에 조선일보를 대표해서 나온게 아니고 대한민국의 기자를 대표해 나왔다"고 운을 뗀 뒤 "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여론을 수렴했는지 궁금하다"고 공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어 진 기자는 "기자들은 물리적인 공간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 과거 박종철 사건의 경우처럼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받아적게 되는 것이고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보게 될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 비서관은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 가지 오해가 있다"며 "'거리로, 청사 밖으로 내쫓는다'고 하지만 기자들의 상주공간이 약간 줄어들 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양 비서관은 "'공무원을 못 만난다'고 하지만 절차를 지켜서 예의를 지키고 존중하면서 가자는 것이며, '언론탄압이고 알권리 침해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취재 방법의 변경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진 기자는 공무원들의 접근을 제안한 이번 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편한 기사를 쓴다고 해서 들어오지 말라는 단순한 반응은 취재 시스템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기사송고실 없으면 PC방으로 가도 되는데 문제는 감시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갈밭에 씨 뿌릴 필요 뭐 있겠나"
 
하지만 방송이 중반이후로 접어들자 토론의 양상은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문제보다 참여정부와 조선일보의 날선 공방으로 이어졌다. 그간 양측 간에 쌓였던 앙금을 격정적으로 털어놓는 사태로 전개되었다. 
 
진 기자가 먼저 "권양숙 여사와의 여성지 인터뷰에서 여성동아와 여성조선을 빼는 것도 하나의 차별"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양 비서관은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를 봤을 때 건전한 양식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자갈밭에 씨를 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맞받아쳤다.
 
양 비서관은 또한 진 기자를 향해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조선일보 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오보를 냈느냐. 조선일보의 취재 시스템은 얼마나 오묘한가"라고 비꼰 뒤 "유세를 부리는 신문사임에는 틀림없지만 말씀을 가려서 하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양 비서관의 이같은 지적은 이날 오전 조선일보 1면에 보도된 내용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이날 조선일보는 "열린우리당 회의에서 '레임덕 방지와 친노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 이번 방안이 논의됐다'는 내용의 문건이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진 기자는 "오묘하다는 표현을 쓰면 안된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뒤 "기자통폐합 방안은 정치권력.부패권력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진 기자는 또 "정부가 모든 언론을 국민들로부터 분리시키려고 해 비판하는 것"이라면서 "선진국 중에서도 편리한 것 만 따와 선진화 방안이라고 이야기한다. 제대로 기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주는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 말미에 진행자 손석희 씨는 양 비서관을 향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토론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 아직 유효하느냐"고 물었고, 양 비서관은 "현재 절차 및 일정을 검토 중이며 멀지 않은 시간에 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슈아이 (www.issuei.com) / 대자보 제휴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6/01 [17:1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잘보자 2007/06/01 [18:17] 수정 | 삭제
  • #1.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 : "현장에 있는 기자들의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하는 말 같다"

    청와대 양정철 비서관 : (비꼬며) "공직생활을 안해보셔서 공무원들 세계를 잘 모르나본데…"

    사실 관계를 바르게 적으셔야죠. 진성호 기자가 토론 도중 몇번씩이나 (자기외에)진정한 기자생활을 안해본 사람들에 대해 비하,무시하는 발언을 하였고 그 대상은 앞에 있던 비서관과 정청래 국회의원 이었습니다. 다분히 인격 모독적이었지요. 그래서 양비서관이 토론도중 사회자에게 제제를 요청했었고, 그래도 시정이 안되자 "공직생활 ~" 이란 말이 나온것입니다. 언듯 위 기사만 보고 토론을 보지 않았다면 아주 원론적인 진성호기자의 말에 괜히 발끈한 듯이 보이는데 이런 기사 역시 왜곡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