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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주의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살라이 툰 탄 박사,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 버마 민주화에 진력 밝혀
 
최방식   기사입력  2007/03/27 [12:42]
군부독재에 저항하고 있는 버마의 대표적 민주화운동가 살라이 툰 탄 박사가 제10회 ‘지학순정의평화상’을 수상했다. 부상으로 1만달러(한국돈 1천여만원)를 받았다.

(사)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은 26일 오후 7시 세종호텔 4층 해금강홀에서 가톨릭·시민사회·버마인 2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살라이 툰 탄 박사에게 상을 수여했다.

▲사단법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 김병상 이사장은 26일 오후 서울 세종호텔 4층 해금강홀에서 살라이 박사에게‘제10회 지학순정의평화상’을 수여했다     ©대자보

살라이 박사는 이날 수상 소감 발표 연설에서 “이 상이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모든 사람들과 지금도 정의화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용기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는 상이라 확신 한다”며 “버마 민주주의를 기필코 이뤄 고마움에 화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의 입고 연말 버마로 갈것”
 
박사는 이어 “저는 하나님께 버마 민주주의를 위해 제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고 밝히고, “비록 버마가 나를 추방해버렸지만 버마 민주화를 바라는 모든 분들과 함께 하얀 옷(수의)를 입고 이르면 올해 말 내 조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살라이 툰 탄(Salai Tun Than)박사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대자보

살라이 박사는 버마 양곤대 교수와 예진농업대 총장을 지냈다. 2001년 군부독재에 맞서 양곤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고 긴급조치법 위반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 2년여 수감생활 끝에 석방됐지만 계속 1인시위를 벌이자 군부는 2005년 그를 해외로 강제 추방했다.

박사는 사랑하는 아내와 3명의 딸을 버마에 남겨둔 채 조국에서 쫓겨나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떠돌며 조국의 민주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 인사들을 만나 버마 민주화에 힘이 돼 달라고 호소하고 다니고 있다. 현재는 딸이 살고 있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임시 기거하고 있다.

김병상 이사장은 시상에 앞선 연설에서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인데 버마에는 아직도 추운 겨울”이라며 “살라이 박사처럼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던지는 고귀한 용기와 희생이 있어 버마인에게 큰 힘이 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살라이 툰 탄 박사에게 “박사와 버마인들의 노력은 꼭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영원한 우정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고 쓰인 상패를 수여했다. 메달과 상금은 윤공희 광주대교구장이자 기금의 초대 이사장이 수여했다.

윤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위해 소외되고 억눌린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해온 살라이 박사님의 고난은 비록 지금 힘들고 어렵지만 마침내는 세상의 평화와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지학순정의평화상이 그 여정에 힘이 되고 우정 어린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바마와 한국은 동병상련”
 
효림 스님(버마민주화를 지원하는 모임 공동대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도 축사에서 “버마가 지금 앓고 있는 이 병을 얼마 전 우리도 앓았으니 동병상련이라는 표현이 옳겠다”며 “지학순재단이 상을 꼭 주어야 할 사람을 정말 잘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상자와 시상자, 그리고 버마민주화지원모임 모두에게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살라이 박사가 시상식에 참석한 내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자보

에밀 폴 체릭 주한교황청대사(대주교)도 축사를 통해 “옛말에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젠 무기를 버리고 존경심으로 평화와 인권을 일구는 세상”이라고 운을 뗀 뒤, “우리 모두는 어떤 종류의 인권침해나 억압·폭력도 거부해야 한다”며 “살라이 박사의 작은 발걸음이 마침내 전 버마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수상식에는 식전 극단 ‘아우라 코리아’가 사전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수상식이 끝나갈 무렵에는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모임’의 총무인 박홍점 시인의 축시 낭독이 이어졌다.

▲버마인들이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은 살라이 박사를 위한 축하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자보

“살아서 별이 되어버린 사람.../무엇이 칠순의 노구를 한낮의 폭염 속에 세워둘 수.../군부독재의 총칼 앞에 스러져가는 어린 눈빛들.../헐벗고 고통받는 마른가지 같은 손들.../ 어린 깊은 눈빛과 유독 튀어나온 이마들이.../ 칠순의 뼈를 곧추 세웁니다.../ 방울, 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 지금 이 순간 이곳에도/ 머리 위에 별이 빛나고 태양의 빛이 가득합니다.”(축시 ‘은발의 청년을 위하여’ 중 발췌)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김성훈 상지대 총장,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영달 열린우리당 대표, 배기선 의원, 임효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 평화방송 김원섭 대표, 탄케 버마학생민주전선 의장, 유종순 미얀마민주화를 지원하는 모임 공동대표, 임동확 미얀마를 사랑하는 작가모임 대표 등의 내빈이 참여하거나 축하메시지를 보내왔다.

▲살라이 박사가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케익 절단식에 이어 축배제의를 하고 있다.     ©대자보

“칠순의 뼈를 곧추 세웁니다”
 
한편, ‘지구촌 어디서든 불의와 폭압에 굴하지 않고 자유·평등을 위해 헌신하고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올해로 10회 째 수상자를 내고 있다. 역대 수상자들은 민주노총(1회), 외국인노동자진료소 라파엘클리닉(2회), 방글라데시 인권운동가 로잘린 코스타 여사(3회), 인도네시아 인권운동가 이부 술라미 여사(4회), 파키스탄 정의평화위(5회), 불평등소파개정국민행동(6회), 홍콩 아시아 민중진보센터(7회), 미얀마 영치우노동자연합(8회), 홍콩 카리스타 국제협력국장 캐티 젤베거(9회) 등이다.
 
/최방식 기자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위원장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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