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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는 북한 핵실험 어떻게 봐야 하나
[비나리의 초록공명] 평화는 핵폭탄 위에 세워지지도 살 수도 없는 것
 
우석훈   기사입력  2006/10/30 [11:26]
원래 생태주의는 좌파나 우파라고 하는 고전적 분류방식에는 잘 맞지 않는다.‘만가지 색깔의 생태주의’라는 표현이 있듯이, 녹색을 하나의 이념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다양한 흐름이 공존한다. 이념의 지형상 무정부주의자들은 극좌파보다 더 왼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정부와 국가의 해체가 인류가 나아가야 할 궁극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잊을 만하면 친서를 보내는 브리지드 바르도를 비롯한 동물애호가단체 중 일부는 극우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자연 혹은 생태라는 이름만으로 수많은 생각을 하나로 묶기에 그 흐름은 너무도 다양하다. 과학적 접근을 부정하거나 신비주의와 영성을 내세우는 것도 엄연히 생태주의의 한 흐름이고, 또 극단적으로 기술을 통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기술중심주의도 생태진영의 한 축을 형성한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대체적으로 공통적인 측면이 한가지 있는데, 핵폭탄과 핵개발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생태주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공유하는 대체적인 공통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로 우리나라 좌파에 쉽지 않은 질문이 던져졌는데, 우파들은 우리나라 좌파 진영을 한마디로 ‘전근대적’이며 ‘비합리적 사유’를 하는 ‘친북집단’으로 한번에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1992년 동구 붕괴 이후에 새롭게 형성된 우리나라 좌파는 역사적 뿌리도 깊지 않을뿐더러, 워낙 극우파에 가까운 우파 전통이 강한 사회에서 생각을 형성하기 위해 나름대로는 대단히 유연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 좌파에 비해서 비교적 생태주의나 여성주의의 시각을 일찍 받아들인 편이고, 그래서 1970년대 냉전시대의 유럽 좌파나 남미 좌파에 비하면 훨씬 유연한 우리나라 좌파는 그 기본이 ‘신좌파’에 가깝다.
 
이중 생태주의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북한핵에 대해서 반대하는 진영을 형성한다. 원래 생태주의자들은 핵폭탄만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핵폐기물을 대량 발생시키는 ‘평화적 핵발전’에 대해서도 반대하기 때문에, 당연히 여하한 종류의 핵에 대한 의존에 반대하는 최전선에 서 있게 된다. 그래서 당연하게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장에 대해서 반대하는 ‘절대 평화’ 혹은 ‘무조건적 평화’의 입장에 서게 된다.
 
그런데 평화라는 단어가 현실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쓰이게 될지는 미처 몰랐다. 북한도 ‘평화’를 위해서 핵실험을 했고, 잠재적 핵무장을 염두에 둔 일본도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북한의 파트너 격인 미국도 ‘세계평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심지어 우리나라 전쟁주의자들 역시 ‘한반도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국지전을 각오하자고 한다. 그야말로 ‘힘 위에 세우는 평화’ 혹은 ‘전쟁 없이는 지킬 수 없는 평화’라는 냉전 독트린이 전면 부활한 듯하다.
 
그러나 평화는 핵폭탄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태주의자들은 미국과 북한·일본 그리고 한국의 전쟁주의자들에게 똑같은 기준을 들이대면서 비판하는 것이다.
 
핵으로 자신을 지키고 체제를 지킬 수는 없다. 전경들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영세중립국인 스위스가 핵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코뮨’의 정신은 직접민주주의와 자치의 정신인데, 이게 사라진 억압체계가 결국 핵폭탄을 요구하게 된 셈이다.
 
과연 북한이 핵으로 평화를 살 수 있을까? 이 거대한 실험은 결국 실패할 것 같다. 그리고 한반도 녹색화의 길이 그렇게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 규모의 거대 자본 앞에서 ‘폐쇄된 섬’으로 떠 있던 한 국가가 선택한 ‘평화의 길’, 그러나 핵으로 살 수 있는 평화는 세상에 없다. 미국이 평화로운가? 미국은 40년 전부터 언제나 전쟁 중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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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0/30 [11: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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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 2006/11/28 [14:46] 수정 | 삭제
  • 님/ 께서는
    핵으로 살수 있는 평화는 없다
    이걸 먼저 공리로 정해 놓고 북핵을 논하고 있는데-
    이 전제가 사실상 유호한가 에 대하여 의문을 먼지 갖는다

    핵도 전쟁무기로 한다면 하나의 살상무기 일 뿐이다
    넘 강력하다는 것 뿐이고 그래서 역으로 쉬이 사용하지도 못 한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이다

    재래식 무기는 강력할 수록 좋은거고 곙속 성능을 높인다 그리고 제한 없이 사용하고 있다
    단발총 보다 연발 기관총이 더 좋다 좀더 많은 사람을 죽일수 있어서다
    이들 무기로는 평화를 사고 있다고 보는가 ?
    국지전이나 일방적으로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는 전쟁은 평화를 위한 건가?

    이와 같인 본다면
    재래식 무기로는 평화를 살수 없다가 맞고
    핵으로는 평화를 살수 있다고 함이 오히려 정답이다

    1945년 이후 지금까지의 전쟁은 핵이 아니고 기관총 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이는 핵전쟁이 아니고 미사일 전쟁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북핵만이 달성할 수 있다

    강대국의 핵은 평화 수단이고
    약소국의 핵은 평화 저해 수단이다
    이말이 맞는가?
    북핵을 논함에 있어서 핵은 무조건 나쁜거다 그래서 북핵은 나쁜거다
    라는 시각에 근본 오류가 있다

    북핵이 나쁜거는 미국이 싫어해서라고 해야 정답이다
    북핵을 비난하는 진보논객은 숭미주의 자 일 뿐이다
    물론 본인은 부인 하겠지만 스스로 자성해 보기 바란다