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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1년, 미래가 더 무섭다
[비나리의 초록공명] 황우석을 지지한 젊은세대가 그대로 어른되는 세상
 
우석훈   기사입력  2006/11/23 [14:51]
파운데이션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파운데이션이라는 용어는 당연히 아시모프에게 온 것이다. 아시모프하면 떠오르는 몇 개의 단어가 있는데, 로봇 제 3원칙, 파운데이션, 그리고 부르클린이라는 단어 같은 것이 있다. 부르클린은 지금은 뉴욕인데, 빈민가 출신의 아시모프는 끝까지 자신은 뉴욕 출신이 아니고 부르클린이라고 주장을 하였다. 비슷한 경우로 이탈리아의 소수민족 출신인 움베르르트 에코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파운데이션은 제1 파운데이션과 제2 파운데이션이 있는데, 은하계 끝에서 백과사전 만든다고 뻥치고 만들었던게 사실은 제1 파운데이션, 반대로 은하 한 가운데 도서관이라고 뻥치고 만들어놓은 게 제2 파운데이션이다. 1 파운데이션은 민주주의와 파시즘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시민정권에서 군사정권 그리고 상인정권으로 점점 이행해나간다. 2 파운데이션은 수학자 그룹인데, 이름도 없고, 1번, 2번, 10번, 그런 식으로 서로를 부른다.
 
파운데이션이라는 말은 "일단 망한다"를 전제로 하는 말이다. 난 대충 우리나라는 일단 망할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까지 망할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3년간은 그 끝이 어딜지도 모르는 곳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평화파운데이션이라는 말을 처음 쓴 건 1년 반 정도 되는 일인데, 내가 진짜 무식하고, 몸도 아프고, 게다가 판단력이 극도로 흐려져 있을 때 만든 말이다. 비극적인 사건이기는 했다.
 
작년 초 처음 책을 낼 때에는 황우석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는데, 그때까지도 나는 정말 우리 사회를 드리우고 있는 진짜 큰 어둠이 뭔지를 잘 모르고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황우석 사건을 아마 까마득하게 까먹고, 어떤 사람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싫어하기는 한다.
 
아직도 반성도 사과도 않는 사람들
 
그 때가 내가 서른 여덟살의 일이었을 거다. 일년 전이니까 말이다. 그냥 내가 살아온 시간을 뒤집어본다면, 제일 큰 사건은 87년 6월 한열이가 내 몇 걸음 앞에서 죽었을 때의 일이 아무래도 가장 큰 사건인 셈이고, 그 다음으로 큰 사건이 황우석 사건인 셈이다.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쓴다면, 황우석 사건이 내 일생 일대의 트라우마인 셈이다.
 
난 원래도 의심이 많은 편이기는 한데, 황우석 사건 이후로 사람들을 거의 믿지 않는다. 내가 믿는 사람은 그 이후로 사과한 사람들인데, SBS가 사과했고, 경향신문이 사과했고, 조선일보가 살짝 사과했다.
 
▲MBC PD수첩 제작팀의 집요한 문제제기로 파헤쳐진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MLB 홈페이지

사과하지 않은 사람들은, 한겨레가 대표적으로 사과하지 않았고, 김병준이 사과하지 않았고, 김미화도 사과하지 않고 쓱 묻혀갔다.
 
한 때 98 대 2까지 의견차이가 벌어졌던 이 사건은 나에게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어떤 곳이고, 어떤 사람들과 살아가는지 순간적으로 살짝 그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었던 셈이다.
 
파운데이션이라는 단어를 다시 사용하는 것은 순전히 황우석과 황우석을 지지했던 사람들 때문에 사용한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무서운 것
 
정말 무서운 것은, 그 때의 10대와 20대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고 - 아마 그들은 바꾸지 않을 것이다 - 이 사회의 어른이 되면, 나같은 사람은 아마 그 시절이면 중국이 문화혁명이 그렇듯이, 길거리에서 군중들에게 맞아죽을 것 같다.
 
그런 날이 꼭 오고야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그런 고민들이 파운데이션이라는 질문으로 내가 해보는 고민들이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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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23 [14: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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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야 2007/01/01 [19:49] 수정 | 삭제
  • 정말 무서운 것은, 그 때의 10대와 20대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고 - 아마 그들은 바꾸지 않을 것이다 - 이 사회의 어른이 되면, 나같은 사람은 아마 그 시절이면 중국이 문화혁명이 그렇듯이, 길거리에서 군중들에게 맞아죽을 것 같다.

    그런 날이 꼭 오고야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려면? 그런 고민들이 파운데이션이라는 질문으로 내가 해보는 고민들이다.
    ....................................................................
    은근히 즐기는 듯한 태도에 끝간데 없는 잘난체..
    광기어린 군중을 대하는 듯한 말투..
    자기현학..
    짜증난다.
  • 뉴레프트 2006/12/18 [11:33] 수정 | 삭제
  • 당신이나 당신같은 자칭 진보세력들은..
    황우석이나 황우석연구팀을 욕하기에 앞서..
    당신들 자신이 얼마나 도덕적인지 부터 반성하시오..
    나를 포함해서 황우석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당신들보다
    덜 도덕적이거나 덜 공정해서 그를 지지했던 것은 아니란 사실을
    명심할 것이며..황우석을 파헤친 잣대로 그 잘난 여타 서울대 교수들이나
    당신들 진보세력, 시민운동가, 귀족노조등을 파헤친다면..
    아마 한국사회는 그날로 그 참혹한 실상때문에 거대한 아노미에 휩싸일 것이 분명할 거라고 나는 확신하오..
    나를 포함해 황우석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맹목적인 진보나 보수나 도덕의 눈이 아니고 공정하고 균형있게 세상을 보자는 것이었고..황우석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 살인행위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고의였는지..실수였는지..실질적인 진범은 누구인지..우리의 국익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차분히 검토해 보고 그에 적절한 벌을 주자는 것이었소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도덕이나 정의란 것이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소위 당신같은 진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는 인간들은..책 몇권읽고 데모 몇번하고 세상을 다 아는척 하는 교만하고 터무니없는 짓거리를 제발 이젠 그만둬 주길 바라오..같잖아서 구역질 나니까..
  • 김수민 2006/11/24 [10:09] 수정 | 삭제
  • 우석훈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FTA 관련 책도 잘 읽었구요.

    제 인생에서도 황우석 사건은 일대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서프라이즈'란 곳에서 글을 끄적거리던 사람인데요, 나름대로 합리적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광기를 뿜어내는 꼴을 보며...당시 근 한 달간 잠을 못잤습니다. (98:2 비율 중에 2쪽에 서서 이럴 수는 없다고 꽥꽥거렸거든요 ^^)


    그 이후, 모든게 분명해지더군요.
    그 이전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제 모두 명확해졌습니다.


    황우석 사태에 입을 다무는 노무현이 한미 FTA를 추진하는 것은 썩 당연한 일이지요. '개혁세력'을 자처하던 수많은 사람들의 합리성은 딱 거기까지였던 거지요. 자신들이 현재 겪는 고통의 근원이 뭔지도 모르는 대다수 국민이 이건희를 존경하고 이명박에게 호감을 품는 것은 몹시도 지당한 일이겠지요.


    황우석 사태와 노대통령이 한미 FTA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서프라이즈에서 글을 쓰며 '개혁세력'을 두둔하던 일이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해서 지난 1년간 글 한 줄 못썼습니다.


    저 같은 심정을 가진 사람이 요즘 한 둘일까요.
    건필하십시오. 우석훈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셔서 말씀하시는 걸 한 번 들었는데.....방송 스킬은 좀 어색하시더군요.하하... 농담입니다)
  • 만학도사 2006/11/23 [19:21] 수정 | 삭제
  • ★[신동아] 박기영 전 대통령정보과학기술보좌관 단독 인터뷰...

    http://eroom.korea.com/eroom/default.aspx?bid=hun_81597&pid=230753


    [사이비언론] 무균돼지 도축이라는 찌질이 조작기사를 읽고서.......

    http://eroom.korea.com/eroom/default.aspx?bid=hun_81597&pid=230813
  • 무대포 2006/11/23 [19:18] 수정 | 삭제
  • 줄기세포사태와 한국 진보유죄론!
    줄기세포사태에서 진보가 실족하게 된 정치적 배경 및 과정

    2006년 11월 23일 (목) 10:50:13 남해경 webmaster@peoplevoice.co.kr

    친황의 면면이 그대가 표현하는 젊은이가 아니고 이한열을 운운하는 386이다
    추적60분 정보열람청구가 친황쪽의 승리로 회자되는 이유를 아는가
    가제가 세튼 특허를 노렸나이다
    얼치기 진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