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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탈당론 이어 천정배 의원까지 탈당 시사?
당원에게 드리는 글에서 ‘통합신당 여의치 않으면 비상한 길 모색’ 언급
 
서태영   기사입력  2007/01/08 [15:26]
천신정의 '천'으로서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가장 먼저 열린우리당을 해소하는 통합신당 창당론 물꼬를 텄던 천정배 의원이 기득권 포기론을 들고 나와 다시 한번 통합신당론의 진정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8일 그는 '당원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통합의 주도권이나 지분등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창조적 해산도 감수하는 철저한 기득권 포기의 자세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  © 대자보 서태영
그는 "작년 10월 29일 '민생개혁정치'에 동의하는 광범위한 세력의 참여를 보장하는 대통합신당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고, 신당 논의의 모든 과정에서 우리당부터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고 진지하게 수렴해나가고 필사즉생의 각오로 전력을 다할 것을 역설했다"며 신당은 철처하게 "민생개혁정치세력을 재건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통합신당 창당 이유를 분명히했다. 세상 인심 모르고 결백론만 주장하는 후안무치 당사수파나 확장열린당파, 도로 민주당파에게 자신의 통합신당 창당 원칙을 밝히고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민생입법을 주도했던 그는 "우리당이 환골탈태의 자세로 민생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초석이 되는 결단을 한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지향적 신당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안이하고 무원칙한 미봉에 그칠 경우 민생개혁세력의 전진을 위해 비상한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해 탈당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배수의 진을 쳐 만만찮은 파장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천정배 의원이 당원에게 보낸 글 전문 
당원여러분께 드리는 글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

새해를 맞아 댁내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정해년 새해는 풍요와 행운의 상징인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새해에는 무엇보다도 민생이 안정되고 국운이 뻗어나가며 민생개혁 정치세력이 다시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빕니다.

전당대회를 앞둔 현 시기는 우리당의 진로와 민생개혁의 전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참으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민생개혁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제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동지 여러분 !
지금 우리당이 처한 상황은 앞이 보이지 않는 좌절의 고통과 참담한 시련 그 자체입니다.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민생개혁정당을 표방하고 창당한 우리당은 지금 서민생활에 고통을 가중시킨데 대한 책임으로 국민의 통렬한 비판과 싸늘한 시선에 몸둘 바를 모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 자신이 미래의 민생개혁세력의 정치적 생존과 진로마저도 가로막는 장애와 질곡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냉엄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는 참여정부와 우리당의 탄생에 앞장섰고 원내대표로 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오늘 우리당의 현실에 대해 거듭 책임을 통감하고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저는 작년 10월 29일 우리당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개혁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민생개혁정치’에 동의하는 광범위한 세력의 참여를 보장하는 대통합신당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신당 논의의 모든 과정에서 우리당부터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고 진지하게 수렴해나가고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전력을 다할 것을 역설하였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민생개혁정치세력을 재건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당이 그 동안의 과오에 대한 처절한 반성에 바탕을 두고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이해관계를 과감하게 넘어서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변화를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당의 현실을 보면 반성도 변화도 거부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지속하거나 위기에 대한 근본적 대처는 뒤로 미룬 채 당내의 서로 다른 견해를 어정쩡하게 봉합하려는 시도가 있어 심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민생개혁세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비상한 결단을 내릴 것을 재차 호소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합니다.

첫째, 전당대회가 당의 진로를 둘러싼 당내의 서로 다른 견해를 미봉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됩니다. 현재 당내에 대통합 신당으로 가야한다는 견해와 당을 고수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전당대회를 열고도 이러한 견해의 대립을 분명하게 해소하지 않는다면 당은 이후에도 끝없는 논쟁과 분란 속에 표류하면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더욱 상실해 갈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새로이 선출할 지도부에 전권을 부여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당의 사활이 걸린 진로 문제를 지도부에 백지위임하자는 것으로서 민주적 원리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으로도 실현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둘째,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의 과정은 또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철저히 반성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왜 국민의 지지를 잃고 위기에 부딪혔는지를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실히 규명해야 합니다. 과연 우리가 국민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그들, 특히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요구를 대변하겠다는 자세를 가졌는지, 우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집권당으로서 청와대 및 정부와 원활한 협력을 해왔는지, 당의 리더십과 기강이 바로 서 있는지를 철저히 따져보고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이번 기회에 당의 노선, 미래비전과 주요정책을 분명하게 재정립하여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합니다. 부동산정책 등을 둘러싸고 작금에 빚어지고 있는 당내의 혼선과 대립은 우리당의 정체성과 능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깊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한나라당의 이념적 포로가 돼버린 당내 일각의 경향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와 그 준비과정에서는 충분한 논의와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이런 혼선과 대립을 명확하게 해소해야 합니다. 나아가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 당의 노선, 미래비전과 주요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는 작업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새롭게 정립된 노선 등은 신당추진의 토대가 돼야 할 것입니다.

넷째, 열린우리당과 그 지도적 인사들은 우리 자신이 민생개혁세력의 대통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디딤돌이 되게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뇌해야 합니다. 우리당부터 통합의 주도권이나 지분 등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창조적 해산도 감수하는 철저한 기득권 포기의 자세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의 정신과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당내에서부터 치열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도부와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그들 내부의 논의에도 더욱 분발해야 하겠지만 의원들을 비롯한 당원들, 나아가서는 당 밖의 인사와 시민들이 두루 참여할 수 있는 논의의 마당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정신과 원칙 아래 우리당이 환골탈태의 자세로 민생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초석이 되는 결단을 한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지향적 신당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안이하고 무원칙한 미봉에 그칠 경우 민생개혁세력의 전진을 위해 비상한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민생개혁의 전진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나아갑시다. 그 경우 우리 국민은 다시 한 번 역사의 전진을 위해 위대한 지혜를 발휘해 주리라 확신합니다.

2007년 1월 8일     천 정 배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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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08 [15: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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