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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경제 위기의 주범은 누구인가
일부 신문사들의 불난집에 기름붓기 행태 고발
 
홍성관   기사입력  2003/06/29 [15:51]

 지난 6월 27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대한 일부 언론의 과장된 해석이 독자들로 하여금 경제 위기 심리를 조장할 우려를 보이고 있다.

▲ 조선일보 윤영신 기자의 기사'[생산·소비·투자] 55개월만에 동시감소 '   ©조선일보홈페이지
 조선일보의 윤영신 기자가 쓴 '[생산·소비·투자] 55개월만에 동시감소'의 경우, <국내 경기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내수 부진을 겪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어 윤 기자와 고종원 기자가 쓴 '[5월중 산업동향] 경기선행지수 13개월째 하락'이라는 기사에서는 ◆ 55개월 만의 트리플 마이너스 ◆ 자동차마저 스톱하나 ◆ 불황형(型) 경상흑자 ◆“잘해야 3%대 초반 성장”이라 표현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추경 5천억원∼1조 확대 검토'라는 기사에서 <경기 침체가 심각한 단계에 들어섰다.>라는 표현을 썼으며, 매일경제는 <실물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고 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 신문사들은 같은 날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5월중 국제수지 동향`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기사들을 분석해보면, 조선일보가 반도체·자동차·기계장비 등 산업생산이 1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하는데, 여기서 반도체, 자동차 부분의 수출은 오히려 4.8% 증가한 사실은 배제되어 있다. 또 생산지수 역시 마이너스이기는 하지만, 계절조정(Seasonally Adjusted)을 거친 지수는 오히려 4월보다 개선된 점과 54개월만의 최저치 라는 도소매 부분 역시 전월보다 1.3%증가한 점들이 이들 기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또 중앙일보의 기사 중에 건설교통부가 집계한 건축허가면적의 감소만을 두고 <실물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건설 경기도 나빠지고 있다.>고 한 것은, 통계청이 밝힌 민간·공공부문 공사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건설수주도 크게 증가해 건설부문의 산업활동이 5월중 증가했다는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렇듯 일부 신문들은 현 경제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세계경제의 장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의 산업활동은 제법 선전하는 편이라고 보는 의견도 많다. 그런데 신문사들의 접근은 경제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의견에만 편향되어 있고, 사실은 그에 대한 적극적 분석이나 대책마련도 거의 없다. 또 통계청의 자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장된 수식어를 여러 번 사용함으로써 독자들의 경제위기 의식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의당 소비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언론이 칭찬으로 일색하다 온갖 비리, 부실 등을 놓쳐 경제난을 야기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요즘같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쓸데없는 낭설에, 독설까지 퍼붓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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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6/29 [15: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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