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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영화로 본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
[만남] 포르노 영화와 역사, 성문화의 변천 출간한 영화평론가 연동원
 
임순혜   기사입력  2006/11/13 [13:42]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이며 영화평론가인 연동원 씨가 영화와 역사학을 접목한 책 두 권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와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가 그것인데,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는 국내 최초로 '포르노 영화'를 통해서 서양 현대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 포르노를 금지하고 있는 한국에서, 저자는 기존의 편견이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대담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는 '성'과 관련된 역사학 분야에 '영화'라는 영상매체를 접목, 기존의 성과 관련된 역사학 분야의 연구를 정리함과 동시에 그것을 영상문화콘텐츠인 영화를 통해, 특히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보다 쉽고 친근하게 설명, '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 역사학자며 영화평론가인 연동원 씨                      © 임순혜

연동원 씨는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미국사학회를 비롯 한국영화학회, 한국영화사학회 회원으로《월간중앙》에 역사영화평론을 연재한바 있다.

저서와 논문으로 <영화 대 역사-영화로 본 미국의 역사>, <성의 역사-서양의 성, 결혼, 매춘, 포르노>, <올리버 스톤의 '알렉산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로 본 미국문화의 단면> 등이 있다.
 
다음은 두 책을 출간한 연동원 씨와의 대화다.

Q :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연동원 : '포르노' 하면 음란물로 생각하는데, 유럽은 포르노 산업을 인정한다. 독일은 주식으로도 상장되었다. 음란물은 한 사회의 하부문화로 생각할 수 있다. 사회는 점점 성에 대해 개방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서구와 같은 심층 연구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하여 연구하였고, 외부의 인식이나 오해가 두려웠으나 뿌리치고 글을 쓰게 되었다.

Q : 연구 자료는 어디에서?

연동원 : 자료가 한국에 없어서 미국에 가 직접 포르노 숍에 가 고객도 만나고 인터뷰도 하면서 책을 쓰게 되었다. 몇 년 전 모 대학 교수가 <포르노그래피의 발명>이라는 번역서를 내었다. 포르노 영화가 나오기 전의 중세 유럽의 포르노그래피가 끼치는 영향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포르노를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포르노의 문화에 대한 반영을 연구하여 책을 쓰게 되었다.

▲ 연동원 지음,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     © 연경미디어, 2006
Q : 책은 언제 출간하였나?


연동원 :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는 9월 30일에 출간하였고,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는 10월 25일 출간하였다.

Q :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의 내용은 ?

연동원 : 포르노 영화를 통해 현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 문화를 고찰하려 하였다. 단순히 영화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포르노 영화 관련 정부 대책, 포르노 산업 이면의 감독이나 배우, 제작사, 포르노와 조직범죄와의 관계, 포르노와 허리우드와의 관계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리들을 독자들에게 풀어서 알기 쉽게 설명하려 했다.

Q :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의 내용은 ?

연동원 :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서양의 성의 역사를 시대적으로 고찰하였다. 또 하나는 서양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첨예하게 대립해 온 포르노그래피, 동성애, 매춘에 대한 논쟁을 정리 해 보았다. 그리고 단순히 역사뿐만 아니라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보다 재미있게 읽도록 하였다.

Q : 집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연동원 :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를 쓰면서 포르노에 비판적인 글이라든가 책은 있으나 포르노 영화 역사를 다룬 책은 서구에서도 전무하여 통계 수치가 정확치 않아 책에 기재하기 무척 조심스러웠던 점이다. <목구멍 깊숙이>등 포르노 수익성은 세금이 없어 논란의 여지가 많다.

또 하나는 6년에 걸쳐 쓰면서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기존의 글을 수정한다거나 이미 썼던 글을 참신함이 없어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이었다. 그래서 책은 나왔으나 계속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Q : 특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연동원 :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의 경우, 외국 잡지의 경우 우리나라에 소개 될 수 없는 포르노 잡지를 자료로 인용했으나 포르노를 금지하고 있는 한국에서 참고 문헌으로 다루어야 할지? 하는 딜레마에 빠졌었다. 예를 들면 NAVER의 경우 책을 검색하면 성인 인증이 요구된다. 그만큼 아직도 한국이 포르노를 금기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Q : 책을 쓰면서 얻어진 결론은 ?

연동원 : 포르노 옹호론자도 아니고 친 포르노 입장도 아니다. 포르노는 매춘과 같이 폐지하려고 해도 결코 사라질 수 없다는 전제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 대해서 페미니스트나 안티포르노 운동가들이 이 책을 친 포르노 입장이나 포르노 옹호론자의 입장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왜냐면 포르노는 인류역사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연동원 지음, <역사속의 성, 영화속의 젠더>    © 연경미디어, 2006
Q : <포르노 영화 역사와 만나다>에서 포르노 영화를 분석하면서 연구한 영화 편수는?


연동원 : 타이틀로 나간 영화만 해도 10여 편, 분석한 것은 50여 편이 되며 언급한 영화 편수는 150여 편이 된다. 제 책이 바로 서구 포르노 영화의 역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Q :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에서 성과 젠더라는 용어를 썼는데?

연동원 : 성은 Sex와 Gender Sexuality로 나뉘는데, 성(Sex)은 생리학적인 개념이고 Gender는 문화인류학적인 개념이다. 문화적인 개념을 이야기하기 위해 젠더라는 표현을 썼다.

Q :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의 논쟁점은 ?

연동원 : 서양의 성 관념은 고대 그리스의 개방적인 성 풍조와 중세 기독교 사회의 금욕적인 성윤리의 대립의 역사라는 것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의 기독교가 번성하기 전 까지 개방적인 성 풍조였고, 로마에서 기독교를 국교로 한 이후 중세사회 전반에 걸쳐서는 바로 금욕적인 기독교 성윤리가 지배하였다. 근래 들어 기독교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다시금 포르노, 동성애, 매춘에 대한 억압이 서서히 완화되고, 오늘날 현재는 고대 그리스적인 개방적인 성풍조가 우세하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Q :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연동원 : 서양 성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고대보다 중세가 낫고, 중세보다 근대가 나아지는 등 점점 남녀평등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젠가는 굳이 남녀라는 용어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학자로서 연구과제로 생각하고 두 책을 썼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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